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실루엣
달빛도 별빛도 없는 칠흑의 어둠은 자신이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조차 모르게 만든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동시에 그런 상황에 놓이면 인간의 뇌에서는 즉시 센서가 발동하여 청각과 촉각과 후각이 잠들어 있던 능력을 활짝 펼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몇 십년만에 맞는 심각한 태풍이 정전을 초래하자 작가가 어둠을 표현한 글이다. 나는 이런 어둠을 경험해 본 적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들은 대부분 불을 끄고 잠시만 기다리면 어둠에 적응되어 사물이 조금씩 보일 정도로 어디든 빛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명작이 사라져버리고 한번 읽으면 그걸로 족한, 전철 선반에 깜빡 두고 와도 아깝지 않을 종류의 책이 매월 몇백 권이나 출간되어 일시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라 서점에 가득 쌓여 있다. -서점가의 동향은 일본이나 우..
책읽기
2021. 9. 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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