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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vie db의 영어버젼 포스터

the movie db의 한국어버젼 포스터

인도의 3대 칸 중의 한명이라는 아미르 칸이 나온다고 대문짝만하게 홍보한 영어버젼과 유투브 스타를 강조한 한국어버젼의 다른 포스터를 보니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유투브 스타가 더 대세인 듯하다.ㅋ

아무튼 전혀 알 수 없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 '시크릿 슈퍼스타'라는 인도영화를 보았다.
워낙 인도영화를 보고 후회한 적이 없던 나는 그냥도 봤을 영화지만, 영화 평점이 아주 높았다.
그리고 이래저래 들어서 알고 있고, 아미르 칸이 나오는 영화도 몇편 보고 좋았던 기억이 더 많아서 한해를 마무리하는 2019년 마지막 날 이 영화를 선택해서 보았다.

 

주인공 인시아는 할머니, 엄마, 아빠, 남동생과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걸 매우 좋아한다.
인시아의 노래 실력은 학교에서도 알아주는 실력이다.

 

인시아의 아버지... 영화 보는 내내 미워 죽는 줄 알았다.
엔지니어로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안의 생계를 이어가는 보통의 아버지이지만,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주 못된 아버지이기도 하다.

 

인시아의 엄마(나즈마)는 언제나 아빠에게 맞아서 멍이 들어 있거나, 눈이 충혈이 되어 있거나, 어딘가 상처가 나 있다.

 

인시아의 남동생(구두)는 너무나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고, 엄마와 누나를 각별히 잘 따르고 아주 착하다.

인시아의 엄마는 인시아가 어렸을 때, 아버지의 지갑에서 돈을 훔쳐 인시아에게 기타를 사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귀한 목걸이를 아빠 몰래 팔아서 인시아에게 노트북을 사주기도 했다.

 

인시아는 엄마가 사준 노트북으로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유투브에 자신이 노래 부른 영상을 올리는 것을 보고 자기도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고 싶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그런 인시아에게 엄마는 헛된 꿈을 꾸지 말라고 진심어린 당부를 한다. 아마도 아빠가 알게 되면 엄마고 인시아고 호되게 혼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른 잠이나 자라는 말에 인시아가 엄마가 한 말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게 말이돼?
잠자라면서 꿈은 깨라니?
잠자게 되면 결국 꿈은 꾸게 되잖아.
아침마다 왜 일어나는데?
꿈을 이루기 위해서지.
안 그럼 매일 뭐 하러 일어나?
꿈이 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어.
자거나 깨어 있거나,
살아 있거나 죽거나
꿈 꾸는 건 기본권이야.
그 정도는 누려야지.

그래서 엄마가 내려준 특단의 조치는 바로 브루카를 쓰고 이름을 밝히지 않고 '시크릿 슈퍼스타'라는 닉네임으로 노래를 유투브에 올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유투브 조회수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메일이 세계 각지에서 날라오고, 학교 아이들도 모두 시크릿 슈퍼스타의 영상을 보고.

 

시크릿 슈퍼스타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신문 기사도 나고

 

방송에서도 시크릿 슈퍼스타의 소식이 나온다.

인시아는 몇번의 동영상을 올리고 유투브 스타가 된 것에 도취되어 학교 시험도 엉망으로 봤다.
그랬더니 아빠는

 

인시아의 기타 줄을 끊어 버리고.

 

목걸이를 팔아 노트북을 사준 엄마를 떼리고, 노트북을 부숴버리고

 

인시아를 사우디에 있는 지인의 아들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한다.

 

그러던 중 유명 가수이며 영화를 만드는 샥티 쿠마르(드디어 아미르 칸 등장)의 뉴스를 티비를 통해 본다.
유명해서 부자인 그가 부인에게 이혼을 당했다는 뉴스이다.

 

인시아는 이 뉴스를 보고 쿠마르에게 연락을 한다.
그 동안 인시아의 시크릿 슈퍼스타를 본 쿠마르가 언제 연락 한번 하라고 메일을 보냈는데도 무시하고 있던 인시아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엄마를 속이고 학교에 가는 척하고는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뭄바이에 가서 쿠마르를 만나 그의 영화에 삽입할 영화음악을 녹음하려고 간 것이다.
아미르 칸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같은 비중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역할은 마치 신처럼 인시아에게 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쿠마르가 요구했던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라, 인시아가 재해석한 스타일로 녹음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다. 대박 조짐..!

 

노래를 너무 잘 부르고, 앞으로 스타가 될 것이 뻔한 인시아이지만, 그녀가 쿠마르에게 부탁한 것은 돈이 아니었다.
쿠마르가 전처와 이혼할 때 부인이 승소하고 쿠마르는 완전 패했었다.
인시아는 전부인의 변호사를 자기에게 소개시켜달라고 한다.
이유는 엄마와 아빠를 이혼 시키기 위해서...


이 영화의 후반부는 쿠마르와 인시아가 만나 음반 작업을 한 후, 더 감동적으로 중요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2019년 마지막, 재밌는 영화나 하나 보자고 시작한 나는 완전 눈물 범벅이 되어 버렸다.
인도에서의 여자 즉 딸과 엄마의 삶이 적나라하게 고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점점 여자들이 브루카를 쓰지 않는 분위기이고, 여자아이들도 교육의 혜택을 받고, 인터넷으로 세상과 교류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가부장적 분위기와 조혼, 차별 등이 잘 표현된 영화였다.
그리고 그런 잘못된 것을 타파해 가는 인시아도 멋졌지만, 막판에 어마어마한 반전을 선보인 엄마의 모습에서 가슴이 벅차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미르 칸을 저렇게 대문짝만하게 내세우지 않아도 아주 잘만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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