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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제기국


재료 : 전쟁이 2~3마리, 얼갈이배추, 120g, 물 1000cc, 청장 1큰술, 다진마늘 약간, 소금 약간

일. 각제기는 전쟁이의 제주도 사투리이다. 전갱이는 내장을 꺼내고 손질하여 씻어서 준비한다.


전갱이는 꼬리 부분에 가시같은 것이 있어서 그걸 손질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전갱이는 생김새가 고등어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고등어보다 전갱이는 조금 작고, 꼬리 부분에 가시가 있다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배추는 씻어서 손으로 숭덩숭덩 잘라둔다.

삼. 냄비에 물을 넣고 물이 끓으면 전갱이를 넣고 끓인다.


사. 국이 끓으면 배추와 마늘을 넣고 한번 더 끓인다.


오. 청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이렇게 제주도 사람들은 흔히 말해서 멀건 국을 끓여먹는다.
이런 국의 맛은 그래서 '배지근한 맛'이 나고, 이게 바로 제주의 맛이다.

이렇게 멀겋게 배지근한 국을 끓이는 재료는 겨울에서 봄까지는 '장태'라는 고기가 있다.
간단히 무만 썰어 넣고, 장태를 넣어 푹 끓이면 마치 사골로 국을 끓인 것처럼 뽀얀 국물이 우러나온다.
아마도 장태라는 생선의 뼈가 굵고 억세서 정말로 뼈에서 국물이 우러나오는 지도 모르겠다.ㅋ

그리고 봄에서 여름까지는 오늘 만든 '각제기'로 국을 끓여 먹는다.
간단히 배추만 손으로 썰어서 각제기 넣고 끓이는 국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런 제주다운 생선국은 나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특이한 조리법이라는 생각에 만들어 먹어봐도 완전 맛있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제주도 사람은 '각제기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군침이 막 돈단다.

어떻게 그렇게 입맛이 다를 수 있는지 의아해지는 것이 바로 '각제기국'인 듯하다.



바릇국, 보말촐레, 각제기국, 고등어지짐으로 차린 한상차림이다.


그리고 우리는 잡곡밥까지 해서 이날도 배부르게 먹었다.

역사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만약에...'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만약에 제주도에 출륙금지령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조선술이 발달했던 제주도는 쌍돛배는 물론 먼바다로 나가 조업을 할 수 있는 큰 배 만드는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대구, 참치 같은 대형 어종도 많이 잡을 수 있었겠지?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민어가 너무 귀한 생선이어서 제삿상에도 올린다고 하니 출륙금지령이 없었으면 제삿상 차림도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은 제주 공항이나 제주항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드나들고 있다.
일년에 천오백만명이 제주에 온다고 한다.
자유로운 왕래 때문인지 요즘 제주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다양한 음식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출륙 금지령으로 제주의 고유한 문화가 지켜졌던 것과 달리 잦은 왕래로 제주의 새로운 문화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앞으로의 제주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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