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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안 좋아지는 건 제주도도 마찬가지이다.

제주도에는 작은 음식점이나 카페가 엄청나게 많다.

특히 작은 카페는 주택가 골목골목까지도 들어와 영업을 시작한 집들이 있다.

관광지이고 홍보만 잘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렌트카를 타고 찾아올 거라는 희망이 많은 사람들이 가게를 개업하게 하고, 가게를 하는 장소도 어디든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관광지에 있는 가게들도 어느 정도 홍보를 하거나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니 주택가에 들어서 작은 카페는 잘될 턱이 없다.

sns에 홍보만 잘 되면 대박이 난다는 꿈은 하루에도 거의 손님의 없는 나날을 보내다 보면 절망으로 바뀌고 만다.

내가 사는 주택가에도 작은 카페가 여러 개 들어서 있는데, 나는 살면서 그 카페에 사람이 들어가는 걸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러니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듯하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제주도에 내로라 하는 가게들도 폐업을 하는 추세다.

바다뷰를 자랑하던 3층짜리 멋진 카페는 나도 자주 가는 단골집이었는데, 어느새 폐업을 했다.

태국 음식을 잘 한다고 이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태국 음식을 맛있게 먹고 싶은 날이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집도 끝내는 폐업을 했다.

작년부터 sns에 오르내리고 지금도 가면 줄을 서서 들어가는 우동가게와 펍을 동시에 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그 집도 인력문제를 이유로 우동 파트는 폐업을 했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말이 있다.

제주도에 있는 가게를 가려면 언제나 전화를 먼저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핫한 집이었어도 아무리 줄을 서서 먹는 집이었어도 아무리 영원할 것 같은 집이었어도 최근 갑자기 '폐업'을 하는 집들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제주도도 경기침체를 눈으로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작년에 제빵학원을 다니면서 제빵과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 경험을 쌓아보겠다고 집근처 '갓식빵'이라는 제과점에 알바를 다녔다.

갓식빵은 2년전 쯤 티비 프로그램인 '밤도깨비'에 나오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식빵 전문점이다.

육지에서의 열풍을 이어 제주도에도 작년에 제주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으로 '갓식빵' 체인점이 생겼다.

내가 기회가 닿아서 알바를 다닐 수 있었던 것도 그 영향이었다.

내가 알바를 다닐 때도 점점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더이상 알바생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까지 왔다.

그래서 내 알바는 계속 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 봄(3월초)에 내가 다니던 갓식빵이 폐업을 했다.


겨우 1년도 영업을 하지 못하고 폐업을 한 것이다.

더 안좋은 소식은 내가 다닌 영업점 말고도 두어개의 영업점이 폐업을 했다고 한다.

내가 요리를 배우러 다닐 때 강사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다.

제주도에 지금 자영업자들이 과포화 상태라고, 그러니 지금 창업을 하는 것은 폐업을 예약하고 창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2,3년 안에 이런 거품이 꺼지는 것을 지켜본 후에 창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그때도 거품이 빠지지 않는다면 창업의 꿈을 접는 것이 현명하다고...

그때 강사님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정말 내가 살고 있는 제주시를 중심으로 정말로 많은 가게가 하루가 멀다하고 창업을 하고는 있지만, 그에 반해 또 하루가 멀다하고 폐업을 하고 있다.

제주도에 실제 살아보니, 제주도의 실상이 피부로 느껴진다.

제주도민과 이주민, 그리고 관광객까지 윈윈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이 제주도에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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