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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말이라고 TV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참 많이 해준다.
그간 리뷰를 열심히 본 덕에 각종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든든해져 영화 선택의 폭이 조금 넓어진 듯하다.
이번에 EBS에서 '말레피센트'를 하는 걸 보고, 다른 때 같으면 절대로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장르의 영화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있게 보았다.

'말레피센트'는 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새로운 버젼이라는 것보다는 안젤리나 졸리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배역을 맡았다는 소문이 더 자자한 영화였다.ㅋ

옛날에 두 왕국이 있었다. 하나는 인간들의 왕국으로 욕심 많은 왕이 지배하는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요정들의 왕국으로 아무도 지배하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곳이었다.

 

요정들의 왕국인 무어스 왕국에 살고 있는 이 아이가 바로 말레피센트이다.
다른 요정들과 달리 커다란 날개를 가지고 있고 생명을 살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무어스 왕국에 인간세상의 소년인 스테판이 반짝이는 돌을 훔치러 왔다가 왕국을 지키는 나무 정령들에게 포위되었다.
말레피센트가 쫓아가서 스테판에게 돌을 돌려받고 그를 인간의 왕국으로 돌려보내준다.
그때 말레피센트가 무쇠를 닿으면 상처를 받는 것을 알고 자신이 끼고 있는 반지를 벗어 던지는 걸 보고 말레피센트는 스테판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리고 스테판도 말레피센트에게 마음이 있어서 그 후로도 자주 무어스 왕국으로 말레피센트를 만나러 오게 된다.

 

말레피센트가 16살이 되는 해까지 둘의 우정은 커져서 점점 사랑의 감정까지 싹 뜨게 되었다.
하지만 스테판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스테판은 말레피센트와 지내는 것보다는 다른 것에 관심이 생겨 차차 무어스 왕국으로 놀러오지 않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말레피센트는 성인이 되고, 점점 마법도 강해지고 날개의 힘도 강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무어스 왕국을 지키는 수호자처럼 언제나 왕국 곳곳을 돌보고 지켰다.

 

욕심 많은 인간 왕국의 왕이 병사들을 이끌고 무어스 왕국으로 쳐들어 왔다.
말레피센트는 힘으로 그들을 막고 무어스 왕국을 지켜냈다.
화가 난 인간 왕은 누구든 말레피센트의 머리를 가져오는 자에게 공주와 결혼시키고 왕국을 물려주겠다고 한다.

 

말레피센트에게 완전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던 스테판은 인간 왕국의 권좌에 오르겠다는 욕심으로 다시 말레피센트를 찾아온다.
그리고 말레피센트를 속이고 함께 옛 사랑을 기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밤이 되어 말레피센트가 잠이 들었을 때, 스테판은 그녀를 죽이려고 하지만 그럴 용기조차 없는 쫄장부였다.
그래서 무쇠에 약한 말레피센트의 약점을 떠올리며 쇠사슬로 말레피센트의 커다란 날개를 잘라서 인간 왕에게 주고 그의 나라를 물려받는다.
그래서 말레피센트는 더이상 하늘을 날지 못하고 걸어다녀야 했다.

 

공주와 결혼한 스테판은 오로라 공주를 낳고 성대한 세례식을 연다.

 

세례식에 찾아온 말레피센트는 공주에게 축복의 말을 전하는 듯하더니 저주를 내린다.

이 아이가 16살이 되는 해까지 물레의 날카로운 바늘에 찔리게 되면, 이 아이는 영원히 잠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저주는 진정한 사랑의 입맞춤이 없으면 절대로 풀리지 않을 것이다.

말레피센트의 저주가 두려운 왕은 왕국에 있는 모든 물레를 수거해 지하에 쳐박게 하고, 공주가 16살이 되는 다음날까지 요정들에게 숲속에서 몰래 키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런데, 요정들은 한번도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오로라 공주를 잘 돌보지 못했다.

 

오로라 공주가 숨어 사는 오두막에 말레피센트가 찾아온다.
아무리 무서운 얼굴로 공주를 위협해도 공주는 말레피센트를 보고 생긋생긋 웃기만 한다.

 

공주를 잘 돌보지 못하는 요정들 때문에 절벽에서 떨어질 뻔한 오로라 공주를 구해준 것도 말레피센트이고

 

안아달라는 공주를 안아주고, 자기 뿔을 가지고 놀아도 당황할 뿐 어쩌지 못하는 것도 말레피센트이고

 

대모님~이라며 따르는 오로라 공주에게 요정 왕국을 구경시켜주는 것도 말레피센트이고

 

숲 속에서 만난 멋진 왕자를 찾아오는 것도 말레피센트이다.

그만큼 오로라 공주는 착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말레피센트는 자신이 걸어놓은 저주를 풀어주려고도 했지만, 너무나 강력하게 걸어놓은 저주여서 자신도 도저히 풀 수가 없었다.

 

예상대로 공주는 16살 생일날, 자신의 숨겨진 과거를 알고 인간 왕국으로 아버지 왕을 찾아간다.
아직 저주가 풀리는 날이 하루 남아서 아버지왕은 공주를 방에 가둔다.
하루만 버티면 되는데, 공주의 손가락이 아까부터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프다.
아무래도 가시를 빼낼 바늘이 필요하다....


영화는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진 '말레피센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와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특히 개성 만점인 안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 역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오로라 공주가 아니고 마녀인 말레피센트이다.

어릴 때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동화를 보면 언제나 생각했던 것이,

지나가던 왕자가 그것도 우연히 멋진 왕자가, 처음 본 공주에게 첫눈에 반해 진정한 사랑의 키스로 공주의 저주를 풀어준다.

는 컨셉이 너무 와닿지 않았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말레피센트'는 좀더 동화같지만, 상황은 설득력 있게 전개하려고 만들어진 영화인 듯하다.

모든 동화에서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 단지 예쁘게 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나약한 공주에게 평생 시기하고 질투하는 설정도 너무 선과 악을 칼로 자르듯이 그어놓은 컨셉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런 식상한 컨셉을 파괴한 구성이 바로 이 영화이다.

매력적인 말레피센트의 모습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 '말레피센트'는 아주 괜찮은 영화였다.
뭐....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 완전 백퍼 재밌지는 않았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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