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자주 오던 길고양이 녀석. 요즘 방문이 뜸하다 싶었다. 집앞에 있는 마트에 살 것이 있어 나가다가 골목에서 녀석을 봤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려고 보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녀석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지나가는 내가 아니라 녀석의 앞에 있는 작은 무언가였다. 걸어서 녀석이 있는 곳까지 왔을 때, 정말로 깜짝 놀랬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쥐를 대치 상태에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은 새앙쥐였다. 아무래도 큰쥐 보다는 새앙쥐는 덜 무서우니까... 고양이는 이렇게 앉아서 지켜보고 있고, 새앙쥐는 겁에 질린 건지 아니면 당당히 대항하고 있는 건지 계속해서 찍찍거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독 안에 든 쥐'다. 나도 지나가지 못하고 고양이도 쥐를 잡진 않고 새앙쥐는 계속 찍..
우리집 마당에 핀 꽃이다. 너무나 정열적으로 생긴 빨간 꽃이다. 우리가 제주도에 이사 와 살 때부터 여름이 되면 마당에 있는 화단에 피는 꽃이다. 우리가 심은 꽃이 아니니 어떤 종류의 꽃인지는 모른다. 생김새를 봐서는 백합처럼 생겼는데, 이렇게도 정열적인 빨간 백합이 있나 하는 의혹이 생긴다. 잎의 모양을 보면 수선화 같기도 하고... 아무튼 여름이 되면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함으로 화단에 피는 꽃이다. 손바닥 만큼이나 큰 꽃이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활짝 핀다. 그때마다 ‘아, 이 꽃이 여름이면 폈었지?’하고 놀라곤 한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때가 되면 알아서 찾아오는 꽃들은 참 신기하다. 자신의 몸속에 정확한 시간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다들 알고 있는 앱이려나? 이 앱을 깔고 노래를 불러 올리면 서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듣고 후원도 하고 그러는 거다. 물론 후원은 코인으로 하는 것이다. 며칠 전 남편이 제주도 도시사인 원희룡이 썸씽이라는 코인을 소량 구매했다는 기사를 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코인이 뭔지 찾아보다가 이렇게 노래부르기를 통해 코인이 이용되는 것을 알았다. 호기심에 우리도 깔아 보았다. 앱을 깔고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에서 들리는 반주를 듣고, 화면에 나오는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불러 업로드를 하면 된다. 뭐 노래 부르는 게 힘들겠어?하고 앱을 깔고 노래를 불러보다가 깜짝 놀랬다. 내가 노래를 잘 부르지는 않지만 이렇게까지 음치에 박치인줄 몰랐다. 첫 곡을 부르면서 마치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나오는 참가자처럼 엄청나게 노..
(사진출처 : 네이버) 정말 신기한 것을 보았다. 급식소 언니가 언니네 집 차에 우담바라꽃이 피었다고 한다. 도대체 그게 뭔 소리인가 했다. 나는 한번도 우담바라꽃을 본 적이 없었고, 도대체 차에 어떻게 꽃이 핀다는 것인지, 어디서 우담바라꽃 화분을 사서 차에 놨다는 것인지 알아듣지를 못했다.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우담바라꽃은 너무나 귀한 꽃이라고 한다. 삼천년에 한번 꽃을 피운다는 이야기도 있고, 생긴 것도 신비롭게 생겼다. 찾아 볼수록 더 궁금해서 그 언니네 집에 가서 직접 보기로 했다. 세상에나 이렇게 작은 것이었다. 그냥 보면 뭔 먼지가 묻었나해서 스윽하고 닦아버렸을 것처럼 정말 보이지도 않는다. 꽃이 너무 작아서 가까이에 가서 찍으니 차에 붙어서 자란 꽃인 줄도 모르겠다. 아무튼 언니네 검은색 ..
주말 내내 날씨가 참 좋았다. 6월이 되면서 부쩍 여름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낮기온도 훌쩍 올라갔다.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 나는 한여름 불볕더위가 아니면 꽤나 여름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요즘이 딱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집밖에 나가기가 여긴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러더 보니 도서관도 참 오래간만에 들렸다. 여전히 좌석는 거리두기로 듬성듬성 앉아야 하고, 도서관 사서도 이용객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발열체크에 손소독... 이제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일상이지만 날씨 좋은 날 외출 삼아 들른 도서관인데 기분은 영 나질 않는다. 도서관에 사람은 많지 않지만 서가에 책은 유난히 적어보인다. 우리처럼 많은 사람들이 책을 대출해가 집에서 읽는 것이 틀림없다. 이제 백신도 꽤..
아침에 출근하는 길이었다. 횡단 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서 있는데, 뭔가 수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길 건너편에 비상등을 켠 경찰차가 보이고 탑차가 보이고 그 뒤에 해군이라고 되어 있는 차가 보이고 군인들도 서너명이 서성이고 있다. 초록색불로 바뀌고 호기심에 근처까지 가 보았다. 코로나 백신 수송 차량이었다. 탑차가 정차되어 있는 건물에 병원이 있는데, 그곳으로 백신을 수송하는 중이었다. 뉴스에서 군인이 동원되어 백신 수송을 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삼엄한 분위기로 수송하는 줄은 몰랐다. 늠름한 군인들이 탑차 앞뒤로 경계를 서고 있는 것까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왠지 중요한 업무 수행 중에 철없는 시민처럼 보이는 거 같아서 멀찌감치에서 이렇게 탑차만 사진을 찍었다. 꽤 이른 시간인데 많은 관계자..
각재기라는 생선이 있다. 나도 제주도에 이사와서 처음 먹어본 생선이었다. 제주도 사람들은 고등어 보다 맛있는 생선이라며 각재기를 즐긴다. 생긴 건 고등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꼬리 부분에 가시같은 것이 있는 생선이다. 그래서 생선을 손질할 때 그 가시같은 것을 잘 떼어내야 한다. 맛은 고등어 보다 기름지고 고소하다. 나는 처음에 각재기국부터 먹어 봤었는데, 그건 좀 많이 비릿하다. 그래도 제주도 사람들은 고등어 보다 각재기를 더 쳐준다. 퇴근하고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급식소 언니를 공원에서 만났다. 난 우연히 만난 건 줄 알고 엄청 반가워했는데, 사실은 언니가 날 찾으러 공원으로 온 거란다. 전화를 했는데 내가 받지 않아서 운동 중이겠거니 하고 공원으로 왔다고 한다. 각재기를 한상자 사서 손질해..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제과제빵 재료들을 파는 가게이다. 이름도 거창하게 '베이커리의 모든 것'이다. 빵을 만드는 모든 도구와 빵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파는 곳이다. 내가 제과제빵을 배우면서 모든 걸 다 집에서 만들어 보려고 도구와 재료를 여기서 거의 샀었다. 흔히들 가지고 있는 식빵틀 뿐만이 아니라, 케이크 만드는 틀이나 파이나 마들렌, 머핀 만드는 것까지 모든 도구를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이 가게가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다. 빵 만드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도구도 있고, 언제나 만들고 싶은 빵의 재료를 손쉽게 살 수 있어서 좋았다. 보통 사람들은 학원에 다닐 때와 그후 몇개월은 빵을 잘 만들어 먹고는 그후에는 거의 손을 뗀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학원을 다닌지 3년도 넘었는데, 가끔 아직도 빵을 만들어 ..
급식실 조리사님이 양파를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왔다. 조리사님의 남편이 밭떼기로 작업을 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양파 수확 후, 수매하기에는 중량 미달인 양파를 엄청나게 가지고 오셨단다. 그걸 큰 봉다리로 하나가득 줬다. 양이 많아서 두고 먹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하다. 그래서 양파지를 담기로 했다. 작아도 얼마나 단단하고 매운지, 까는 내내 눈물을 엄청나게 흘렸다. 전에 티비에서 입에 물을 한모금 물고 까면 눈이 맵지 않다고 해서 그렇게 해 보았다. 정말로 덜 매웠다. 하염없이 내리던 눈물이 적당히 눈이 매운 정도로 괜찮았다. 양파를 모두 까서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양파지를 담았다. 물 2컵, 간장 2컵, 설탕 1컵, 식초 1컵, 미림 1/2컵을 넣고 한번 끓인다. 전에 요리를 배울 때 알게 된 팁!! ..
우리 동네는 이렇게 집집마다 담장에 장미를 심어둔 집이 많다. 오월이 되면 이런 집들에서는 장미가 매혹적으로 피어 지나가는 사람의 발길을 잡는다. 장미꽃하면 왠지 꽃꽂이나 꽃다발을 생각하는 것은 나만 그럴까? 귀한 꽃처럼 느껴지는 장미가 이렇게 집집마다 피어 있는 것이 유독 제주도여서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장미는 손톱만한 봉우리로 있다가 때가 되면 거의 어른 주먹만하게 꽃을 피운다. 그 작은 봉우리에 어떻게 저렇게 큰 꽃이 들어 있었을까 신기하기까지 하다. 제주도의 돌담하면 일미터도 안되게 낮은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집은 돌담이면서도 꽤 높다. 내 키 보다도 높으니 거의 이미터 정도는 될 듯하다. 그래서 장미가 피었지만 겨우 담장 위로 빼꼼하게 고개를 내민다. 옆집 장미인 위의 사진과 달라서 지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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