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 영산강 자전거길에서 만난 메타세콰이어길, 멋. 지. 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광주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 했다.
호텔 이름은 '더존 비지니스 호텔'인데, 아침으로 내 주는 조식이 아주 좋았다.
맛있는 다양한 음식이 뷔페식으로 나와서 우리처럼 자전거 여행 중인 사람에게는 특히 좋았다.
맘껏 양껏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고기까지 든든히 챙겨 먹고 오늘도 열심히 달려보자.
어제 태형씨가 우리의 자전거 여행 이야기를 듣더니 너무 준비가 부족하다며, 국토종주 중에 큰 도시를 만나면 무조건 자전거 가게에 들려 점검을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광주 시내에서 자전거 가게를 찾아갔다.
전라도에도 브롬톤 전문 매장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일반 자전거 가게에 가서 앞뒤 라이트를 달고 바람도 넣고 체인 점검도 하고 좀 늦게 출발했다.

 

이날의 첫 인증센터인 담양대나무숲 인증센터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너무 무리를 했나보다.
아침나절엔 표정이 영...
광주 아저씨들께 우리가 잘 자고 잘 출발했다고 알려주기 위해 찍은 사진인데, 늦게까지 술을 먹어 좀 힘들다는 표현을 얼굴로 해 보였다.ㅋ

 

이 길은 이름처럼 대나무숲이 양 옆으로 잘 조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산책도 많이 하고 자전거도 많이 타는지 길의 상태가 좀 좋지 않았다.
군데군데 갈라진 길이 많이 있어서, 누군가 인증센터에

자전거가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거 같았다.

라고 적어놓았다. 적절한 표현이다.ㅋ
특히 우리는 어제 100킬로를 넘게 달렸기 때문에 안장통이 심한 상태였다.

 

그러니 쉬엄쉬엄 가자구~
재밌는 사진도 찍으면서..ㅋ
이정표도 보이고 볼록 거울에 자전거 타는 우리 모습도 보이게 사진을 찍었다.
이런 놀이 참 재미있다.

 

아침에 자전거 가게에 들려 자전거 점검하고 나서 산 김밥이다.

 

아침은 호텔 뷔페로 든든히 먹었으니, 점심은 김밥으로 간단히 먹기로 했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메타세콰이어 인증센터이다.
메타세콰이어길은 담양하면 생각나는 유명한 길이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메타세콰이어길은 자전거 길을 벗어나 조금 더 찾아서 들어가야 한다.

메타세콰이어길 입구에 가니 정말로 곧게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길 양 옆으로 쭈욱 줄지어 서 있다.
소문대로 멋진 길이었다.
그런데 이 멋진 길을 들어가려면 입장료도 내고, 결정적으로 자전거는 못 들어간다고 해서 아쉽지만 그냥 입구에서 기념 사진만 찍기로 했다.

 

물론 자전거 여행 중이니 자전거도 예쁘게 세워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삼각대까지 챙겨온 것은 아니므로 화면에 나무도 다 넣고 우리도 같이 나오려면 이렇게 찍어야 한다.

이러고 사진을 찍고 있는 우리를 보고 관리하시는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사진을 찍어 주신다고 하신다.
그러더니...

 

다정하게 나란히 서보세요.

 

둘이 손을 잡고, 오른발을 왼발 앞으로 내밀고 웃으세요.
이 사진을 찍는데는 정말 너무 웃기고 쑥스러웠다.
그래도 아주머니가 시키는 대로..ㅋ

 

그리고 자전거 여행 중이라는 말을 들으시더니 이렇게 자전거도 나란히 세워 예쁘게 찍어주셨다.

 

우리한테 다양하게 웃긴 포즈를 주문하신 분이 바로 이분이다.
이분 때문에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좋은 추억과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담양댐만 찍고 오면 된다.
담양댐까지 가는 길에 멋진 코스모스길이 있다.
오솔길이면서 흙길이라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마구 풍기는 아주 멋진 길을 한참을 달렸다.

 

 

이제 이런 좁은 길에서도 잘 달린다.

 

마지막 담양댐까지 7킬로는 말도 안되게 힘든 길이었다.
자전거 길을 아주 잘 만들어 놓았는데, 폭신한 길을 만들어 놓아 충격은 덜하지만 바퀴가 잘 안 굴러 앞으로 나가질 않는다.
오죽하면 내리막에서도 허벅지가 터지게 패달을 밟아주지 않으면 자전거가 나가질 않는다.
이 자전거 길을 깐 사람들은 아마도 이 길에서 자전거를 타보지 않았을 것이다.ㅜ
담양댐 인증센터에는 유인 인증센터가 없어서 영산강 자전거길을 완주했으나 인증 스티커를 받을 수는 없었다.

 

담양댐 인증센터에 왔다는 인증샷만 찍었다.

그래도 이날 50킬로를 달렸다.

 

어제보다는 길이 좀 힘들고, 안장통도 심해서 평균속도가 많이 떨어졌다.

 

그리고 이렇게 영산강 자전거길 종주는 완주를 했다.

컨디션이 좋으면 섬진강 자전거길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날은 정말 너무 피곤해 담양 시내로 다시 와서 숙소를 잡았다.
이런... 시내에 겨우 하나 있는 듯한 호텔(?)인 듯하다...
밖에는 '친절한 시민의 집'이네, '전라도가 지정한 집'이네, '굿 스테이'네 하며 온갖 좋은 말이 적혀 있는 플렌카드가 걸려 있지만, 시설이 너무 열악하고 주인아저씨는 세상에서 제일 불친절하다..ㅜㅜ

다행히 마음 달래려고 나가 먹은 저녁은 너무 맛있었다.

 

대나무에 밥을 지어주는 대통밥과 담양하면 유명한 떡갈비를 주문했다.

 

대통밥과 무등산 막걸리를 먹는다고 좋다며 찍은 사진이다.

 

워낙 유명한 대통밥에 떡갈비라 가격은 매우 비쌌다.
그래도 음식맛도 좋고, 막걸리도 맛있어서 기분은 아주 좋아졌다.

 

맛있는 밥집이었으니 가게 이름을 기억하자며 사진을 찍었다.

 

이날은 푹 쉬고 다음날부터는 섬진강 종주를 시작할 것이다.
사람들이 우리 자전거가 신기한 듯 구경도 많이 하고 많이 묻고 그러는데, 더 많은 사람들은 너무 작으니 큰 자전거로 바꾸라는 권유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전거가 매우 마음에 든다.
전라도에서 우리 말고 브롬톤 자전거를 탄 사람을 이날 처음 봤는데, 그 아저씨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엠티비나 싸이클은 운동용이고, 브롬톤은 여행용이에요. 천천히 하는 자전거 여행으로는 브롬톤이 제일 좋아요.

그래, 우리는 지금 자전거 여행 중이다.~^^

이 글은 2017년 브롬톤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했던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