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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핫한 관광지여서 여기저기 예쁜 카페도 많고, 비싼 횟집도 많고, 이런 저런 먹거리가 많아졌다.
그래도 제주도 하면 전통시장이 여기저기 많이 살아있을 정도로 옛 먹거리도 많이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이번 제주음식 스토리텔링 수업을 받으면서 좋았던 것은 제주 전통 음식과 더불어 우리의 전통 먹거리인 떡만들기도 배운 것이다.
첫 떡 수업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만들기 어려운 떡 그냥 사먹고 만다."라고 말했었다.

그럴 때마다 떡 수업을 진행하시던 선생님은 수강생들을 달래면서 "수업 몇번만 받아 보시면 세상에서 떡이 제일 쉬웠어요, 라고 말하게 될 거에요."라며 달래곤 하셨다.
그리고 두번째 이루어진 떡만들기 수업.

아직은 "세상에서 제일 쉽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떡 만들기가 "재미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의 태도가 바뀌었다.
사실 빵만들기를 배워 본 내가 보기에는 정말로 떡만들기는 쉬운 것이었다.

이날 검은 콩설기와 절편류의 떡 만들기 배웠는데, 먼저 검은 콩설기 만드는 법부터 정리해 본다.

재료 : 멥쌀가루 6컵, 물(찬물) 6큰술, 설탕 7큰술(쌀가루에 6큰술, 콩에 1큰술), 삶은 검은콩 1/3컵

일. 멥쌀가루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밥을 해먹는 쌀을 가루로 만든 것을 말한다.
이것과 구분되는 것은 찹쌀가루라고 있는데, 이것은 찹쌀을 빻아서 낸 가루이다.

요즘은 방앗간이 많이 없어져서 쌀가루를 빻기가 조금 어렵지만, 재래 시장에 가면 쌀을 빻아줄 방앗간이 있다.
그냥 마트에서 파는 건조 쌀가루로는 떡을 만들어 먹을 수 없다. 꼭 방앗간용 쌀가루여야 한다.
방앗간에서 쌀가루를 빻을 때 어떤 떡을 해먹을 건지를 알려주면 그에 맞게 소금간도 적당히 해준다고 한다.
떡을 해먹으려고 하는 전날, 방앗간에 쌀을 맡기면 다음날 쌀가루를 빻아준다.
왜냐하면 쌀을 물에 불렸다가 빻아야 하기 때문에 당일날 쌀가루를 만들 수는 없다.
물론 내가 쌀을 물에 불려 가면 그 자리에서 빻아주기도 하지만, 그건 여러 가지로 귀찮은 일이므로 전날 쌀만 가져다 주고 다음날 찾아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떡을 만들기 위해서 사전에 해야하는 일이 많아 점점 떡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람은 없어지고 있다.ㅜㅜ

귀찮음과 바쁨이 우리의 전통을 잃어버리게 한다.

이. 검은콩은 씻어서 하룻밤 물에 불린 후 30분간 삶고 채에 받쳐 물기를 빼놓는다.
그러고 보니 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날 해야하는 중요한 일이 두가지나 있는 것이다.
쌀을 방앗간에 맡겨 쌀가루를 만들고, 콩을 물에 불려두어야 한다.


전날 물에 불리고, 30분 삶아서 물기를 빼놓은 검은콩이다.

삼. 쌀가루와 콩이 준비되면 떡을 찔 물솥에 물을 2/3가량 넣어 불에 올려둔다.

사. 먼저 방앗간에서 가져온 쌀가루를 손으로 비벼서 풀어준다.


적당히 쌀가루가 풀어지면, 쌀가루(6컵)에 분량의 물(6큰술)을 넣고 고루 비벼준다.
언제나 쌀가루 1컵에 물 1큰술의 비율로 들어가는 것을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


이때 적당한 수분량은 손에 쥐었을 때 뭉친 것이 툭툭툭 던지면 풀어지는 정도가 좋다.

오. 위의 쌀가루를 체에 두번 내려준다.
체를 한번 쳐도 되고 두번 쳐도 되는데, 각각의 식감이 다르다.
우리가 아주 어릴 때 먹던 푸석푸석한 백설기 식감을 살리고 싶으면 체를 한번만 친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쫀득쫀득한 백설기 식감을 원한다면 체를 두번 치면 된다.


이렇게 체에 내려주면 쌀가루의 입자가 아주 곱게 된다.


한결 곱게 된 쌀가루이다.

육. 삶은 콩에 설탕 1큰술을 넣고 잠시 버무려 두면 금세 물기가 조금 생긴다. 그러면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해 준비해 둔다.

칠. 체에 내린 쌀가루에 설탕에 버무려 물기를 제거한 콩과 설탕(6큰술)을 넣고 잘 섞는다.


쌀가루에 콩과 설탕을 넣고 잘 섞은 상태.

팔.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떡을 쪄야 한다.
우선 시루에 천이나 실리콘으로 된 시루밑을 깐다.


떡틀을 놓고 준비한 가루를 부어준다.


스크래퍼를 이용해 위를 평탄하게 잘 다듬어 준다.



깔끔하게 평탄 작업이 끝난 상태.

우리는 좀더 러블리한 떡을 만들겠다고 콩으로 위에 하트모양을 만들어 주었다.ㅋ


김이 오른 물솥에 시루를 올리고 뚜껑을 닫는다.


이 상태로 25분간 떡을 찌고, 불을 끈 후 5분간 뜸을 들여준다.

구. 떡이 다 쪄지면 꺼낼 때도 주의를 기울여 꺼내야 한다.

다쪄지면 시루를 내리고 접시를 하나 위에 덮고 시루와 접시를 잘 잡고 통째로 뒤집어 준다.


뒤집은 후 시루를 빼면 시루밑이 위에 있는 상태로 시루만 뺄 수 있다.

살살 시루밑을 떼고


떡틀을 빼주면 떡이 완성된다.


위에 콩으로 데코를 한 우리의 떡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제주도 사람들이 옛날에 주로 만들어 먹던 떡은 이렇게 오로지 멥쌀가루로만 만든 떡이 아니었다.
쌀이 귀했던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전부 쌀로만 만드는 떡은 그리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떡이 아니었다.
찰기도 별로 없고 맛고 과히 좋지 않지만, 흔하게 재배되었던 좁쌀가루를 이용해 떡을 만들었다.
좁쌀가루로 떡을 만들면서 한줌 정도 되는 쌀가루를 위에 얹어서 떡을 만들어서, 그냥 보면 쌀로 만든 떡처럼 보이게 했다고 한다.


고살 시루떡이라고 아래 짙은 색은 좁쌀가루이고, 위에 하얀 것이 쌀가루이다.

하지만 요즘은 쌀이 흔하게 있으니 쉽게 흰백설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전에 우리가 시골에 살 때에는 감이 흔해서, 가을에 감이 익으면 썰어 말린 감 말랭이를 넣어 백설기를 만들어 먹으면 그것도 정말 별미였다.
요즘은 쌀도 흔하고 안에 넣어 먹을 수 있는 것도 흔하지만, 아무도 집에서 떡을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근데, 꽤나 그럴싸한 떡을 집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수업이었다.

그리고 이날 콩설기와 함께 만든 절편류의 떡은 환상적으로 고급진 떡이었다.

다음엔 입이 떡 벌어지게 고급진 떡을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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