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무척 좋아한다. 아주아주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 요즘 가볍게 다시 독서를 시작해서 뭔가 책읽는 습관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읽기 좋고 편한 하루키의 에세이를 빌렸다.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가 세권 있는데, 이 책이 그 중 하나이다. 앞으로 도서관에서 하나하나 빌려다 세권 모두 다시 읽을 생각이다. 다시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좋은 책이다. 나는 사소한 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데도 남들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생각이 떠올랐을 때는 대체로 이미 차가 떠난 뒤다.. -생각해 보니 나도 그렇다. 그때 그렇게 할껄, 그때 그렇게 말할껄 하기 일쑤다. 모두에게 좋은 얼굴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인생의 대원칙이다. -이런... 난 모두에게 좋은 얼굴로 대하려고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살..
김향기 배우의 '증인'이라는 영화를 아주 감명깊게 봤었다. 그 후에 그 배우가 나오는 영화에 대한 신뢰가 생긴 듯하다. '우아한 거짓말'도 아주 좋았고, '신과 함께'도 재미있게 봤었다. 넷플릭스에 '아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였다. 배우를 믿고 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건데, 이 배우는 대부분의 역할이 좀 우울하고 어두운 역을 맡는 것 같다. 진지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영화의 내용은 고아인 아영(김향기 역)이 자신의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왠지 뻔한 이야기일 거 같은 구성이지만, 등장 인물들의 잔잔한 연기가 뻔한 이야기이지만 짙은 호소를 하는 듯해서 빠져들면서 보게 되었다. 의지할 곳 없이 살던 아영이 새로 하게..
옥상에 화분들로 텃밭을 만들어놓고 쏠쏠히 재미를 보고 있는 중이다. 상추, 고추, 토마토 등은 매일매일 따다가 먹는 재미에 아주 만족해 하고 있다. 우리가 늦은 봄에 이런 야채들을 심어서 상추같은 경우는 벌써 많이 웃자라기까지 했다. 내년에는 이른 봄에 심어서 좀더 싱싱한 야채를 더 오래 따 먹을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옥상에 텃밭을 만들면서 꽃씨를 몇가지 사다가 화분에 뿌렸었다. 메리골드, 코스모스, 양귀비 등. 그런데 그 중 코스모스가 가장 먼저 꽃을 피웠다. 모든 꽃들이 줄기는 꽤나 풍성하게 나라났는데, 꽃을 피운 건 코스모스가 일등이다. 이제 겨우 딱 한송이 피웠지만, 자세히 보니 꽃봉우리가 여기저기에 생겨나고 있다. 꽃씨는 흩뿌려 심느라고 스치로풀 박스에 심었으니, 아마도 꽤나 많은 ..
그동안 영화 리뷰를 200편 이상을 썼다. 뭔가 꾸준히 한 성과는 예상 외로 참 놀랍다. 앞으로 책리뷰도 번호를 붙여서 써볼 생각이다. 전에도 책리뷰를 썼었지만 소급하지 않고 오늘부터 1일하기로.ㅋ '폭스캐처'- 결핍과 외로움에 관한 영화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생각이 행동에 더 크고 오래가는 영향을 끼친다. 결핍은 집착을 초래한다. 지금 당신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당신을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핍은 뭇엇인가, 그리고 내가 진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바란다. '로스트 인 더스트' 명심해라. 내가 먹고사는 데 있어서 중요한 비결을 남에게 막 퍼 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은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삶의 성공과 실패는 그대가 들어 올린 트로피로 결정되..
도대체 이게 언제적 영화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은 남아있다. 도서관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책을 빌려다 봤는데, 이 영화가 거기에 소개되어 있었다. 워낙 재미있다고 영화를 소개해 놔서, '그랬나?'하는 생각에 찾아서 보게 되었다. 뉴욕 경찰인 주인공 멕클레인은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LA에 온다. 아내가 직장 때문에 이곳에 아이들과 와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근무하는 회사에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어서 거기서 아내와 만나기 위해 회사로 곧장 왔다. 그런데 그 회사에 테러리스트들이 급습해 난동을 부린 것이다. 회사 직원들은 인질이 되었고, 멕클레인은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테러리스트와 맞서게 된 것이다. 매우 영화스럽게 멕클레인은 혼자서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한다는 내용이다...
옥상에 텃밭을 만든지 꽤 오래 되었다. 그 동안 상추는 여러 번 뜯어다 먹었다. 아래부터 뜯어 먹던 상추의 대가 위로 올라가면서 상추 잎이 조금 작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 뜯으면 한끼를 넉넉히 먹을 수 있다. 15포기 정도의 상추를 심었는데, 잘 자라고 있어서 한끼에 두 포기나 세 포기 정도에서만 뜯어도 실컷 먹는다. 그러니 매일매일 상추는 푸짐히 먹을 수 있다. 그러는 동안 토마토와 고추도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토마토는 그냥 방울 토마토인 줄 알았는데, 열매가 열린 걸 보니 대추토마토인 것 같다. 크기가 방울 토마토 보다 크고 길다. 아무튼 아직은 수확해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개의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고추는 이제 겨우 첫 열매가 달렸다. 이걸 따주면 위에 열매가 무성하게 맺힌..
전국에는 유명한 벽화마을이 있다. 나도 부산에 있는 벽화마을에 일부러 찾아가 구경한 적이 있었다. 다소 오래된 마을에서 벽에 아기자기한 그림을 그려 사람들의 발길과 눈길을 끄는 경우이다. 우리집은 제주도 구시가지에 있다. 보통 그래서 제주 시내를 구제주와 신제주로 구분해서 부르는데, 우리집이 구제주에 있는 것이다. 처음 제주시가 중심가로 발전하다가 최근 제주시에 사람이 더 몰려들면서 더이상 건물이 들어설 곳이 없으니, 아파트나 빌라 혹은 빌딩들이 새로 들어서기 시작한 곳을 신제주라고 부르면서 나뉜 명칭이다. 제주도로 이사와 정착하면서 제주도스러운 것을 찾던 우리에게는 그래서 신제주 보다는 구제주가 더 매력적이었다. 왠만한 공공기관도 거의 구제주에 있고, 옛날 구옥도 꽤 많이 남아있고, 옛날 제주의 돌담이..
산을 좋아하는 급식소 언니들이 있다. 고맙게도 날 잘 봤는지, 휴일에 산에 갈 일이 있으면 함께 가자고 제안을 하신다. 고맙지만 사실 난 산에 오르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걷기를 좋아하는 내가 당연히 산에도 오르길 좋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평지 걷기와 산을 오르는 건 취향이 다른 듯하다. 아무튼 친한 언니들이니 거절하기 곤란해 함께 산을 오르기로 했다. 내가 산을 잘 못 오른다고 하니, 언니들 말이 '오름 정도'라고 했다. 제주에는 300개가 넘는 오름이 있어서 '오름 동호회'도 활성화되어 있다. 나야 아직 그런 동호회는 안 들어서 어느 정도 강도인지 모르겠고, 말하는 뉘앙스 상 어렵지 않다는 듯했다. '노꼬메'는 제주도 말로 '높은 산'이란 뜻이란 걸 알고 뭔가 잘못됐다 싶었지만... 노꼬메는 한..
지난번에 한라도서관에서 빌려온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읽고 정리해 보았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대인 90년대생들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이해시켜준 책이다. 꼰대란 남보다 서열이나 신분이 높다고 여기고, 자기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충고하는 걸, 또 남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등한시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자를 말한다. 지금은 경험이 다 고정관념이고 경험이 다 틀린 시대이다. 먼저 안 건 전부 오류가 되는 시대다. 정보도 지식도 먼저 것은 다 틀리게 되는 시대이다. 90년대생의 특징 1. 길고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간단함 이제 어떤 사람들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셔츠를 직접 만들어 입거나 짐승을 직접 도살하는 것만큼이나 구식이고, 심지어는 멍청한 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의 독서 습관에 있어 ..
직장 동료가 '빨간머리 앤'이란 책을 다시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대출을 해 왔는데, 제목만 같고 자기가 어릴 때 읽은 책이 아니어서 실망했다고 했다. 사실 나는 어릴 때 이 책을 읽은 적이 없다. 그래서 그 책이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최애 책이라고 하는 것이다. 생각난 김에 넷플릭스에서 찾아보니, 시리즈로 있었다. 어제까지 시즌 1까지 보았는데, 꽤 재미가 있었다. 요즘은 영화를 볼 시간보다는 출퇴근을 하면서 책을 보는 시간이 더 많은지라 책을 빌려다가 볼 생각이 들긴 한다. 어쨌든 시즌 1까지 봤는데, 꽤 재미있었다. 말도 많고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고아 소녀의 이야기이다. 오래된 책이라 다소 고전적이긴 하지만 소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였다. 사실 이 만화영화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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