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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특수를 누렸던 영화로 알고 있던 '더킹'을 보았다.
이제서 다시 보니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늦게 봤지만 아주 잘 만든 영화였다.

 

영화는 주인공들이 차를 타고 가면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히히덕거리다가 대형 교통사고가 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일관되게 조인성의 나레이션으로 풀어가는 영화였다.
이렇게 큰 교통사고가 나는 순간 박태수(조인성 역)는 자기의 살아왔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그러면서 과거의 자기 이야기에서부터 풀어나간다.

 

지방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었던 태수에게는 좀도둑질이나 하고 다니고 바람이나 피우고 다니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와 살기 실어서 도망간 어머니, 그리고 말 진짜 안 듣는 여동생이 있었다.
태수는 어느 날, 하류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였지만 언제나 기고만장하고 누구에게도 굽힐 줄 모르던 아버지가 검사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학창시절 아버지를 닮아 공부는 뒷전에 두고 쌈질이나 하고 다니던 생활을 접고 공부 열심히 해서 검사가 되기로 마음 먹는다.
특이하게 학교에서는 공부가 안 되는데, 롤러장이나 싸움질하는 아수라장에서는 공부가 잘되던 태수는 쌈짱에서 공부짱으로 거듭나게 된다.

 

반에서 꼴등이나 하던 태수는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에 합격을 하고, 대학 생활 중 데모 주동자였던 여자친구와 엮여서 군대에 일찍 끌려가게 된다. 평소 아버지 말씀대로 전라도 출신인 것을 숨기고 군대에서 좋은 보직으로 군복무를 하게 된다.
그리고 고시촌에 들어가 몇년 고생하지 않고 당당히 검사가 되어 버렸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 한눈에 반해 버린 여자와 맞선을 보고 그대로 결혼으로 골인하게 되었다. 아내의 집안은 어마어마한 부자여서 금전적으로 태수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아내는 잘나가는 아나운서이고...

 

이렇게 검사가 된 태수는 하루에 엄청난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평범한 검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학교 체육 선생님이 여학생을 성폭행했던 사건을 맡게 되는데, 자기의 소신대로 체육 선생님을 처벌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체육 선생님은 거물의 아들이었고, 그런 그를 풀어주기 위해서 윗선에서 태수에세 손을 뻗힌다.

 

체육 선생님의 일을 잘 처리해주는 댓가로 태수는 '전략부'로 스카웃이 된다.
'전략부'란 우리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 중에서 터지면 나라가 들썩일 만한 사건만을 다루는 곳이었다.
전략부로 가면서 최고급 클라스의 사람들만 모인다는 모임에 가게 되고 거기에서 현재 잘 나가는 검사 '한강식'(정우성 역)을 만나게 된다.

 

전략부로 자신을 스카웃한 선배 양동철(배성우 역)과 한강식, 그리고 박태수는 한 팀처럼 모든 일을 함께 도모한다.
대선이 있을 때마다 당선될 대선 주자를 위해 전략부에 묵혀두었던 사건을 터트리기도 하고,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정치적 적을 무너뜨리기 위해 건달들의 힘도 끌어 쓴다.

첫 장면이었던 교통사고 장면은 이렇게 한팀처럼 일을 하다가 박태수가 그들에게 외면 당하고 지방으로 좌천된 후 일어난 일이다.
재산도 가정도 직장도 잃어버린 박태수의 한강식 일당을 향한 시원한 복수가 전개된다.


영화는 우리가 선거 때마다 행사하는 한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물론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언론을 조작하고 국민의 눈을 가리고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슈는 이슈로 막는다는 말이 지난 몇번의 대선에서 우리는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눈을 가리는 이슈에 우리의 소중한 한표를 잘못 사용하면 영화에서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만 지키려는 권력욕만 가지고 있는 무리들에게 나라를 맡기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좋은 영화였다.
특히 요즘들어 가짜뉴스라는 것이 다양한 형태로 판을 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좀더 현명하게 우리의 표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 공익적인 내용을 영화적 재미로 잘 표현한 좋은 영화였다.

며칠 전 조인성이 나왔던 '비열한 거리'에서의 그의 연기보다 좀더 세련된 연기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다.
그리고 조연으로 나와서 아주 멋지게 죽은 류준열도 인상 깊었다.
다음에는 류준열이 나오는 건달 영화 같은 것이 있나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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