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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여고 급식실에서 꿀알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제빵학원을 같이 다녔던 정아씨의 소개 때문이다.

정아씨는 육지에 살다가 8년 전쯤 제주도로 이주해 와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정아씨는 육지에 살때 십자수 가게도 운영했었다고 한다.

제주도로 와서 딱이 뭐 할 일이 없어서 떡볶이 가게에서 알바를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여고 급식소에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조리사가 정년 퇴직을 해서 조리사 자리가 났다고 한다.

일하던 사람들 중에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승진을 시켜주는 것 때문에 정아씨는 서열 2위의 조리사가 되었다.

현재 제일 어른 조리사가 내년에 정년퇴직을 한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정아씨가 일등 조리사가 되는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급식소에 자리를 잡고 일하기 시작한지 꽤 된 것 같다.


오늘 급식소에서 일하다가 다른 언니들에게 듣기로 전에는 자녀가 그 학교에 다니는 엄마들만 그 급식소에 취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 급식소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들은 전부 그런 혜택으로 학교 급식소에 취업이 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점점 제도가 바뀌어 이제는 그냥 채용 공고를 내서 사람을 뽑고, 올해부터 무상급식이 되면서 학교에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그 언니들의 상황은 '무기계약직'이다.


학교 급식소 일이라는 것이 어쨌든 단체급식이라서 일이 짧은 시간에 많은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시간 안에 학생들에게 배급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일이 바쁘고 고되다.

언니들은 10년 이상씩 급식소에 다닌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제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자주 관절이 아파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주 5일 근무를 하는 것도 좋고, 여러 가지 혜택도 받지만, 아무튼 계약직 직원이기 때문에 학교 방학 동안에는 월급이 지급이 되지 않는다.

좋게 보면 방학이 있어서 일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다닐 수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년에 3달 정도의 벌이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일에 비해 수입이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다.


내가 며칠 알바를 다녀본 경험으로 보면 근무 조건은 아주 좋다.

우선 일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고 숙련도만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업무 스트레스라는 것이 없다.

그리고 천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적절한 인원이 일을 분담해서 하기 때문에, 일하는 분위기도 아주 좋다.

아무래도 아주머니들이기 때문에 말이 많기는 하지만, 그건 그냥 말하기 좋아하는 아주머니들의 습성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직장 상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잔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퇴근과 동시에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스트레스가 없는 직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다른 알바를 해보지 않아서 급여가 많은건지 적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알바비만을 생각했을 때는 적지 않은 급여이다.


앞으로 정년퇴직을 하는 언니들도 몇 있고, 학교 학생수도 줄어드는 상황이라서 급식소의 인원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몰라도, 10년 이상 함께한 언니들의 업무 분위기는 참 활기차고 좋다.


게다가 나는 언니들이 거의 제주 토박이들이라서 제주도 말과 풍습을 덤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

한달 이상 알바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몸은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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