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에 관해 100가지 그림과 함께 소개한 책이다. 정말로 그림책이라서 10분이면 읽는다. 작가는 어느날 친구들과 ‘우정 사슬’을 만들어 보았다고 한다. 마치 먹이 사슬처럼 연결 연결되는 친구 관계를 따라가 보았더니, 마치 세계 여행이나 하는 것처럼 전세계에 연결이 되었다. 이런 우정 사슬을 찾아 보면서 생각하게 된 우정에 관한 글을 그림과 함께 소개한 것이다. 우정이란 언제나 두텁게 성공적으로 쌓는 건 아니다. 어렵고 고된 상황을 마음껏 터 놓을 수도 있고,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을 같이 할 수도 있고, 죽고 못사는 우정이었지만 소원해져 만나지 않은지 오래기도 하고. 우정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는 크고 작은 우정이 언제나 곁에 있었다. 친구에 대해,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는 세번째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무더운 여름 우즈베기스탄에서 걷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경찰들의 태도가 외국인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혼자여행하면서 겪는 불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거나 위로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약해지는 것이다. -혼자하는 여행을 해보지 않아서 그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작가는 이런 나약함을 안고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섰다. 중국 국경을 넘어 도착한 카스는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의 실크로드 중, 아직도 실크로드 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유일한 도시였다. -작가는 카스에 있는 시장의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엄청난 인파와 장사꾼, 물건들, 소리, 냄새까지. ..
10개월 전 이질로 풀밭에 코를 박고 쓰러졌던 작가는 다시 비행기를 세번 갈아타고 버스를 타고 코를 박았던 그 지점으로 돌아와 걷기 시작했다. 지난 번에 좌절된 터키에서 이란을 거친 후, 새 여정인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걸을 예정이다. 여기는 마피아, 강도, 전쟁, 사막, 온갖 독이 있는 벌레들이 62살의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란 남자들은 한결같이 수염을 기르는지 물어봤다. 그는 웃지도 않고 대답했다. “여자들한테 없는 거니까요.” -나도 항상 궁금했는데, 이런 이유였구나. 남자들의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잘 정돈된 비탈 위에 햇포도가 있었다 이 나라에서 포도주 소비는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이 포도로는 건포도를 만들 것이다. ‘비밀을 지킨다는 조건으로’ 사람들이 얘기한 바로는, 경작..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를 한나절만에 읽고, 같은 작가의 또다른 책을 봤다. 나도 나중에 ‘아프로 헤어’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자기 인생에 대해 늘 무언가를 두려워합니다. 약해지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치열해야 한다며 진지하고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하지만 진지하고 심각하게 열심히 산 만큼 보답이 돌아오느냐 하면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 사실에 우리는 상처받고 불안해하고 노력이 부족하다며 또다시 스스로를 채찍질하지요. 그런가 하면 이런 반복 속에서 인생이 끝나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꼭 말해두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어떻게든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작가는 퇴사를 했다고 한다. 돈이 없어도 행복하잖아,하는 ‘무언가’..
지난번에 장기하 책에서 소개받는 책이다. 그럭저럭 괜찮은 수입…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세련된 느낌의 볕 잘 드는 널찍한 집에는 작은 정원이 딸려 있고… 앤티크 가구들을 모아놓고 친한 친구들이 찾아와 “집 너무 멋있다”라고 칭찬해주면 “호호호”하고 자연스레 웃어넘기고… 인생의 동반자인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키우고… 나이를 먹어도 멋을 부릴 줄 알고… 가끔은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 디너 코스를 천천히 음미하며 삶을 즐기는… 아아, 내가 써놓고도 식은땀이… 대체 어디서 이런 이미지를 끌어모아 머릿속에 담아두고 살았는지. 지극히 평범한 월급쟁이 집안이었던 우리 집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게 사는 사람을 내 눈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현실감이라곤 요만큼도 없는, 잡지에서 엿본 연예인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생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어 보기로 했다. 거의 200년이 가까워오고 있는 책을 나는 이제야 읽는 것이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아보니, 헉! 어마어마하게 두껍다. 글씨도 깨알같고… 그래도 이번 방학에 도전해 보기로. 그래서 ‘그래픽 종의 기원’이란 책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만화책이다.ㅋ 그 이론은 바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존재는 야만적인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번식을 하기 위해 경쟁하고, 오직 적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종의 기원을 한문장으로 요약한 것일까? 어떤 형질이든지 모두 유전되는 것이 원칙이다. 가축이나 재배 식물에서 볼 수 있는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동물이나 식물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용도나 기호를 위해 적응이 일어났..
필사하고 싶은 시들이 모인 책이란다. 그래서인지 제목도 멋진 글씨로 쓰여져 있다. 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가 어쩌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달달한 시다.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이규보 진주 이슬 머금은 모란꽃을 새색시 꺾어들고 창가를 나나네 빙긋이 웃으며 신랑에게 묻기를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짓궂은 신랑 장난치기를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
작가가 실크로드를 걷기 시작한 것은 그의 표현에 의하면 인생의 세 번째 시기인 노년에 가까운 중년의 나이 때였다. 즉 은퇴 후 일년이 지나서이다. 은퇴를 하자마자는 파리에서 갈라시아에 이르는 산티아고길을 걸었단다. 파리서부터 시작해서 2,300킬로미터를 76일간 걸었다고 한다. 정말 엄청 잘 걷는다. 우리가 산티아고 800킬로를 30일간 걸은 걸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산티아고 여정이 끝나고 다음해부터 일년에 2,500킬로에서 3,000킬로미터를 걸어 몇년에 걸쳐 실크로드 12,000킬로미터를 걸은 것이다. 그럼 그 긴 여정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긴 글을 읽어보자. 긴 여정의 첫날 터키에서 무지막지한 운전자들의 난폭한 운전을 경계하며 걸었다. 터키어를 하나도 못하는 작가가 길을 묻자 터키인들이 친절하게 그..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어보기로 했다. 전에도 여러번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작가이다. 올해는 반드시 끝까지 읽어내겠다는 각오로 잡았다.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 보다는 예술과 기대 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을 잘라내고, 우리의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역시 글을 만만하게 쓰지 않는다. 작가는 ‘그는 오후 내내 여행했다’라는 글에는 현실에 있는 많은 것을 생략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실제로 여행을 가면 자질구레한 그래서 여행 자체를 번거롭게 하는 것들이 산재해 있는데, ‘오후 내내’로 압축해 버릴 수 있는게 여행기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데제생트의 경고(여행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에도 불..
이 책을 시작으로 과학과 관련한 책을 많이 읽게 될 듯하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어려웠던 과학인데, 요즘은 쉽게 풀어 쓴 책도 많으니 나의 지식의 영역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과학이 우리에게 베풀어줄 혜택은 앞으로도 해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다. 그러나 과학이 홀로 우리를 이 엄청난 생태적 위기로부터 구원해줄 수는 없다. 우리의 삶 자체가 녹색으로 변하지 않는 한, 다시 말해서 우리 스스로 지금보다 조금 더 ‘불편한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우리 인류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생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의 생활 방식에 일대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나는 제주도로 이사오고부터 자가용을 끌고 다니지 않는다. 가능하면 대중 교통이나 걷기 혹은 자전거를 이용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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