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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갑자기 고강도 범죄영화를 본 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이번엔 '범죄도시'를 보았다.
사실 '범죄의 재발견'을 보려고 했는데, 올레 티비 월정액관에서 이 영화는 무료가 아니었다.
그래서 같은 '범죄'가 들어가는 '범죄도시'가 생각이 나서 이걸로 선택했다.

사실 폭력영화를 잘 안보는 이유도 있었지만, 근육으로 연기한다는 느낌의 마동석과 아이돌 스타로 인기 몰이를 한다고 생각한 윤계상이 나오는 영화라서 더 안 보고 있던 영화이다.
그래도 워낙 영화 매니아들에게서 회자되는 영화이고, 티비에서도 패러디를 엄청나게 하던 영화였으니 평타는 하겠지 하는 기대는 하고 보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가리봉동의 조직 폭력배를 30명이나 소탕한 사건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영화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사정을 소개받고 영화를 보니 더 실감도 나고 더 무섭기도 했다.
1990년부터 가리봉동에서 조선족들이 많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이에서 조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힘겨루기를 하느라 범죄와 폭력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2004년 가리봉동에서 조직 폭력배들이 창궐하면서 완전 전성시대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 당시 경찰이 조직 폭력배 30명을 소탕한 일이 생긴 것이다.

 

마동석이 이 영화에서 형사로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는 형사의 연기를 꽤 잘 소화해냈다.
심각하게 폭력적이면서 위트도 있고 지역의 주민과는 친밀하게 지내는 그런 류의 형사였다.

 

가리봉동에는 여러 조직 폭력배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위세를 떨치는 조직 폭력배는 독사파와 이수파였다.
두 조직 사이에는 일정 정도의 상도덕도 지켜지긴 했지만, 가끔 우발적인 시비로 서로 상처내고 죽이고 그러기도 하는 사이였다.

 

그리고 조선족 조직 폭력배와 더불어 한국 조직 폭력배도 있었는데, 그들은 춘식이파로 불리고 있었다.

 

이 가리봉동에 새로운 조폭이 등장한다.
바로 장첸이 이끄는 흑룡파이다.
이들은 하얼빈에서 대형 사고를 치고 두목은 잡혀 사형을 당했고, 행동대장이었던 장첸이 부하들과 함께 부산으로 밀입국해서 가리봉동으로 흘러들어오게 된 것이다.
장첸은 가리봉동에 와서 조선족 조폭들이 잡고 있는 상권을 하나둘 자기 손아귀에 쥐게 된다.

장첸이 가리봉동을 접수하는 과정은 매우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먼저 독사파의 두목을 살해해 토막을 내서 쓰레기장에 버려 버린다.
또한 이수파의 가리봉동 패권도 거의 '내놔!'식으로 접수해 버린다. 물론 협조적이지 않을 때는 살인을 저지르는 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장첸은 한국 조폭과도 거래를 해서 그들과도 뺏고 사기치고 죽일 듯이 싸우는 관계가 된다.

 

마석두는 장첸의 오른팔까지 잡아들여 흑룡파를 일망타진하려고 작전을 짠다.
가리봉동의 잇권을 둘러싼 조선족 조폭과 한국 조폭, 그리고 그들을 잡아 살기 무섭지 않은 가리봉동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형사들의 치열한 수사를 볼 수 있는 심각하게 폭력적인 폭력 영화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이런 류의 영화를 왜 좋아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잠시도 눈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는 스토리나 '이 정도면 놀라겠어?'라는 식으로 점점더 잔인해지는 폭력적인 장면, 거기에다가 파격적이거나 충격적인 캐릭터들의 연기가 한데 모여지니, 왠만한 영화를 볼 때와 달리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결론적으로 지루하지 않은 영화가 폭력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더 폭력적이고 더 잔인한 영화를 좋아하게 되는 듯하다.

특히 이 영화로 정말 많은 인기를 얻은 사람이 윤계상으로 알고 있다.
장첸이라는 캐릭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함 그 자체의 인물이다.
하지만 삼단같은 긴 머리를 예쁘게 뒤로 묶은 윤계상의 곱상한 얼굴이 그런 잔인한 캐릭터에 플러스 다른 느낌을 주어 더 빠져들게 하는 듯하다.
정말 이 영화에서 윤계상의 연기는 완벽했다.
아무리 잘 생긴 윤계상도 아주 나쁜 놈이란 생각이 들었으니, 제대로 연기한 것이 분명하다.

'변호인'의 임시완이나 '스윙키즈'의 디오와 다른 느낌이었다. 임시완이나 디오도 아이돌 출신으로 명연기를 하기로 유명한데, 윤계상의 장첸 연기에서는 그 명연기를 넘어선 무언가가 느껴졌다.
윤계상! 완전 다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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