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작가는 세번째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무더운 여름 우즈베기스탄에서 걷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경찰들의 태도가 외국인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혼자여행하면서 겪는 불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거나 위로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약해지는 것이다.

-혼자하는 여행을 해보지 않아서 그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작가는 이런 나약함을 안고 키르기스스탄의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섰다.

중국 국경을 넘어 도착한 카스는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의 실크로드 중, 아직도 실크로드 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유일한 도시였다.

-작가는 카스에 있는 시장의 모습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엄청난 인파와 장사꾼, 물건들, 소리, 냄새까지.

내가 사람들 눈에 봉으로 보이고, 대화도 나눌 수 없는 상태여서, 여행의 성격이 바뀐 것 같았다. 마을 주민의 환대를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산책자에서 일주여행자로 바뀌어버렸다.

-중앙아시아와 중국은 풍경이 달랐다. 중국으로 들어서면서 작가는 산책자가 아니라 일주여행자가 되었다고 한다. 모든 중국 사람들은 작가에게 뭔가를 뜯어내려고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도보여행의 재미가 삭감되었을 것이다. 언어까지 통하지 않아 더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실크로드 길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그의 여행이 염려된다.

내게 지혜란 파미르의 눈 덮인 언덕이나 동양의 사막을 달구는 뜨거운 모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게 지혜란,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활기차고 따뜻한 삶이다. 은퇴한 사람은 잠자코 쉬라고? 그러고 싶은 사람에게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배운 모든 것, 직업적인 노하우, 사람과 삶에서 얻는 경험을 던져버려야 한다? 나는 은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내 모든 것을 쏟아 참여하면서 인생을 곱씹어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다. 나는 지혜를 찾았다. 내게 있어 지혜란 잠자코 물러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으로 들어서면서 작가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깊은 고독과 외로움에 휩싸였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보지 못했던 이곳에서의 노인들의 위상에 놀랬다. 노인이 존경받고 그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걸으면서 앞으로 그가 할 쇠이유 협회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어른들이 비행 청소년과 함께 외국에서 2,500킬로의 도보 여행을 통해 그들의 재활을 돕는 협회이다.

2001년 작가는 네번째 도보여행을 했다. 이번에는 고비사막을 지나는 여행이었다. 책이 3권으로 되어 있는데, 1권은 첫번째 여행, 2권은 두번째 여행, 3권은 세번째와 네번째인 두번의 여행을 같이 엮은 책이다.

어쩌다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얘기를 나눌 수가 없을 것이다. 이들은 내게 물고기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입이 움직이는 것은 볼 수 있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제 우리 둘이다. 고비 사막아.

-중국 도보여행은 작가에게 매우 어려운 여행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사막이라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었다. 유럽인과 다른 문화나 풍습도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그를 외롭게 만들었다.

며칠 후, 수첩에 ‘특이 사항 없음’이라고 적었다. 나는 감수성을 잃은 존재, 걸으라고 프로그램 되어 있어 앞으로 나아가는 자동인형이었다. 꿈도 상상력도 없는 메마른 존재, 세계에 눈을 감은 장님이었다.

-중국에서의 도보여행이 주는 어려움이 잘 나타나 있다. 지칠대로 지친 작가, 도보여행을 마무리하고 계획했던 쇠이유 협회 일도 잘 풀리지 않고, 긴긴 도보여행이 한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그가 얼마나 지쳐있는지 알 수 있다.

도착이란 꿈이 끝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깨어나기를 거부하고 목표지점에 도착해 유턴해서 걸어 돌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걸어서하는 모험을 경험해야 한다.

-도착지점에 도달했을 때의 아쉬움은 홀가분함 보다 크다.

이렇게 방학이 아니면 끝내지 못했을 책을(각권이 400페이지가 넘는 책 3권을) 마무리했다.
추가 책인 ‘나는 걷는다 끝’까지 하면 4권일세.
이 책을 읽는 나도 좋은 여행이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