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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제빵학원에서 원데이 클래스로 만쥬만드는 수업을 한다고 문자가 왔다.
오랫만에 쿠킹 수업을 듣고도 싶고 해서 시간을 내서 다녀왔다.

지난 봄 열심히 다녔던 학원에 다시 수업을 들으러 간다고 하니 괜히 설레여서 일찍 도착했다.
추억에 젖어 강의실에서 사진 한장 찍으며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내가 다닐 때 있던 강사님들은 다 그만 두셔서 새로운 강사님께 수업을 들으니 그것도 신선해서 참 좋았다.
강사님은 내가 제과, 제빵 자격증을 다 땄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뭘 더 배울게 있다고 왔냐며 웃으신다.

수업의 취지는 아주 좋았다.
제과, 제빵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무료 수업이기도 했지만, 장애학생들의 특별 수업이기도 했다.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장애학생들은 그들끼리 한팀이 되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물론 인솔하는 선생님도 두분이 오셨다.

집에서 쉽게 간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만쥬로 재료는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강사님이 조별로 이미 이렇게 계량을 해 두셨다.

색색의 만쥬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녹차가루, 백련초가루 등도 준비되어 있었다.

계란, 연유, 버터, 물, 설탕을 한데 넣고 중탕으로 살살 섞어준다.

박력분, 베이킹소다를 체를 친 후, 중탕한 것의 온도가 20도 정도로 내려가면 가루재료를 넣고 섞어준다.

골고루 섞인 반죽을 비닐팩에 넣어 냉장고에서 30분간 휴지를 시켜준다.

휴지를 시킨 반죽을 꺼내와 덧가루를 써가면서 주물러 준다.
많이 질기 때문에 적당히 덧가루를 넣으면서 만쥬 안에 넣을 흰앙금의 되기까지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녹차가루를 넣어 반죽하고,

백련초가루도 넣어 반죽을 해준다.

이렇게 다른 색의 반죽이 준비된다.

반죽을 길게 가래떡 모양으로 만들어주고,

20g 씩 저울에 달아서 떼어준다.

이렇게 반죽을 다 떼어놓고,

흰앙금을 20g씩 넣어준다.

반죽에 앙금을 포앙하는 이 과정이 가장 기술력이 필요하다.
나는 나름 자격증이 있는 사람으로 순조롭게 잘 만드는데,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서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팀은 일찌감치 다 만들어서 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문제는 장애학생들이었다.
우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많이 수동적이었다.
게다가 인솔하시는 선생님도 제빵에 대한 지식이 없으시니 아이들을 능숙하게 리드해 주지 못하고 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만쥬가 잘 만들어지지 않으니 벌써 싫증이 나서 테이블에 턱을 괴고 집에 갈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우리팀은 다 만들었으니 학생들을 도와줘도 되겠냐고 물었다.
강사님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으니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학생들과 한 테이블에서 만들기를 시작했다.

내가 육지살 때 꽤 오랫동안 학생들과 과외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나는 아이들과 꽤 잘 통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한두 아이가 따라서 하더니 나중에는 일곱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서로 더 만들겠다고 적극적으로 대들었다.
전 과정을 다 따라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내가 분업으로 만쥬를 만들 수 있게 반죽 떼는 아이, 앙금 계량하는 아이, 포앙하는 아이, 철판에 세팅하는 아이.. 이렇게 각자가 하고 싶은 분야로 나누어 주었더니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한참을 만들다가 아이들이 서로 '나는 나중에 제빵사가 될래요.'라며 들떠하는 걸 보면 다 같이 만족스런 작업이었던 거 같다.

인솔하던 선생님도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서 난감해하다가 우리와 합류해 잘 따라하는 걸 보시고는 소떡소떡을 간식으로 사오셨다.

어른들이 만든 정형화된 만쥬와 달리...

신난 아이들은 이렇게 개성가득한 만쥬를 만들었다.

맛있게 구워진 만쥬이다.
일인당 가지고 갈 수 있는 만쥬가 너무 많아서 내것의 반은 학생들에게 주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며 수업에 수동적인 아이들이 엄마가 데리러 왔다는데도 앉아서 우리랑 얘기하느라 집에 갈 생각을 않는다.ㅋ

무료 베이킹 수업을 가서 만쥬를 만들었다는 포스팅인데, 워째 내 자랑만 늘어놓은 듯하다.ㅋㅋ

사실 난 학생들이 참 좋다.
요즘 제주여고 급식소에서 알바를 하는데도, 언니들은 '요즘애들...'하면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 학생들이 뻔히 보이는 꾀를 부려도 그들이 참 좋다.
그래서 급식소 알바가 엄청 힘든 알바라고 하는데, 힘들어도 마음은 참 즐겁게 알바를 하고 있다.

오늘 포스팅은 아무튼 지자랑으로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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