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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목차에서 술과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소개하는 책 같았다.
하지만 소설책이다.
밤을 지켜주는 지킴이센터에서 일하는 쇼코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심부름센터같은 곳인데, 아이를 두고 야근을 해야 하는 엄마나 늙은 부모를 두고 출장을 가야 하는 자식이거나 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아이나 부모를 밤새 부탁하면 그들을 보살펴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아침 11시쯤에 일이 끝나서 점심을 먹고 퇴근한다.
쇼코는 그 점심을 술과 함께 정성껏 먹는다.
그래서 제목이 ‘낮술’인 것이다.
철부지 때 임신을 하는 바람에 일찍 결혼을 했지만 곧 이혼을 한 주인공의 쓸쓸한 이야기와 의뢰인들의 쓸쓸한 사연이 낮술과 잘 어울리는 전개이다.
한번 노인이 되면 계속 똑같은 줄 알았는데 노인에도 단계가 있더라고. 젊은 노인, 약간 젊은 노인, 아주 조금 노인, 완전한 노인, 중간 노인, 상당한 노인, 심각한 노인, 어찌할 방도가 없는 노인.
-정말 쓸쓸한 노인의 진술이다. 노인이 되어 보지 않은 젊은 사람들은 모든 노인은 다 똑같은 노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노인이 되어 보내는 많은 시간에 그들은 이렇게 쪼개서 시간을 생각하는 것이다. 아마도 ‘노인’으로 싸잡아 취급받는 것이 억울해서 일거란 추측은 된다.
나도 노인이 되면 이렇게 최대한 완전히 노인이고 싶지 않은 생각에 그 시기를 쪼개고 쪼개 생각할 것 같다.
누군가 걸음을 내디디면 길가의 작은 돌멩이가 움직이지. 공기도 흔들리고. 어떤 일이든 아무 변화가 일지 않는 건 없어.
-세상의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 작은 움직임에도 공기가 먼지가 돌멩이가 조금씩 위치를 바꾸어 모든 것이 조금씩 휘어지는 것이다. 뭔가 느낌이 있는 문장이었다.
뭔가를 잃어버렸으면 반드시 몇 번이고 찾아본 다음에야 누군가 훔친 게 아닐지 의심해야 하고 인간관계도 그렇다고. 타인을 의심하는 건 마지막의 마지막에 하라고 가르쳐주셨지.
-소설 내용과 크게 연관이 없지만, 좋은 말인 듯해서 적어둔다.
소설의 구성이 참 특이했다. 책을 읽는 내내 ‘고독한 미식가’라는 일본 프로그램도 생각이 났다.
점심에 먹는 정성 가득하고 특별한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술에 대한 이야기가 독특했다. 일본 음식을 잘 모르지만 글을 읽으면서 한번 정도는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인공의 일인 지킴이일도 독특한 소재였다. 격변하는 사회에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수많은 사람에 대한 작가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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