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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런던 프라이드'.
런던의 자존심(?) 정도로 해석하면 되는 건가?
1984년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당시의 수상이었던 대처와 탄광 노동자들이 대립을 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장기 파업에 들어간 광부들은 정부의 탄압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대처 수상과 광부들의 뉴스를 티비에서 보던 마크는 친구들을 설득해 함께 모금을 해서 광부들을 돕기로 한다.

대처가 광부들을 싫어하니까. 연대의식을 보여주자고.
경찰, 기자도 싫어해. 많이 본 목록이지 않아?

친구들과 'LGSM'을 결성한다. LGSM은 'Lesbians and Gays Support the Miners. 레즈비언과 게이들은 광부를 지지한다.'라는 뜻이다.
마크와 그의 친구들은 성소수자로서 게이이거나 레즈비언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는 에이즈를 죽음의 병이라고 부르며 성소수자들을 사회적 악으로 치부하던 시대이기도 했다.
마크는 광부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모든 탄압이 지금껏 성소수자들이 받던 탄압과 닮아 있음을 깨닫고, 그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길거리에서 양동이를 흔들며 모금을 했다.
자신들이 성소수자임을 당당히 표현하고, 자신들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있는 광부를 지지한다고 외치며 모금을 한다.
이렇게 모금한 돈을 광부 노조에 전달하려고 하지만, 그 어느 노조도 이들의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성소수자들과 연관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전국에 있는 광부 노조에 계속해서 전화를 해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지만 거절만 당한다.
그러다가 영국 외곽에 있는 웨일즈 탄광에 전화를 했는데, 나이드신 할머니가 전화를 받아 귀가 어두워 제대로 듣지 못하고 그들의 성금을 감사히 받겠다고 승락을 한다.

그리고 마크 일행을 찾아온 웨일즈 광부의 대표가 게이 바에서 감동적인 감사의 인사를 한다.

당신들이 우리에게 준 건 돈 그 이상입니다.
바로 우정이죠.
전쟁을 치룰 때
당신 보다 힘 좋고 강한 상대를 만난 상황에서
있는 줄도 몰랐던 지원군을 만난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겁니다.

정말 이 연설은 감동 그 자체였다.
멋도 모르고 돈을 받으러 와서 그들이 게이와 레즈비언인 줄을 알고 처음엔 놀랬지만, 그래도 그들의 지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대한 감사의 연설을 한 내용이었다.

이렇게 첫 만남에서 모금액은 전달됐다.
이후, 광부들의 초청을 받아 마크와 그 친구들이 웨일즈의 탄광촌에도 방문한다.
물론 광부들의 반응은 그렇게 따뜻하지는 않았다.

그때 함께 부른 운동가 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녀에게 빵과 장미를 주세요.'라는 노래인데, 여성 노동자들의 심정을 노래한 노동가라고 한다.
여기서 빵은 물질적인 것을 장미는 문화적인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노래가 아주 감동적이다.

그들의 연대는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연대가 승리를 당장 가져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를 어떤 식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감동적으로 전해주는 내용이다.

영화가 크게 어렵지 않아 보는 내내 유쾌하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는 사람과 사회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마지막 자막까지 꼼꼼히 읽으면 폭풍 감동이 엄습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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