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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을 하기 전 급식소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마들렌을 만들었었다.
제과 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배운 많은 것들 중에서 마들렌이 만들기도 쉽고 선물하기에도 적당한 듯하다.

보통 때 만들던 것의 4배의 반죽을 했다.
내가 계약직으로 다니던 학교는 학생수가 많아서 급식실에서 일하는 실무사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많이 만들어야 했다.
언제나 가장 좋은 버터를 구입해서 마들렌을 굽는다.
이번에도 재료상에 갔더니 프랑스산 고메 버터가 있길래 그걸 사가지고 왔다.

반죽이 이렇게 대량 나왔다.
마들렌 틀이 한번에 12개의 마들렌을 만드는데, 중간에 가정용 오븐의 성능탓인지 두어 판 실패하고 거의 열판은 구운 듯하다.
장장 6시간이 걸렸으니, 왠만한 정성은 저리가라로 들어간 선물이 되었다.

잔뜩 구워서 비닐에 소포장까지 마친 후, 급식소 사람들에게 전해 주었다.
내가 다닌 급식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일한지 최소 3, 4년이 되었고, 절반은 10년이 넘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급식소 일에 있어서 대부분 베테랑들이다.
이제 겨우 계약직으로 들어와 일을 배우고 있는 나를 그들이 보기에는 여간 어설픈 게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거의 제과점에서 파는 것과 같은 과자를 만들어 가니

자격증 있는 사람은 다르네~

하며 칭찬을 한다.^^

어제도 함께 일했던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계약이 끝나서 다음 학기에는 내가 그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데, 2학기에 퇴직자가 생겨 자리가 비니까 그때 꼭 다시 오라는 전화였다.
사람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 주어서 정도 많이 들고, 두어달 일해서 적응도 되고, 이래저래 그 학교에 다니면 좋을 듯하지만...
우리집에서 너무 먼 것이 단점이다.
이번 방학에 공립에도 도전해 보고, 다른 학교에 공고가 나면 거기도 도전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지난 학기에 다녔던 급식실 생각이 나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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