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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에게 유명한 떡이 오메기떡이라면 제주 사람에게 더 친숙한 떡은 기름떡이다.
이름도 그냥 별 생각없이 지었을 거 같은 '기름떡'은 이래뵈도 제주도 제삿상에 올라가는 단골 메뉴이다.

<기름떡 만들기>


재료 : 찹쌀가루 4컵, 끓는 물 6큰술, 소금 약간, 설탕 1컵, 식용유

준비물 : 밀대, 기름떡 틀, 후라이팬

여기서 제주의 기름떡을 찍어내는 기름떡 틀을 소개해 본다.
생긴 건 마치 콜라병 뚜껑처럼 생겼는데, 떡을 찍어내는 틀이다.
옛날에 먹던 떡 중에서 이렇게 틀로 찍어내는 떡이 몇가지 있는데, 이 틀은 아주 간단하게 생겼지만, 찰진 반죽을 쉽게 찍어낼 수 있는 아주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한다.
가운데 구멍이 있어서 찍을 때 그곳으로 바람이 슝!하고 빠진다.
정말로 재미있는 아이템이다.


자, 떡을 만들어 보자.
방앗간에서 빻아온 찹쌀가루를 먼저 손으로 비벼준다.
이렇게 준비된 찹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익반죽을 한다.


이때 처음부터 손을 넣어 반죽을 하면 손을 델 수 있으므로 수저로 살살 저어 섞다가 손으로 반죽한다. 물은 절대로 한꺼번에 많이씩 넣으면 안된다.


손으로 가루가 돌아다니는 게 없을 때까지 꼭꼭 반죽을 치대준다. 물을 넣는 정량은 찹쌀가루 1컵에 물이 1/2큰술이지만, 언제나 상태를 보면서 물을 넣을 줄 알아야 한다.
찹쌀가루가 보이지 않고 한데 뭉쳐서 눌렀을 때 가에가 갈라지지 않는 정도면 된다.


요렇게 잘 뭉치면 된다.

다음은 테이블에 식용유를 조금 바르고, 밀대에도 식용유를 조금만 바른 다음에 밀대로 밀어준다.
두께가 1cm 정도 되게 밀어주면 된다.


테이블에 식용유 바르기


밀대로 밀기

밀대로 미는 것도 요령이 있다.
너무 힘을 주어 확확 미는 것이 아니라, 살살 밀어주어 반죽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도록 미는 것이 좋다.

제주도 기름떡의 전매 특허인 기름떡 틀로 모양을 찍어준다.
가에가 뾰족뾰족한 것을 보고 제주도 사람들은 별을 닮았다고 했단다.
제주도 사람들은 뜬금없이 낭만적일 때가 있다.ㅋ


이렇게 기름떡 틀로 찍어낸 것을 우선은 접시에 붙지 않게 둔다.


이제는 이 떡이 '기름떡'이 되는 과정이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듬뿍 두르고,


찍어 놓은 찹쌀 반죽을 올려놓고 기름에 지진다.


이게 찹쌀로 된 반죽이라서 진뜩진뜩하게 붙어나니, 살살 서로 붙지 않게 조심하면서 지져준다.


다 지저진 것은 하나하나 붙지 않게 조심하면서 접시에 다시 담는다.


한김 나가면 설탕을 듬뿍 아주 듬뿍 발라준다.


예쁘게 접시에 담아 낸다.


전에도 말했듯이 제주에는 쌀이 귀해서 찹쌀가루로 만드는 이 기름떡도 귀한 떡이었다고 한다.
보통은 메밀가루로 만드는 빙떡이 제삿상에 더 많이 올라갔고, 좀 신경 써서 제삿상을 차릴 때는 기름떡을 올렸다고 한다.

언뜻 봐서는 호떡처럼 생겼고, 맛도 호떡 맛이 나는 떡이다.
호떡이 설탕을 안에 넣었다면, 기름떡은 설탕을 밖에 바른 게 다르다면 다를까?
길거리에서나 팔거 같은 비주얼의 떡이지만, 쌀이 귀한 제주에서는 아주 귀한 떡이었다고 하니 참 신기하다.

제주에서 알게 된 동생에게 물어 보았다.
"기름떡은 어떤 떡이야?"

"맛있는 떡이요.^^"

"완전 설탕 범벅이더만..."

"맞아요. 기름과 설탕맛, 그래서 맛 없을 수가 없는 맛이죠. 따뜻할 때 먹으면 꿀맛이에요. 엄마가 해주면 언제나 행복했던 떡이죠.ㅋ"

기름떡 얘기가 나오니 그 동생은 군침을 삼키며 추억에 젖어 극찬의 극찬을 한다.
내가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그냥 호떡이구만...ㅋㅋ

찹쌀가루를 방앗간에 가서 빻아올 수만 있다면 집에서 얼마든지 호떡맛이 나는 기름떡을 맛있게 해먹을 수 있다.
떡은 절대로 집에서 만들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완전히 깨준 떡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떡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 장담하시는 게 있다.

이 수업이 끝날 때 쯤이면 모두들 "세상에서 떡이 제일 쉬워요."라고 말씀하실 거에요.^^

정말 우리가 그렇게 될지는 의문이지만, 선생님이 너무 호언장담하셔서, 우선은 믿고 따라가 보기로.
사실 오늘 만든 기름떡은 그냥 집에서 부침개 부쳐 먹는 정도의 난이도이긴 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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