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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본 영화는 독일 영화이다.
독일 영화를 보면 영어가 아니라 더 낯선 느낌이 들긴 한다.
그래도 관심이 생겨 보게 된 영화이다.
시력을 잃은 젊은 청년이 호텔리어가 되려고 도전하는 이야기란다.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니, 급 땡기는 스토리이다.

 

주인공 살리는 독일의 시골 변두리마을에 살고 있다.
아버지는 스리랑카에서 이주해 왔고, 어머니는 독일인이다.
무뚝뚝하고 정이 좀 없는 아버지와 다정한 어머니, 그리고 사랑스런 여동생과 살고 있다.

 

어느 날, 살리의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
앞이 조금씩 안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본 살리와 가족들은 슬픈 소식을 듣는다.
유전적인 이유로 살리의 망막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대로 두면 완전히 실명을 하게 될 것이고, 수술을 하면 약간의 시력은 남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살리는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 후에 그가 건진 건 겨우 5%의 시력이었다.

 

살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이랬다.
그래서 살리의 부모는 살리가 장애인 학교에 가길 권했다.
하지만 살리는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호텔리어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렇게 돋보기로 들여다 보면 글자 하나 정도는 볼 수 있는 살리는 보통학교를 계속 다녔다.
그리고 모든 수업 내용을 암기를 했다.
시력을 잃고 청력과 암기력이 뛰어나진 듯하다.
살리는 포기하지 않고 학업에 전력하여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주변에 있는 모든 호텔에 이력서를 낸다.
이력서에 자신이 시력에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적어서인지, 모든 호텔에서 그는 서류면접에서 탈락하고 만다.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살리는 대도시 뮌헨으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뮌헨에 있는 5성급 호텔에 이력서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시력에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감추었다.

 

엄마와 여동생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뮌헨에 있는 호텔에 면접을 보러 갈 수 있었다.
특히 여동생의 도움이 매우 컸다.

 

함께 면접을 본 막스라는 친구는 아버지가 뮌헨에 레스토랑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은 호텔리어가 될 생각은 없지만 아버지가 등떠밀어서 온 듯하다.
약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면접을 잘 치룬 살리와 막스는 합격을 해서 이 호텔에서 호텔리어가 되는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세상이 거의 보이지 않는 살리가 호텔리어 훈련을 받는 과정이 매우 아슬아슬하지만, 그의 직업에 대한 열정으로 테스트를 하나하나 통과해 가는 과정이 잘 그려진 영화이다.

 

객실 청소 중 거울에 낀 얼룩이 보이지 않아서 돋보기를 들여다 보고 닦는 것을 막스에게 들켰다.
그래서 살리는 처음으로 막스에게 자기가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렸다.
건들건들한 막스가 살리의 비밀을 지배인이나 사장에게 알릴 줄 알았는데, 막스는 물심양면으로 살리를 도와준다.

 

살리도 막스에게 호텔리어가 갖추어야 할 이론적인 것들을 많이 알려준다.
둘은 서로가 돕는 좋은 친구가 된 것이다.

주방 파트 실습을 하는 도중

 

살리가 눈이 보이지 않아 잔반 처리를 못하는 것을 설거지 담당자에게 들켰다.

 

하지만 이 사람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주해 온 사람이었는데, 살리의 상황을 이해하고 도와준다. 그런 인연으로 그가 여기서 정착하는데 필요한 절차를 살리가 도와주기도 한다.

 

요리 실습을 훈련하는 주방에서 고기를 썰다가 손가락을 다치는 살리를 본 주방장은

 

따로 살리를 불러 커터기의 구조를 알려주면서 보이지 않아도 고기를 잘 자를 수 있는 요령을 알려준다.

이렇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의 훈련 과정은 잘 진행되고 있었다.

 

목소리로 사람을 기억하는 살리는 뛰어난 기억력으로 고객 응대도 능숙하게 잘 한다.

어려운 난관은 많았지만, 살리의 성실함과 열정,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 살리에게 어려운 난관이 두가지 생겼다.

 

하나는 가장 깐깐한 매니저의 바텐더 시험과 테이블 세팅 시험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목소리가 아름다워서 첫눈 아니 첫소리에 반해버린 라우라와의 만남이다. 호텔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그녀에게 반한 살리는 자신이 시력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데이트를 시작한다.

깐깐한 매니저의 시험을 통과하게 되는지, 거짓말하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라우라와의 연애는 성공하게 되는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자.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살리의 비밀이 들킬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보이지 않아서 엉망으로 하던 살리가 부단한 노력으로 누구보다도 뛰어나게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과정을 보는 성취감에 감동하기도 하는 영화이다.

시력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면접은 커녕 서류 심사에서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에서, 거짓말로 시작한 살리의 도전기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깨달음을 준다.
사람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정해진 결과만을 밟으며 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이 왜 꿈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살리 주변에 항상 좋은 사람만 있어서 그를 도와준 것은 아니다.
악조건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그 꿈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살리였으므로 함께 하려는 사람도 생기는 것이다.
또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적절하게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사람은 각자의 능력으로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되어 있다.

분명히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헛된 희망을 불어넣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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