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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주도로 이사오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다.
먼저 시골에 살때 집은 작았지만, 큰 창고가 몇개 있고, 넓디 넓은 과수원이 있었어서, 말 그대로 짐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었다.
특히나 시골에 살면 뭐든 손수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웬만한 건 집에 다 갖추고 살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고 보니 중국어 공부하느라 바빠서 '귀농일기'를 못쓰고 있다.... 얼른 써야할텐데...ㅜ)

아무튼 그 많던 짐을 다 제주도로 가지고 이사올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가전제품, 공구, 심지어 책까지 모두 정리하고 이사를 왔다.
몇개는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몇개는 벼룩시장 같은 데서 팔고, 몇개는 버리기도 하면서...

특히 제주도 이사온 집이 옛날 가옥이라서 큰 가전제품도 들어가지 않고, 한방 가득 책을 꽂아둘 곳도 없고, 주방도 간소한 편이다.
사실 이런 점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이 집을 선택했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다보니, 내가 요리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집에는 주방 용기가 그렇게 많지 않다.
큰냄비 두개, 작은 냄비 두개, 큰접시 두개, 작은 접시 두개, 국그릇 두개, 밥그릇 두개, 반찬그릇 두어개 그리고 밀폐용기 몇개 정도가 다이다. 컵도 머그컵 3개 커피잔 3개가 다고.ㅋㅋ
제주에 살면서 한두개 깨먹다 보니 그릇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며칠째 그릇을 살까말까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누가 이사를 가면서 정말로 많은 그릇을 가져다 쓰라고 크린 하우스 옆에 상자에 가득 내놓았다.
옛날 같으면 이렇게 모르는 사람이 쓰던 물건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는데, 그릇이 필요하고 그릇이 예쁘고 미니멀라이프는 유지하고 싶고(미니멀 라이프의 핵심 키워드는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므로).ㅋ
그래서 그 그릇 중 내가 필요한 것만 몇개 골라왔다.
마음에 드는 그릇을 죄다 가지고 왔다가는 그릇 부자야 되겠지만, 쓸일도 넣어둘 곳도 없어서 신중히 몇개만 골랐다.

그리고 뜨거운 물에 푹푹 삶아서 건조까지 잘 시켜두었다.
아마 이 정도 그릇이면 앞으로 제주에서의 미니멀 라이프가 끝나는 그날까지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거의 평생인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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