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두번째 제과 실기 시험을 봤다.


이날의 시험 제품은 젤리롤 케이크였다.

왠지 자신있는 품목이어서 완전 자신있게 보고 왔다.

이번엔 합격일 듯~^^


이게 시험도 자꾸 보니까 내성이 생기는 것 같다. 뭐 그닥 떨리는 것도 없고, 시험 준비도 그닥 치열하게 하게 되질 않는다.

어쨌든 한번 낙방했던 지라 집에서 가끔 연습은 했는데, 그럭저럭 잘 나오기도 하고, 보면 다 알거는 같은데, 막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려면 어렵고, 그래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제빵도 한번 떨어지고 두번째 붙었고, 제과도 한번 떨어졌으니 이번엔 합격이지 않을까?(뭐래니?ㅋ)

어쨌든 한라대학교에 네번째 방문이다.

이렇게 준비물 싸들고, 부지런히 다시 한라대학교로 시험을 보러 출발~~

남편이 데려다 주어서 그렇게 늦게 간 건 아닌데, 같이 시험보는 동기가 "언니가 안오니 마음이 안정이 안됩니다.ㅋㅋ"라는 문자를 보낸 것도 모르고 난,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ㅋㅋ

이 교육관에 네번째 오는 거야!!! 안녕 하르방^^


네번째 시험보러 왔다구!!


이것도 붙여 놓은 게 떨어졌길래 잘 세워두고, 네번째인 것 인증샷!!


이 살벌한 시험장도 네번째!!^^

이러면서 대기실에 들어갔다.

한라대 측에서 이런 저런 행사가 많아서 평일에는 시험장 대여가 곤란하다고 주말에만 시험을 볼 수 있게 되었단다. 그래서 열명이 정원인데, 18명이나 시험을 보러 왔다. 완전 왁자지껄 시끌벅적... 특히 남학생들 엄청 웅성웅성거려서 감독관에게 퇴출 직전까지 지적받고...


아무튼 두 교실에서 나누어 봐서 시험보는 시간에는 복잡하지 않았는데, 감독관은 두 교실을 왔다갔다하느라 좀 바빠 보였다.


오늘의 품목은 젤리롤 케이크...

학원에서 배울 때 강사님의 혜택으로 여러 번 해볼 기회가 있어서 자신만만했던 품목, 그런데 준비 과정에서는 집에서 해볼 수 없는 사이즈라 연습은 못해본 품목... 만감이 교차했다.

원래는 자신 있는 건데, 집에서 연습은 못해봤으니...


그래도 자신감이 먼저다. 심호흡하고 차분히 시험에 임했다. 오늘 나의 등번호는 2번이다.


계량은 언제나처럼 완벽하게 잘했다.


어? 근데 공정 시작부터 사람들이랑 나랑 다르다.

분명히 계란물에 설탕, 소금, 물엿을 넣고 중탕으로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어주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그냥 반죽기에 넣고 휘핑을 시작한다.

어쩌지? 이런 선택의 상황에서의 답은 '소신 있게 하는 것'이다.

천천히 중탕으로 설탕 녹을 때까지 저어주고 가장 늦게 반죽기에 넣었다.

너무 늦어져서 중탕 시간을 좀 단축했으므로 뜨거운 행주로 반죽기 밑을 받쳐주는데, 요때 좀 당황했다.

사람들이랑 나랑 공정이 다를 때가 제일 당황스럽다.

그래서 뜨거운 물에 행주를 넣고 그냥 짰더니 손가락이 전부 데는 것처럼 뜨거웠다.

그래도 절대로 당황한 기색 보이지 말고, 뜨거운 척도 안하고, 자연스럽게 행주를 마저 짜서 반죽기 밑에 받쳐주었다.


어? 오늘도 한라대 교수님이 얼쩡거리신다. 

쭈욱 봐도 한라대 학생이 두어명 있는 거 같다. 

특히 내 옆에 1번 남학생. 한라대 학생같은데 완전 산만 그 자체이다.

계량 그릇도 안 가지고 와서 빌려서 쓰고, 뭐가 있네 없네 막 찾으러 다니고, 그리고 갑자기 "악!" 소리는 왜 내는지, 옆에 있는 내가 깜짝깜짝 놀란다. 뭐가 잘 안 되나 보다.

나중에 롤 케이크 말 때 보니 완전 찢어져서 너덜너덜... "악" "악" "악" 하면서 마는데 실수로 웃을 뻔...ㅋㅋ


아무튼 열심히 반죽기 돌리는데, 거의 다 되어 가는 시점에 한라대 교수님이 또 옆으로 오신다.


이분이 반죽기를 3단을 돌리면 못 돌리게 하시는 분인데, 난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무조건 3단으로 돌려야 했다. 뭐라 해도 돌리리라 마음 먹고 견제하고 있는데...


근데, 이번에는 내 반죽기가 좀 흔들린다고 자리를 제대로 잡아주시면서 "반죽 그만 해도 되겠어요. 2단으로 잠깐 돌리고 빼세요."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헉!

뭐 사실 나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요래 팁을 주니 맘도 놓이고 좋긴 좋두만...ㅋㅋ


잘 반죽해서 반죽온도 정확하게 23도 나와 주시고 감독관이 반죽온도 정확하다고 온화한 미소까지 날려주시고, 비중도 0.48이라 아주 잘 나와주시고(계산기를 안 가져가서 종이에 나누기하는데, 떨렸는지 이거 나누기 하느라 엄청 오래 걸림.ㅜㅜ), 틀에 넣고 그림 멋지게 그려넣고 오븐에 넣었다. 휴~~


또또 사람들은 벌써 꺼내서 다음 공정을 하는데, 내 케이크는 아직 덜 되었다. 30분은 구워주어야 안에까지 잘 익는다. 사람들은 왜 빨리 빼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놓고 빵 아래 댄 종이가 안 떨어져서 쩔쩔 매는 사람, 긴 롤케이크를 플레이팅하려면 옮겨야 하는데 그걸 못 옮겨서 쩔쩔 매는 사람, 완전 난리 난리 난리가 났다.

난 아직도 빵을 5분은 더 구워야 해서 오븐기 앞에서 이런 사황을 보고 있었다.


어쨌든 마는 건 자신 있으니 충분히 굽는 게 중요!!

색이 잘 날 때까지 굽다가 꺼내와서 딸기잼을 발랐다.

내가 딸기잼을 바르는데 감독관이 와서 "와~ 잘 바르시네요."하고 감탄한다. "네, 천천히 바르면 잘 발라져요. 제가 요령을 터득했거든요."라고 잘난 척 한번 해주니, 감독관 "맞아요, 요령을 아는 게 중요해요. 잘하시네요."라며 다시 미소 날려주신다.


사실 이 부분은 정말로 내가 학원에서 여러 번 연습해서 터득한 것이다. 원래 딸기잼을 스패츄라로 바르는데, 그게 더 잘 안 발라진다. 고무주걱으로 천천히 딸기잼을 끌어주며 바르면 완전히 완벽하게 도포가 된다. 이 요령을 내가 우리 학원 동기에게도 전수애줬었었다.ㅋㅋ


그리고 드디어 말기. 젖은 천 밑에 긴 밀대를 넣고 김밥 말기 신공을 발휘하면 된다.

이것도 학원에서 여러 번 연습해서 일정하게 마는 걸 아미 터득한 상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굵기로 매끈하게 말아졌다.

완전 감탄. 감독관도 옆에서 보다가 "우와~"하고 감탄.ㅋ


마지막 난관.

긴 롤케이크를 잘 옮겨서 냉각팬에 올려 제출해야 하는데, 아까도 보니 어떤 사람은 옮기다 케이크가 눌리고 찢어지고 난리였다.

난 심호흡 한번 하고 "영차!"하고 한번에 잘 옮겼다.

옆에서 보던 감독관 "우와~" 또 한번 감탄해 주시고..ㅋㅋ

나도 모르게 활짝 웃었다.


이러니 내가 이번엔 합격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겠어? 안 들겠어?ㅋㅋ


그동안 연습한 것들~!


이것도 연습한 것들! 케이크 시트 만들어 케이크도 데코해 보고.ㅋ


이렇게나 연습을 했는데, 이중에 롤케이크는 없다.ㅜㅜ


그래도 시험장에서 내가 만든 젤리롤 케이크가 거의 이렇게 매끈하게 나왔다.

그래서 결과가 어찌됐든 난 나에게 "합! 격!"을 준다.^^


뭐 그래도 낙방을 시킨다면 다섯번째 손가락을 펴보이며 기념사진 찍어야지 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