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중국어 5급 교재를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재미있는 걸 봤다. 어느 도서관이나 마찬가지지만, 외국어 관련 서적은 700번 대에 비치되어 있다. 700번 대 서가에 가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할 것 없이 관련 서적이 있다. 그중 영어가 단연코 제일 많고 중국어와 일본어가 그 다음으로 많다. 그 외에 다양한 나라들의 말과 관련한 서적이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중국어 책을 고르다가 신기한 것을 봤다. 바로 외국어 서적 코너에 '제주어'가 있는 것이다. 사실 제주도 토박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외국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바를 가면 거기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제주도 토박이이다. 휴식시간이 되어 수다가 열이 오르면 어느 순간 나는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 내가 눈만 껌뻑껌뻑하면 언니들이..
제주도 사투리를 들어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제주어는 완전 외국어처럼 느껴질 정도로 낯설다. 제주도로 이주해 온지 2년이 넘은 나도 제주도에 대한 관심을 엄청 가지고 있지만, 제주어를 배우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도 요즘 알바를 다니면서 거기서 일하는 언니들에게 제주어를 배울 기회가 생겼다. 사실 한참 바쁘게 일할 때는 언니들이 하는 말의 반도 못 알아듣는다. 대화가 가능한 일상적인 말은 거의 따라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 그래서 약간 일하는데도 곤란한 경우가 있어서, 급식소에서 사용하는 도구의 제주어는 외우려고 노력 중이다. 제주어 중에서는 즉각적인 표현으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다. 조리사 언니가 나에게 "저기 물박세기 좀 가져와라."라고 얘기했는데, 난 도대체 뭘 가져다달라고 하는지를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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