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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은 가격에 비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나는 창문밖에서 스멀스멀 들어오는 담배냄새 때문에 잠자는 내내 좀 힘들었다.

그리고 시골에서만 몇년 살았어서 한밤에 밖에서 나는 소음이 낯설고 신경쓰였다.

게다가 한달간의 유럽여행을 앞둔 마지막 한국에서의 밤이라 쉽게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어쨌든 잠에서는 일찍 깨어났다.

모텔에서 나와 인천 공항 가는 버스를 한법에 잡아 타고, 9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설레는 인천공항


우선 큰 캐리어는 화물로 부치고, 예매해 놓은 비행기 티켓을 받았다.


먼저 로밍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공항에 가면 각 통신사에서 나와서 로밍서비스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그리고 요금은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니 자신이 쓰는 통신사 부스에 가서 로밍서비스를 어떻게 받을 지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데이터 로밍을 쓸 경우는 하루에 9,000원이 요금이 들고, 안 쓸 경우에는 로밍서비스 버튼을 꺼 놓으면 그날 요금은 청구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에 9,000원이니 꽤 비싼 것이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나랑 남편이랑 각각 30만원씩의 핸드폰 요금을 냈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는 여러 가지로 두려운 것이 많아서 휴대폰이 안 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었다.

급하게 한국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고, 우리가 유럽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숙소나 관광지를 찾아다니려면 아무튼 데이터를 써야만 할 거 같았다.

만약에 휴대폰 서비스가 안 되면 마치 유럽에서 미아가 될 것 같은 그런 두려움이 그때는 있었다.

완전 쌩초짜 유럽 여행객이었던 것이다, 우리는.ㅋ


여행자 보험도 들어야 한다고 사전 정보로 알고 있었다.

언제 어떤 병이 날지, 어떤 사고를 당할지, 어쩌면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고...

뭐 그런 두려움 때문에 여행자 보험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같으면 그런 거 안 들 것이다.

우리는 한국에 살면서도 왠만한 보험은 들지 않는다.

한국에 살면서도 병원엘 거의 가지 않는다.

한국에 살면서도 여지껏 사고를 당한 적이 없다.

한국에 살면서도 한번도 소매치기를 당한 적이 없다.

뭐, 보험이라는 것이 두려움 때문에 드는 것이니, 유럽여행이 처음인 우리는 모든 것이 두려워서 꼭 여행자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혈압약을 먹는 나는 LIG보험사에게 퇴짜른 맞았다. 

우리는 스위스에 가서 스키를 탈 계획(우린 원래 스키를 한번도 타보지도 않았지만)이어서 스키를 타겠다고 하니 메리츠화재보험도 퇴짜를 맞았다.

끝내는 어쩔 수 없이 삼성화재보험으로 들었다.

이건희는 밉지만 삼성이 서비스는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ㅜㅜ


다음으로 할 일은 환전이었다.

파리 숙소비를 오늘 도착해서 내는 걸로 예약을 했다. 그것도 일시불로.

그래서 큰 돈을 환전해야 했다.

두툼한 유로를 받아드니 갑자기 소매치기 걱정도 되었따.


그래서 안전을 위해서 복대를 꼭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아빠가 빌려준 복대를 하고, 난 공항에서 하나 사기로 했다.

복대 안에 신용카드와 여권, 현찰 등을 소중히 넣어서 옷 안쪽에 맨살에 차게 되어 있는 복대를 사려고 쇼핑을 하러 갔다.


신중하게 아답터를 고르고 있는 남편


우선 유럽은 나라마다 콘센트의 모양이 다르다고 하니 아답터를 하나 구입하고, 복대도 하나 사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시간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공항 안에 있는 밥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이것저것 경비도 계산해 보고.



면세점같은 데는 관심이 없는 우리는 이렇게 커피를 마시며 면세점은 그냥 겉에서만 봤다.


비행기 탑승 수속이 생각지도 않게 30분 이상 걸렸다.

잠시 통과만 하면 될 거라 생각하고 밥 먹고, 커피마시며 여유있게 탑승 수속을 하러 왔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바람에 탑승구까지 막 뛰어야 했다.

뛰다 보니 인천 공항이 엄청 큰 공항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규모를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뛰려니 엄청 오래 걸리는 것 같았다.

다음에 비행기 탈 때는 좀더 서둘러 수속을 받아야 겠다는 경험을 하나 얻었다.

첫 유럽 여행 비행기를 못타서 출발도 못하는 그런 상황을 상상하며 쉬지 않고 뛰었던 기억이 난다.


인천 공항에 처음 와 봤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다더니... 정말 크긴 크다. 

게다가 난방을 얼마나 잘 해주는지 한겨울인데도 무지 덥다.

비행기에 탑승하니 이제 가슴이 막,막,막 뛴다.

중국 항공이 복잡해 이륙이 15분 정도 지연된다고 한다.

그러더니, 어, 어, 어, 비행기가 움직인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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