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음식박람회를 한다고 해서 다녀왔다.지난 봄 고용센터에서 하는 '제주음식스토리텔링전문가과정' 수업을 받은 후, 제주음식에 관심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때 우리에게 제주 음식을 가르쳐주었던 양용진 선생님도 이 행사에 참여하신다고 해서 다녀오기로 했다.따뜻한 가을날 제주청사 옆 공원(?)에서 박람회를 하고 있었다.가을이라 여기저기서 축제도 많이 하는지라 남편과 함께 주말에 나들이 삼아 다녀왔다. 하늘도 푸르고 나무도 아직 잎이 많이 있는 그런 날이었다.근처에 가니 이 행사에 구경오는 사람이 많은지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가 없었다.근처 주택가에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행사장으로 갔다. 박람회 규모가 꽤 큰 것 같다.행사 부스도 많이 마련되어 있었고, 중앙 무대에서는 난타 공연에 요리 경연같은 것도..
며칠 전에 티비에서 한라수목원길에 있는 야시장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여기 야시장은 이래저래 유명세를 타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곳이고, 제주도 도민들에게도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여기에 가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다고 했다.특히 푸드트럭에서 파는 음식이 아이디어와 비주얼이 빛난다고 들었다.하지만 제주도민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그래도 관광객에게는 핫한 명소가 된 곳이다. 옛날에 야학을 같이 했던 후배가 딸과 제주도 여행을 왔다고 연락이 왔다.이 후배는 제주도에 자주오는 편인데, 올때마다 나를 만나고 가겠다고 한다.이날 낮에 친구가 플리마켓에서 한 떡볶이 장사를 돕느라 좀 피곤했지만, 저녁에 만나서 제주도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흑돼지를 ..
길고양이 미노의 새끼 민수는 아주 말썽쟁이이다.우리집 마당에 있는 화단을 정리한 나뭇가지와 풀들을 마당에 며칠 쌓아두었다.시골 살 때는 이런 것들은 그냥 과수원에 버리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는데, 도시생활(?)에서는 이런 것도 생활 쓰레기라고 한다.그래서 아무데나 버리면 안되고 마대에 담아서 버려야 한다고 한다.쓰레기를 버리는 마대 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해서, 이렇게 화단을 정리한 풀들은 마당에 며칠 두어 말려 부피를 줄인다. 근데, 민수가 그 풀더미에 아마도 용변을 본 듯하다.어느 정도 말라서 부피가 줄었길래 치우려고 청소를 해보니 고양이 똥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하지만 흔적이 없으니 그냥 의심만 했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녀석이 마당에 있는 하수구 구멍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을 보았다.갑자기 왜 ..
11월에 접어드니 아침 저녁으로 날이 차다.내가 제주도로 이사온 이유 중에 하나는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섬이니 가장 따뜻할 것이다.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제주도로 이사하고 처음에 맞았던 겨울에 좀 황당했다.제주도가 육지보다는 언제나 따뜻하지만, 여기서 계속 살고 있으니 봄은 따뜻하고, 여름은 덥고, 가을은 스산하고, 겨울은 추.웠.다.!!!제주도도 겨울이 되면 춥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11월이 되면 아침 저녁으로 생기는 일교차로 몸이 으실으실하고, 12월이 되면 장농에서 패닝을 꺼내 입을 정도로 춥다.다운 자켓을 제주도에 살면 입지 않고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매번 겨울이 되면 다운 자켓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육지보다 많이 춥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체감 온도야 겨울이 되면 한파에 ..
우리 집 근처에 신산공원이라고 아주 큰 공원이 있다.하루에 이 공원을 네바퀴만 돌아도 만보를 훨씬 넘게 걸을 수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가서 산책 겸 운동을 한다.가을이 되면 제주도에서는 이런 저런 축제가 많이 열린다.남편과 주말에 공원에 산책을 갔더니 신산공원에서 '2018 제주 독서문화 대전'이라는 축제를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예쁜 천막으로 부스를 만들어 놓고 거기서 다양한 책관련 이벤트를 하려는 것 같다.우리가 공원에 갔을 때는 아직 축제가 시작이 된 것은 아니어서 부스가 모두 채워지지는 않았다.하지만 축제를 위한 설치물들이 여기저기 되어 있어서 볼 거리가 꽤 있었다.이날은 산책도 하고 책 관련 볼거리도 구경하느라 산책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였다. 이벤트 부스는 이렇게 노랗게 예쁜 천막으로 만..
아침 출근 시간에 바쁜데.... 매일 이런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닌데.. 생각했던 일이 벌어졌다. 내가 내려야 하는 정류장은 ‘제주여자중고등학교’이다. 그런데 바로 앞 정류장이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이다. 이상하게 매일 헷갈리더니... 제주어쩌구 하는 방송을 듣고 내렸더니,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이다.ㅠㅠ 내가 타고 온 버스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고, 다시 타자니 창피하고... 어쩔 수 없이 다음 차를 기다려 타야겠다.ㅠㅠ 방금 전 차에서는 후문 바로 뒤 아주 편한 자리에 앉아왔는데.... 다음 차에 자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정류장만 가서 내릴 거니 그냥 서서 왔다. 오늘도 제주도에는 비가 추적추적내려, 아침에 어두컴컴해 새벽 출근하는 느낌이라 기분도 꿀꿀한데.. 그래도 금요일이니, 참고 신나게 ..
수능이 일주일 남았다. 그래서인지 오늘 학교 교문 앞에서 수험생들에게 컴퓨터 싸인펜과 학원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다.수능을 잘 보라는 기원을 담은 싸인펜과 혹시 시험을 망치면 자기네 학원에 와서 재수를 생각해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수능 때가 되면 흔하게 있는 홍보이다.내가 급식소에 출근하는 시간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과 같다.버스도 학생들이 많이 탄 버스를 타고 가고, 버스에서 내려 학교까지 걸어가는데도 학생들 사이에 껴서 걸어간다. 교문 앞에 왔을 때, 전단지를 나누어주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시험 잘 보세요."하면서 내게 전단지를 주었다.엥? 내가 고등학생처럼 보인단 말이야?이걸 좋아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아무튼 이런 걸 받았다.교문을 통과해 급식소가 있는 곳까지 한참을 걸어가는데, 아무리..
오늘은 수강생들의 결석이 많은 날이다. 여러 사람이 오늘 필기시험을 보러 갔기 때문이다.우리 조도 나 혼자 와서 오늘은 혼자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강사님의 "언제 혼자 해보겠어요. 시험 때도 혼자 해야 하는데, 이런 기회에 혼자해 보세요."라며 그냥 혼자하게 두셨다.아주 마음에 드는 의견이다. 그래서 난 오늘 혼자서 과일 케이크를 만들어 볼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1. 재료 계량하기 아니!! 과일 케이크에는 들어가는 재료가 어마어마하다. 아마도 지금까지 만든 것 중에서 최고인 것 같다. 계란은 500g이라고 되어 있는데, 계란 껍질이 전체 무게의 10%인 것을 감안하여 550g을 계량하면 된다.그리고 과일 케이트의 반죽법이 별립법이므로 계량이 끝난 후 흰다와 노른자를 분리해야 한다. 2. 사전 준..
제주 사람들이 가난하던 시절 즐겨먹던 메밀은 자청비라는 여신이 가져다 준 곡물이라고 한다. 자청비는 인간 세상에 태어난 여자였는데, 옥상상제의 아들인 문도령과 여차저차한 인연으로 사랑에 빠졌다.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은 문도령이 하늘로 돌아가고 여차저차하여 자청비도 하늘로 올라가 문도령과 재회한다. 정치적인 일로 여차저차하여 문도령이 죽고, 자청비가 여차저차하여 문도령을 다시 살렸다. 결국 여차저차하여 자청비는 다시 땅으로 내려와 농사의 신이 되는데, 그때 하늘에서 여러 가지 곡물을 가지고 왔다가 중요한 것을 잊었다며 다시 가서 가지고 온 것이 메밀이었다고 한다.제주에 이런 자청비의 신화를 기념하는 거리가 있다고 하여 오늘 자전거를 타고 찾아나섰다. 인터넷에서 찾은 요 사진 하나 딸랑 들고... 오, 근처..
양파 물김치올해 양파 농사가 대풍년이라고 한다. 풍년이라고 하면 좋은 일 같지만, 농부에게는 그렇지 않다. 오랜 시간 공들여 키운 작물이 풍년으로 물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너무 싸지기 때문에 노동한 만큼의 댓가를 벌 수 없게 된다.그러면 몇몇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트렉터로 밭을 통째로 갈아엎어 버린다. 작물을 수확하고 다듬고 내다 파는 경비가 판매 가격으로는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농업 기술이 발전할수록 점점더 잦게 일어나는 일이다.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도 중앙 정부에서 전체 농산물의 생산량을 조절하여 계획 농사를 지었으면 좋겠다. 어느 한 작물은 물량이 남아돌아 버려지고, 어느 한 작물은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 소비자에게 외면 당하기도 한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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