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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딱딱한 내용의 책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접근이었다.
나의 할머니는 유럽에서 대대적인 유대인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폴란드의 고향 마을을 혼자 떠나셨다. 증조할머니는 떠나지 못해 총살을 당하셨다.
증조할머니도 할머니만큼은 알고 있었지만 뭔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다.
-우리는 많은 일을 알고는 있지만 행동을 하지 않는다. 작가의 말처럼 정당한 몫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걸 알고, 이런 생활방식이 지구를 파괴한다는 것도 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같다. 놀라운 논리이다. 알지만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 증조할머니처럼.
시도할 수 있다. 시도해야 한다. 우리 집이 부서지는 것을 막아야 할 마당에, 답은 둘 중 하나가 아니라 언제나 둘다이다. 더 이상 어떤 전 지구적 병을 고쳐 볼까, 어떤 처방을 써 볼까 고르고 자실 여유가 없다. 화석연료 추출과 사용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재생 물질을 사용하고, 냉장고에서 HFC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나무를 심고 보호하고, 탄소세 도입을 지지하고, 농경 방식을 바꾸고,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여야 한다. 이렇게 하고도 할 일은 훨씬 더 많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란다. 무조건 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어조이다.
해마다 축산업자들이 부유한 사람들이 먹을 동물들한테 전 세계의 굶주린 사람들일 모두 먹일 수 있는 양의 일곱배가 넘는 곡물을 먹이고 있다.
-작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동물성 제품 섭취와 공장식 축산을 반대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채식 위주로 먹고, 비행기 여행을 가급적 하지 않고, 차 없이 생활하며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행동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서서히 죽어가는 자살을 선택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단기 쾌락이 장기 생존보다 더 유혹적이기 때문에 그냥 알면서도 실천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매일 죽음을 지나치면서도 의식하지 못하니까. 뭔가 해야 한다고 서로에게 말한다. 마치 이 말을 되풀이 하기만 하면 충분할 것처럼. 뭔가 해야 한다고 자신에게 말하고는 오지도 않을 지시를 기다린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종말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단지 믿을 수 없을 뿐이다.
-어쩌면 정곡을 찌르는 말일테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처해야한다는 말을 하고 듣고 있지만, 지구를 서서히 파괴하고 있는 삶을 유지하며 살고 있으니까.
동물성 제품을 대체품으로 바꾸는 것이 너무 늦기 전에 기후변화를 되돌릴 유일한 실용적인 방법이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다. 우리가 지구를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이고 절실한 행동지침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중간중간에 나온대로 채식주의가 되라는 말은 아니란다. 지금 먹는 것의 삼분의 일만 먹도록 노력하는 그 한걸음이 새로운 도약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작가는 급진적인 환경 운동가는 아니다. 자신도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천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많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하지만 그가 책을 통해 제시한 우리의 상황은 안일하지 않다. 지금까지도 이 지구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인간이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잘 이겨낼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그저 스스로 죽기를 선택한 것과 같다는 말이, 특히 자식들은 노력해도 바뀔 수 없는 죽음의 길에 놓이게 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는 말이 강하게 남는다.
기후변화에 대해 그리고 우리의 행동양식에 대해 매우 강력한 어조로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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