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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그닥 좋지 않아 잠을 잘 자진 못했다.
아침에 다시 출발하려고 준비하다보니 우리가 이집 전기는 꽤 많이 쓰고 가는 거 같다.^^

 

영산강 자전거 코스에서 섬진강 자전거 코스로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중복되는 길도 많고, 길도 좀 험하다고 해서 버스로 섬진강댐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담양버스터미널에서 자전거도 함께 버스 기다리는 중이다.

 

재미있는 경고문이 있어서 찰칵^^

시골 버스라 자전거를 들고 타는 정도는 양해해 주신다.

 

둘이 기분 좋다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면서.ㅋ

 

섬진강 시작점이다.
여기는 유인 인증센터이기 때문에 여기서 영산강 완주 스티커를 받아야 하는데, 담당이 출근을 안 했단다.
매점 아주머니만 계시는데, 요즘 자전거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매일 자리를 지키진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아무리 봐도 그건 핑계인 듯하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다 보니 여전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꽤 많았다.
뭐 일년 365일 자리를 지킬 순 없는 것이니 이해는 한다.
그래도 영산강 완주 스티커를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못 받아서 아쉬웠다.

 

슈퍼에서 산 빵과 삶은 계란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물 한병 사서 출발했다.
시작부터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나는데, 자전거 길은 아주 수준급으로 잘 되어 있다.
게다가 초반부터 완만한 내리막이라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타난 김용택 시인의 집.
주변에 관광하는 사람들도 많아 우리도 잠시 들려 구경하기로 했다.
김용택 시인의 집을 구경하던 사람들은 우리 자전거가 더 신기한 듯 이것저것 묻는다.

 

옛날집 옆에 현대식 집도 있다.
아마도 시인은 현대식 집에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옛날 집도 잘 보전되어 있다.
앞에 섬진강이 보이고 산도 보인다. 아직 강의 시작점이라 강폭도 아담한 사이즈로 예쁘다.

 

시인의 서재.

 

"우리도 시상을 떠올려 보자구~"하며 잠시 툇마루에 앉아 있어봤다.ㅋ

 

돌담에 자전거를 세워두니 멋지다.
멋진 곳에서 살아 멋진 시도 나왔으리라 생각된다.
딱이 시인의 시를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럴 것이다.

시인의 집을 지나 계속 난 길은 '시인의 길'이란다.
그리고 길가에 김용택 시인의 시비가 만들어져 있는데, 몇개 읽어보니 우리 생각이 맞았다.
아주 편안하고 좋은 시들이었다.

 

봄날 -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간 줄 알그라.

멋진 시다. 그래, 태풍이 온다지만 우리집이 비었거든 우리도 둘이서 자전거 타고 여행 떠난 줄 알그라.ㅋ

 

다양한 시를 감상하느라 오래 걸린 길이다.

 

장군목인증센터 가기 전에 멋진 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 멋진 바위들도 있는데, 이름은 거시기하게 '요강바위'란다. 재밌는 이름이다.

 

이 아이는 아버지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시인의 길에서부터 봤었는데, 여기서 사진 찍다가 서로 인사를 나눴다.
아이에게 아버지와의 자전거 여행이 소중히 기억되길 바란다.

 

저 아래 바위 중 하나가 요강바위겠지?

 

장군목 인증센터에서 인증샷.

 

장군목 인증센터를 지나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가다보니 섬진강이 아직은 작은 물줄기로 보인다.
이 편안한 산세와 물줄기를 보고 나는 점점 섬진강이 좋아지고 있었다.

 

아무말 없는 섬진강에 빠져들며 자전거 타고 가다가 어마어마한 것을 보았다.


사람들이 먹고 물린 상이 마당에 한 가득 쌓여있다.
무조건 맛집 비주얼이라 우리도 여기서 메기매운탕을 먹었다.

 

사람들이 먹고 낸 상을 치울 시간도 없이 바쁘다.

 

불 위에서는 연실 매운탕을 끓여내고 있다.

 

큰 뚝배기에 큰 메기가 한마리 똬악!!!
정말 이런 물좋고 산좋은 시골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매운탕 비주얼이다.

 

이 좋은 안주에 막걸리를 못 마셔서 못내 아쉬운 얼굴이다.
우린 절대로 음주 라이딩을 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참자.ㅜㅜ

 

메뉴가 단품이다. 이런 집이 진짜 맛집.

 

맛있는 메기 매운탕으로 점심을 거나하게 먹고, 섬진강 자전거길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고 지나가던 자전거족 아저씨들이 알려주셨던 향가마을의 터널,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놓았다.
우리가 셀카로 찍고 있으니까 이렇게 둘이 나온 사진도 찍어주셨다.

 

https://www.youtube.com/watch?v=FTdxKs7yZvg

 

동영상 마지막쯤 꼬마가 우리 자전거를 보고 '오토바이' 같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도착한 향가유원지인증센터에서 인증샷.

 

향가유원지인증센터를 지난 후 자전거길은 평탄하게 잘 나 있었다. 게다가 계속 내리막이다.
계속 내리막인데도 자전거를 오래 타니 엉덩이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다.
중간중간에 자전거 쉼터도 잘 만들어 두었다.

 

섬진강가는 어디서 봐도 포근해보인다.

 

쉼터를 만나면 엉덩이를 위해 꼭 누워서 쉬어주어야 한다. 앉아서 쉬면 엉덩이가 계속 아프니까.ㅜㅜ

 

오늘은 횡탄정 인증센터까지만 가기로 했다.
횡탄정 인증센터에서 오늘의 마지막 스템프를 찍고 가다 생각해보니 인증사진을 안 찍었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 조만큼도 돌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멀~리~서 인증샷을 찍었다. 그래도 보이지?

 

섬진강 자전거길 첫날은 곡성에서 자기로 했다.
곡성은 왠지 영화 때문에 해가 지려니 으시시하다.
어제 급하게 단 앞뒤 조명등을 켜고 자전거족들을 위한 모텔이라는 '필모텔'에 체크인하고 근처 기사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사실 그 기사식당 말고는 주변에 집도 음식점도 아무것도 없었다.
깜깜해진 곡성에서 밥집 찾겠다고 어슬렁거릴 자신도 없고...

 

다행히 하나밖에 없는 기사식당의 음식은 유난 떨지 않은 밥상이지만 반찬 하나하나가 너무 맛깔스러웠다.

 

곡성막걸리와 먹은 누릉지 백반이다. 그냥 집밥 같은 화려함 전혀없는 맛있는 밥이었다.

 

섬진강 자전거길의 첫날은 75.7킬로를 달린 것으로 마무리했다. 막판에 숙소 찾느라 좀 헤맸네.ㅋㅋ
아침에 담양에서 버스타고 이동한 것을 생각하면 짧은 시간에 꽤 많이 달린 것이다.
아마도 자전거 길이 잘 되어 있고, 내리막길이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이 글은 2017년 브롬톤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했던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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