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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 실기는 짧은 시간에 많은 공정을 해내야 한다.
이 많은 공정을 해내느라 초보인 우리는 겨우겨우 공정 따라가기도 바빠서 사진을 찍을 새가 없다.ㅠ

데블스 푸드 케이크는 악마의 음식이란 뜻이다.
아마도 카카오 가루가 들어가 색도 검고, 식감이 부드러워 자꾸만 먹게 되는 케이크여서 붙여진 이름일테다.
하지만 요즘처럼 달고 부드러운 음식이 쏟아지는 세상에서는 그 이름에 비해 그렇게 마력을 가진 것 같진 않다.

이름이야 어쨌든 제과 실기를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것은 이 제품만 블렌딩법으로 반죽한다는 것이다.
블렌딩법이란 유지에 밀가루를 넣어 포슬포슬하게 혼합한 다음에 다른 재료를 넣는 방법을 뜻하는 것이다.

또하나 2018년 7월부터는 제과 실기 품목 중 이 제품이 빠진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명성을 잃고 있는 케이크 되시겠다.
지금쯤은 이 품목이 시험 품목에서 빠졌겠지만, 나중에 집에서라도 만들어 먹어 보기 위해서 우선은 하나하나 정리해 볼 생각이다.

일. 재료 계량하기
케이크의 색이 검어서 초코렛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고 카카오 가루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재료의 적정한 반죽을 위해 유화제가 들어간다.
유화제는 기름과 물을 유화 즉 섞이게 하는 작용을 돕는 식품 첨가물로서 마가린 등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라고 한다.
천연 유화제로는 달걀 노른자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빵을 만드는데는 주로 인공 유화제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꼭 식약청에서 인정하는 유화제를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주로 식자재 판매하는 곳에서 산 유화제는 안전하다.

그래도 집에서 이런 케이크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런 인공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만든다고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케이크가 적절히 부풀지 않고, 모양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집에서 데블스 푸드 케이크를 만들어 먹기 위해서는 이 부분은 선택의 문제일 것이다.


제과 수업으로 들어오고부터 재료를 계량해 보면 재료의 가지 수가 좀 많다.

이렇게 재료를 계량해 두고도 제과는 사전 작업으로 해야 할 것이 많다.

사전 작업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오븐의 온도를 맞춰놓는 것이다.
다음으로 할 것은 팬에 들어갈 종이를 제단해야 한다.
다 구워진 케이크를 팬에서 잘 떼어내기 위해 종이를 깔로 반죽을 넣기 때문에 사전에 꼭 준비해두어야 하는 작업이다.

시험 때 케이크를 네개 만들기 때문에 원형팬 4개에 들어갈 종이를 제단해아 한다.
종이 제단은 지난 번에 브라우니 만들 때 배운 것이라 이번에는 수강생들이 강사님의 설명 없이 각자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겨우 배운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늘 해보는 것이 아니라 이래저래 헷갈린다.


아무튼 각자 기억을 되살려 종이를 재단해서 원형틀에 끼워넣어 놓았다.

다음에 준비할 것은 가루 재료를 체 치는 것이다.
먼저 밀가루만 체치고, 다른 가루 재료인 코코아파우더,바닐라향, 탈지분유, 베이킹파우더를 함께 체를 친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데블스 푸드 케이크는 블렌딩법으로 반죽을 하는 제품이다.
그러므로 밀가루를 꼭 따로 체를 쳐야한다.
밀가루와 유지를 먼저 포슬포슬하게 섞은 다음에 다른 가루재료와 액체 재료를 넣는 것이 블렌딩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시험 때, 반죽의 공정이 점수에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공정이다.

이. 반죽하기(블렌딩법)
다행히 이 제품은 수작업이 아니라 기계로 반죽을 친다.
제과 품목은 수작업으로 꼭 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요즘처럼 뭐든지 기계화되어 있는 시대에 어느 제과점에서 반죽을 손으로 하냐고 수강생들의 원성이 높지만 그래도 수작업으로 하게 되어 있는 시험의 경우에는 아무리 팔이 아파도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수작업이 아니고 반죽기로 반죽을 하는 날에는 수강생들이 완전 좋아한다.ㅋ
반죽기 오랜만이야, 반갑구만.


얘의 이름은 비터다.
한번도 써보지 않은 도구라 낯설다.
아마도 유지와 밀가루를 섞는 블렌딩법에서 사용하기 용이한 도구인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보면 반죽이 엄청 걸쭉해서 거품기처럼 생긴 도구로는 잘 섞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 제품을 만들 때는 비터를 사용한다는 것도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반죽기에 준비한 재료를 순서대로 넣는다.
어쨌든 제과로 수업이 넘어오면서 이 ‘순서대로’가 참 중요해졌다.

잊지말자, 이 제품만 블렌딩법으로 반죽한다.
먼저 유지에 해당하는 쇼트닝을 넣고 크림화를 시켜준다.
쇼트닝을 풀어주는 거니 물론 저단으로 한다.
쇼트닝이 풀어지면 체친 박력분을 먼저 넣는다.
쇼트닝이 밀가루를 코팅해주는 것인가 밀가루가 쇼트닝을 코팅해주는 것인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들이 서로 바슬바슬하니 콩처럼 뭉칠 때까지 저속으로 돌려준다.

믹싱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사진은 이거 한장이다.
제빵 수업이었으면 내가 사진 찍고 다른 사람이 믹싱하고 손이 좀 맞았을텐데, 아직 낯선 조원이라 사진 찍겠다고 말을 못하겠네.ㅠㅠ
아님 강사님이 처음에 시연을 보여주시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번 수업과정 중에는 시연도 없단다. 이래저래 안타깝다.ㅠ

다음으로 설탕, 소금, 유화제, 체친 코코아, 베이킹파우더, 탈지분유를 투입한다.
아직 가루 재료가 날리므로 저속으로 믹싱한다.

어느 정도 섞이면 물을 반 정도만 넣고 저속에서 중속까지 올려 믹싱한다.

다음엔 계란을 한개씩 1분 간격으로 넣어준다.
계란을 너무 빨리 넣으면 계란이 공기를 포집해 부피가 늘어나므로 천천히 넣어준다.
반죽이 공기를 많이 포집해서 부풀면 부드러운 식감의 케이크를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공기가 포집되지 않도록 뭉근하게 반죽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쯤 되면 가끔 3단을 돌려줘도 된다는데, 그냥 2단으로도 충분하다.

다시 저속으로 내린 후, 남은 물을 쪼르르르륵 부으면서 조금씩 투입해준다.
믹싱하는 동안 반죽이 색이 옅어지며 곱게 믹싱되는 걸 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반죽은 온도가 23도이고 비중은 0.85~0.9가 나와야 한다.

그 와중에 바빠서 온도는 못 재고, 비중은 쟀더니 1이 넘는다.
제과에서는 이 비중이 제품의 식감을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케이크의 묵직한 부드러움이나 스폰지 같은 포근한 식감 등의 다양한 식감은 바로 이 비중이 좌우하는 것이다.
그러니 딱딱한 케이크나 눅눅한 쿠키 등 식감 망친 제품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비중을 잘 맞추도록 해야 한다.

비중 재는 법은 간단하다.
우선 비중컵의 무게를 재고, 비중컵에 물 붓고 다시 무게를 재고, 비중 컵에 물은 버리고 다시 반죽 넣고 무게를 잰다.
각각의 무게에서 컵의 무게를 빼고 반죽 무게 나누기 물 무게 하면 비중이 나온다.


강사님 말씀이 비중은 기억하고 있다가 잴 때 반죽 양을 조절해 비중을 맞출 수도 있다고 하신다.
우선 시험에서는 비중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니까 약간으 스킬을 써서 비중을 맞추라는 뜻이다.
가능해 보이긴 하다.ㅋ

삼. 팬닝하기
큰 그릇에 반죽을 떠서 종이틀을 넣은 원형팬을 저울에 올리고 영점을 맞춘 후, 살살 반죽을 붓는다.
총 2751g이니까, 그릇에 묻어 없어지는 것 감안해 한틀에 600g 부우면 될 듯하다.


고무주걱으로 안에 기포 없게 다져준다.


위를 매끄럽게 하고, 틀에 충격을 주어 마지막 틈새도 없게 해준다.

사. 굽기
윗불 180에 아랫불 160으로 40분간 굽는다.
중간에 골고루 잘 익을 수 있도록 팬을 돌려주기한다.

다 구워지면 빈 원형팬을 대고 조심스럽게 케이크를 꺼낸다.


빈 원형팬을 완성된 케이크 팬 위에 올린다.


두 팬을 잘 잡고 한꺼번에 휙 돌려준다.


케이크가 들어있는 팬을 빼준다.

케이크만 조심스럽게 냉각팬에 옮긴다.


맛이 부드러운 데블스 푸드 케이크 완성.
과자 '오예스'같은 부드러운 식감에 코코아맛이 진하게 나는 케이크이다.
집에서 '오예스'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장착되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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