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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랜만에 영국영화를 리뷰해 볼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본 영화는 '빌리 엘리어트'이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영국의 석탄 산업이 하향 산업이 되면서 정부에서 탄광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에 반발한 광부들이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대규모 파업 사태를 벌이고 있을 때이다.
영국의 대처 수상이 이런 정부 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 그녀에게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하는 바로 그 시기이다.
이때 일자리를 잃게 된 광부들을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모금을 해서 도우려고 하던 내용의 영화 '런던 프라이드'와 같은 시대 배경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영국 동북부에 살고 있는 빌리 엘리어트의 집안을 소개한다.

 

먼저 아버지는 인근 탄광에서 일하고 있는 광부이다. 아버지는 고지식하고 우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형 토니도 아버지와 함께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이다. 빌리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무서운 형처럼 느껴지는 사람이다.
엄마는 몇년 전에 돌아가시고, 노환으로 정신이 좀 오락가락하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빌리는 어려서부터 춤추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형이 일하러 나간 사이 빌리는 형의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올려놓고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놀기를 좋아한다.
또한 할머니를 돌보는 일도 빌리가 해야하는 일이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이런 빌리가 '나는 태어날 때부터 춤을 추었고, 지금도 춤을 추고 있다'는 내용의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는 것으로 시작된다.

 

빌리는 취미로 권투를 배우고 있다.
광부들이 파업을 하고 있어서 아버지도 형도 수입이 없는 상황이라 빌리의 권투 레슨비도 근근히 내고 있지만, 빌리는 그닥 권투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날 권투 교실 아래층에서 파업하는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해야 해서 거기서 하는 발레 교습소가 권투 교실 옆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피아노 선율과 윌킨슨 선생님의 구령에 맞추어 춤을 추는 모습에 이끌려 빌리도 멍하니 구경을 하다가, 한 여자 아이가 '같이 추자.'는 말에 거기에 합류해서 춤을 춘다.
그릭 윌킨슨 선생님은 한눈에 빌리가 춤을 잘 추고, 춤추기에 적절한 몸매를 가지고 있음을 직감한다.

 

자네, 발레 한번 배워보지 않겠나?

하는 윌킨슨 선생님의 제안에 무언가 호기심과 두려움이 함께 엄습해 온다.
워낙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혼자 집에서 놀 때도 춤을 추지만, 왠지 남자가 발레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게이라고 놀릴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빌리가 선생님의 제안을 받고 서서 고민하는 이 장면을 보면 제주도 어느 해안가 마을이 떠오를 정도로 비슷한 풍경이다.

 

매일 권투 연습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발레를 배우러 다니다가 아버지에게 딱 걸린다.
이 일로 빌리와 아버지는 심하게 말다툼을 하고 아버지는 절대로 발레 수업에 가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남자는 축구, 권투, 레슬링 같은 것을 해야지, 발레는 남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이 아버지의 주장이었다.

 

빌리는 윌킨슨 선생님에게 찾아가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발레를 더이상 배울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자 윌킨슨 선생님은 빌리가 춤에 재능이 많다고 하면서, 2주일 후에 있는 로얄 발레 학교에 오디션을 봐보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그리고 오디션을 준비하는 동안 개인 교습을 해줄 것이며 레슨비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광부들의 파업은 점점 과격해지고 행동파였던 형은 체포도 되는 등 심각해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빌리는 윌킨슨 선생님께 개인 레슨을 받으며 점점 더 발레가 좋아지고 있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집안 형편이 더 쪼들리게 되고, 그해 크리스마스에는 엄마의 유품인 피아노를 부셔서 땔감으로 떼워야 했다. 이날 아버지는 많이 우셨다.

 

아버지와 약속하고 발레는 전혀 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빌리와 빌리의 친구가 몰래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들키고 만다.
이때 화가난 아버지 앞에서 빌리는 아무런 말 없이 멋지게 춤을 춘다.

 

빌리가 춤을 추는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보고 있던 아버지는 빌리의 춤이 끝나기가 무섭게 윌킨슨 선생님에게 득달같이 달려간다.

이대로 빌리는 발레를 못하게 되는 것일까?
고지식한 아버지에게 게이나 하는 것이 발레가 아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
파업으로 쪼들리는 집안 살림으로 빌리를 발레학교에 보낼 경비는 마련할 수 있을까?

이후에 전개되는 이야기는 아버지의 깊은 부성애와 가족과 이웃 주민의 끈끈한 정, 그리고 빌리의 춤에 대한 열정으로 재미있게 전개된다.


영국 영화는 미국 영화와 다른 분위기가 있다.
흔히 말하는 영국식 영어가 영화 전반에 나오기 때문에 색다른 영어듣기가 있는 재미(?)도 조금 있다.
아마도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야 영어를 잘 못해서 '핫'이 '홋'으로 '워터'가 '오터'로 들릴 정도이지만..ㅋㅋ

그리고 왠지 영국 사람에게 느껴지는 고지식함과 우직함이 잘 드러나고 있다.
크게 표현하지 않지만 왠지 촌스럽거나 무뚝뚝해 보이는 애정 표현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성장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영화를 보면 아역 배우의 깜찍한 연기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흥겨운 음악도 우아한 음악도 많이 나오는 '빌리 엘리어트'로 감동 한번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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