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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대학 때, 동양 철학 수업 시간에 수업 자료로 봤던 영화이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동양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교수님이 추천해주셨던 영화였다.

최근 올레티비에 이 영화가 올라왔길래,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다시 봤다.
확실히 철학적 사고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대학 때는 논리적으로만 접근하려던 맹자의 '식색성야(食色性也)'라는 말을 지금은 그냥 이해가 되니 말이다.

특히 이 영화는 화려한 중국 음식이 나와서 보는 즐거움(실제 놀라움도 많다)이 크다.

 

주인공인 주사부는 유명 호텔 요리사였는데, 지금은 나이가 들면서 미각을 점점 잃어가고 있어서 가끔 호텔에 급한 일이 있을 때만 가서 도와주고 있다.
대신 그의 친한 친구가 그 호텔 메인 셰프로 일하고 있다.

주사부의 아내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죽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세명의 딸을 키워야 했다.
이제는 다들 커서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어서 한집에 살고 있지만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그래도 아버지는 일요일이 되면 만찬을 준비하고 그 자리에는 온 가족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며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매주 일요일 이렇게 보도듣도 못한 멋진 요리를 한상 가득 차리신다.

 

첫째 딸 가진은 대학 때 사귀었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이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기독교 신자이고, 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노래도 잘하고 얌전하고 조신하지만, 혼기가 이미 넘었는데도 아직 결혼은 커녕 남자를 제대로 사귀어 보지도 못했다.

 

둘째 딸 가천은 항공사에 다니는 커리어 우먼이다.
똑부러지게 일도 잘하고 성격도 차갑고 세련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회사에서도 암스테르담으로 특별 파견을 보내느니 부사장이 되느니 하면서 아주 잘 나간다.
화가인 남자친구가 있고, 집에서 독립을 하고 싶어서 아파트를 하나 계약해 놓은 상태이다.

 

셋째 딸 가령은 아직 어리다. 패스트 푸드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같이 일하는 친구의 남자친구를 좋아하게 된다.

특히 이들의 이웃집에는 첫째 딸 가진의 친구 금령이 남편과 이혼하고 홀어머니와 딸(산산)과 함께 살고 있다.

 

금령이 바빠서 아이의 도시락을 안 싸주고 그냥 돈을 주는 것을 안 주사부는 도시락을 싸서 산산에게 가져다 준다.

 

간단히 싸온 게 이정도이다.ㅋ

아버지는 어머니가 살아 생전에는 많이 싸웠지만 지금도 아내를 잊지 못하고 있고, 언제나 딸들을 살뜰히 돌보고 있다.
그렇지만 딸들은 나이가 들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하나둘 아버지 곁을 떠나게 된다.

영화를 보면 개성이 다른 세 자매의 사랑이야기도 아주 재미있게 전개된다.

 

각자 짝을 찾은 딸들과 이웃집 금령네 식구까지 모두 초대한 일요 만찬이 있는 날,
아버지는 중대 발표를 한다.
충격적인 아버지의 발표는 영화로 확인해 보길...ㅋ


영화의 주제는 식색성야(食色性也), 즉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본성이다'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잃어버린 미각(식욕)은 아버지가 사랑을 찾고 나서 되돌아 온다.
그러니 사람은 먹지 못하면 죽는 것처럼 사랑하지 못해도 죽는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아주 오래된 영화이지만, 요즘 해외여행을 많이 하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뭐 여력이 된다면 맹자님이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하신 깊은 뜻도 철학적으로 고찰해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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