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으로 나가던 급식실은 원래 내일까지 가는 거다. 그런데 내일은 새로 가서 일하게 될 급식실에 근무 계약서도 쓰고 기존에 일하던 분들에게 인사도 하고 그러느라 오후에 그쪽으로 출근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지난 10월부터 다니던 이곳 학교는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 되었다. 오늘 점심에는 영양사님이 새학기부터 모두 잘해보자며 햄버거 세트를 사주셨다. 나야 새학기에는 다른 학교로 갈 거지만, 내가 계약기간이 끝나니 그동안 수고했다는 것을 겸해서 사시는 거란다. 다른 언니들 말에 의하면 영양사님 부임 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웬일이래?'라는 분위기였다.ㅋ 나도 내일까지는 출근할 계획이었는데, 사정상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 되었다. 그랬더니 급식실에 일하는 동료들이 또 그동안 수고했다며 상품권을 선물로 주셨..
내가 여고 급식실에 취업하게 된 것을 누구 보다도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알바를 다니면서 친해진 언니와 친구인데, 원서를 내놓고 불안해 할 때도 '이번에 분명히 된다'며 용기를 주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합격 소식에 나만큼이나 기뻐해준 사람들이다. 앞으로 내가 출근을 하게 되면 매일 같이 일을 할 사람들인데, 이렇게 내게 마음을 써 주는 것이 고마웠다. 그래서 내가 제대로 취업 턱을 내겠다고 했다.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멕시코 음식점이 꽤 유명하다고 해서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그저 들뜬 마음에 일찍 나섰더니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을 했다. 취업이 된 후,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이제는 언제나 손에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는다. 내가 도서관에서 단테의 책을 빌릴 때 남편이 빌린 시집이다. 오가며 읽기..
단테는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플로렌스)에서 태어났다. 그가 쓴 신곡은 원제가 '코미디' 즉 '희곡'이었다. 그 책의 위대함에 희곡이라는 말 앞에 '신성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는데, 그래서 '신성한 희곡' 즉 '신곡'이라고 알려지게 된 것이란다. 내용은 단테가 그가 존경하던 인물인 베르길리우스와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을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가 짝사랑했으나 젊은 나이에 죽은 베아트리체의 부탁으로 어둠 속을 헤매는 단테를 이끌고 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어제 지옥편은 다 읽었는데, 매우 흥미있고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관련된 영화가 있나 찾아봤더니, 톰헹크스의 '인페르노'라는 영화가 있었다. 보티첼리가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보고 그렸다는 지옥의 형상도가 영화에서 나온다. 지구..
내용이 어려울 거 같아서 시도해 보지 않았던 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많은 책들이 생각이 났지만, 그 중 이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단테의 !!!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명저로 소개하는 책이지만 왠지 어려울 것 같아서 도전해보지 않았던 책이다.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단테의 '신곡'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니 목록이 굉장하다. 민음사에서 나온 책은 천국편, 연옥편, 지옥편으로 나뉘어 3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책 속을 들여다 보니 어마어마한 장편 시처럼 구성이 되어 있다. 이런 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줄도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보존 자료실에 있는 한권으로 되어 있는 '신곡'을 빌려왔다. 그리고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있길래 함께 빌려왔다. 작가의 이름과 책의 제목으로..
제주도 교육청에서 뽑는 공채 조리 실무사에서 불합격했다. 그 이후로 또 다른 곳에 서류를 넣었었는데, 또 불합격했었다. 이번 방학 안에 새로운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요즘 같은 시국에 계속 실직자로 보내야 하는 형편이었다. 최종적으로 지난 3년간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했던 학교에 서류를 냈다. 대부분의 학교는 설명절 전에 공고를 내고 채용을 그 전에 마무리를 했는데, 이 학교만 설명절이 지나서 모든 전형이 진행되는 스케줄이었다. 서류를 내놓고, 어제 서류 심사에서는 통과를 했고, 오늘 오전에 면접 시험을 보았다. 아르바이트로만 일하다가 정식으로 취업을 하려고 마음먹고 두번이나 이력서를 넣었었는데, 매번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었다. 면접을 하고 집에 와서 조바심에 머리 싸매고 누워있었는데, 최종합격되셨습니다. ..
제주도민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음식점이다. 처음 그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8시에 갔는데, 재료 소진으로 마감을 하는 바람에 먹지 못하고 왔었다. 이번에 남편과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더니 다행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손님은 역시 바글바글. 생갈비는 제주산이고 양념갈비는 프랑스산이란다. 어쨌든 맛을 보기 위해 각각 1인분씩 주문했다. 생갈비는 비계가 있어서 고소했다. 그러나 비계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아주 바삭하게 구워먹었다. 양념갈비도 특이한 맛이었다. 이집만의 독특한 향이 나는 양념갈비여서 아주 좋았다. 이렇게 한상 아주 잘 먹었다. 오돌뼈가 있는 곳을 아주 많은 칼집을 넣어 씹어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전에는 오돌뼈도 오도독오도독 잘 씹어 먹었었는데, 이제 이가 좀 부실해져서 이렇게 칼집을 많..
우와~ 한상유 시인님이 시집 '파란 우산'을 정말로 보내주셨다. 갈색 봉투에 담겨서 우리집 우체통에 꽂혀 있는 것을 보자마자 '시집이 도착했구나~'했다. 봉투에도 '파란 우산'이라는 시집 제목과 시인님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는 걸 보면, 이렇게 우편으로 판매든 선물이든 많이 하시는 듯하다.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서점에 잘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렇게 선물처럼 우편으로 책이 배달되는 것도 좋은 느낌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 갈색 봉투를 열었더니, 이웃님들의 블로그에서 봤던 인상깊은 책표지가 까꿍하고 나온다. 동심을 자아내는 듯한 제목과 표지로 왠지 들뜨게 되는 시집이었다. 이제 며칠 간, 이 시집을 한장한장 읽을 것이다. 시를 항상 어렵게 생각하는 내게 어릴 때 아는 분이 시는 천천히 읽으면 다 이해할..
겨울 방학을 하기 전 급식소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마들렌을 만들었었다.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배운 많은 것들 중에서 마들렌이 만들기도 쉽고 선물하기에도 적당한 듯하다. 보통 때 만들던 것의 4배의 반죽을 했다. 내가 계약직으로 다니던 학교는 학생수가 많아서 급식실에서 일하는 실무사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많이 만들어야 했다. 언제나 가장 좋은 버터를 구입해서 마들렌을 굽는다. 이번에도 재료상에 갔더니 프랑스산 고메 버터가 있길래 그걸 사가지고 왔다. 반죽이 이렇게 대량 나왔다. 마들렌 틀이 한번에 12개의 마들렌을 만드는데, 중간에 가정용 오븐의 성능탓인지 두어 판 실패하고 거의 열판은 구운 듯하다. 장장 6시간이 걸렸으니, 왠만한 정성은 저리가라로 들어간 선물이 되었다. 잔뜩..
거의 4개월만에 쓰는 영화 리뷰이다. 방학을 하니 일일 일포도 가능하고, 이렇게 영화 리뷰도 쓸 수 있어서 좋다. 윌 스미스가 나오는 영화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고 보게 된 영화이다. 버겁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어느 가장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크리스는 성능은 그리 좋지 않지만 비슷한 물건보다 값이 비싼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사람이다. 아내는 세탁소에서 잔업과 야근까지 하지만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들은 아주 저렴해서 하루종일 티비나 보여주는 것이 다인 유치원에 보내야 한다. 월세도 세금도 밀릴 대로 밀려 참지 못한 아내는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뉴욕으로 떠난다. 끝내 월세집에서도 쫓겨나 허름한 모텔에서 아이와 지내게 된 크리스는 주식중개인이 큰 돈을 번다는 것에 매료되어 그 일에..
이번 겨울 방학 동안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지난 학기에 다니던 고등학교 급식실은 단기 계약직이었다. 계약직으로 일해보니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해 말에 제주도 교육청에서 뽑는 조리 실무사에 접수를 했다. 체력장도 잘 보고 원서도 잘 접수해서 지난 주에 1차 시험인 '인성평가'를 보았다. 작년에 다른 학교에 접수를 했는데, 인성평가에서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자기 생각대로 솔직하게 답하라 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떨어진 걸 보면 내 인성이 그닥 좋지는 않은 듯하다..ㅜ 살면서 인간성 하나는 자신하고 살았는데, 그때 그래서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후, 교육청에서 채용할 때 인성평가를 본다는 걸 알고 '인성평가 잘 보는 법'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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