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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 이야기가 나왔다.
잔잔한 일본 영화가 참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도 얼마 전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소지섭과 손예진이 나와서 티비에서 예고를 하는 것을 보았는데, 원래는 일본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본 영화를 찾아서 봤었다.
일본 영화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나중에 포스팅하기로 하고...
그리고 얼마 전에 봤던 '바닷마을 다이어리'이야기도 나왔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봤었다.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이 되는 만화책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랬더니 친구가 소개해준 일본영화가 바로 '수영장'이다.
잔잔한 일본 영화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접하게 된 '수영장'이라는 영화는 영화 내내 자주 등장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있는 잔잔한 수영장의 수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로 잔잔한 영화였다.
마지막까지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수영장'인지는 모르겠을 정도로 잔잔하다.ㅋ
하늘색의 수영장 모습이 시작부터 나온다.
여주인공 사요는 졸업여행으로 혼자서 태국의 치앙마이로 온다.
그곳에는 사요의 엄마 쿄코가 게스트 하우스를 하며 살고 있다.
엄마는 몇년 전 할머니와 사요만 두고 혼자서 치앙마이로 떠나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
이런 엄마에 대한 서운함으로 사요는 쿄코와 서먹한 사이이다.
엄마가 하는 게스트 하우스는 치앙마이의 여유로움이 그대로 살아있는 곳이다.
휴양지 같은 게스트 하우스의 풍경은 보기에도 아주 아기자기하고 편안해 보인다.
게스트 하우스에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좋아하는 키쿠코와 게스트 하우스의 자잘한 일을 돕는 순수한 청년 이치오, 그리고 엄마를 잃어버린 태국아이인 비이가 함께 살고 있다.
특히 사요는 엄마가 자기를 버리고 여기에 와서 엄마없는 비이를 보살피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영화에서는 엄마가 집밥을 만들어주듯 손님들에게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어 주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이치오가 사요와 쿄코를 초대해 저녁을 대접하는 장면도 나오고, 구멍가게에서 추억의 음식을 먹는 장면, 학교에서 돌아온 비이에게 간식을 만들어 먹이는 장면 등 함께 하는 이들이 서로의 정을 나누는 연결고리로 음식이 많이 나온다.
쿄코와 사요의 서먹한 사이를 대변해주는 장면에서도 둘은 서먹하게 음식을 먹는다.
이치오의 초대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이치오가 비이의 엄마를 찾은 것 같다며 나간 사이에 둘의 대화도 인상적이다.
엄마가 사요를 버리고 떠난 이유는 그당시 엄마가 그러고 싶어서라고 한다. 엄마 생각에는 누구나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러자 사요는 그렇게 엄마가 떠나버리면 남아있는 할머니와 자기는 행복했을 거 같냐며... 반항한다.
엄마는 이 상황에서 이렇게 대답한다.
그럼, 너도 하고 싶은 걸 해.
아마도 이 영화의 메세지였을 것이다.
그래도 사요는 엄마가 밉다.
풍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태국 풍습이 있다.
비이는 언제나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사요는 어색했던 게스트 하우스에서 스스로 시간을 보낼 정도로 익숙해져 간다.
끝까지 알 수 없지만 이 수영장은 자주 나온다.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모든 게스트 하우스 식구들과 사요는 풍등을 날린다.
그녀는 무언가를 간절히 기도했다.
사요의 졸업여행은 끝나고 사요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엄마는 사요에게 예쁜 스카프를 손수 만들어 주었다.
떠나면서 사요는 비이에게 즐거웠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덤덤히 엄마와 공항으로 가서 혼자 집으로 간다.
영화는 극적인 줄거리로 전개되지 않는 정말로 실내 수영장의 수면처럼 잔잔하기만 하다.
아마도 사요는 치앙마이에서의 며칠로 엄마의 인생 철학을 이해하고 엄마를 용서했을 수도 있다.
조금은 즐거워진 얼굴로 돌아가게 된 자신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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