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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런 영화가 있는 줄 몰랐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이 영화의 원작인 책을 빌려서 읽었던 적이 있다.
그때 뭐가 바빴는지 끝까지 다 읽지 못하고 그냥 반납했었는데, 재미있게 읽고 있었어서 다시 빌려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던 차였다.
그런데 같은 제목의 영화가 리뷰로 올라온 것을 봤다.
반가운 생각에 영화를 보기로 했다.

 

아자는 엄마와 단둘이 인도 뭄바이에 있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첫 장면은 문제를 일으켜 소년원에 가게 된 아이들 셋에게 아자가 이야기를 해 주면서 시작된다.

 

아자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엄마는 아자가 기적으로 태어난 아이라고 하면서 아빠가 누구인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엄마는 빨래터에서 일하기 때문에 살림이 넉넉하지 못하다.

 

아자는 학교에 가기 전까지는 집에 티비도 없고 인터넷도 없어서 세상 물정을 잘 몰랐다.

 

아자의 표현으로 자기집과 사촌집을 오가는 거리 근처까지가 어린 아자에게 아는 세상의 전부였다.

그러나 아자와 아자의 엄마에게는 꿈이 있었다.
나중에 꼭 프랑스 파리에 한번 가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아자는 세상을 조금씩 알게 되고, 그래서 자기네 집이 가난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거기다가 엄마는 병이 걸려서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엄마가 병원 진료실에서 진료를 받는 동안 아자는 대기실에 있는 가구매장인 이케아의 카달로그를 보게 된다.
그 카달로그에 있는 멋진 가구들을 보면서 나중에 부자가 된다면 침대는 무엇으로 놓고, 거실은 어떻게 꾸밀지 상상하며 지낸다.

 

어느 날 시장 광장에서 마술쇼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이 마술로 쉽게 돈을 버는 것을 보게 된다.
아자는 사촌들과 그 마술쇼를 하던 사람들의 마술 도구를 몰래 훔쳐 자기들도 시장에서 마술을 하기 시작한다.

시장에 있는 기리가 이끄는 조직에 어느 정도 수수료를 주면서 아자가 청년이 될 때까지 그들의 마술쇼는 계속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끝내 병으로 죽고 만다.
아자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려고 생각한다.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자는 아빠의 비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아빠는 프랑스 사람이었고, 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예술가였다.
그런 아빠와 엄마는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지만, 엄마의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해서 아빠는 파리로 떠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계속 엄마에게 사랑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 중 한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언젠가 당신의 아빠가 우리를 허락하면 파리에 와서 에펠탑 앞에서 만나자고.
자신이 매주 일요일에 거기서 기다리겠다고.
혹시 자기가 없으면 이 편지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라고.
그러면 그 비행기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아자는 엄마의 유골과 여권, 그리고 백유로 짜리 가짜 지폐를 들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다.

 

파리에 가서 그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이케아 매장이었다.
어릴 때부터 꿈꾸었던 멋진 가구들이 거기에 다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첫눈에 반해 버린 마리를 만나게 된다.
마리에게 아자가 자기가 살고 있는 인도에 대해 설명해주자, 마리는 마치 인도에 가 있는 것 같은 환상을 느낀다.
둘은 다음날 에펠탑 앞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그리고 아자는 돈이 없어 이케아 매장에서 몰래 숨어 잠이 들었다.
옷장 속에 들어가 자고 있는데, 그날 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이케아 매장에서는 낮에 받은 주문 물건을 포장해 밤새 배송을 하는데, 아자가 자고 있던 옷장이 바로 그 배송될 물건이었던 것이다.
아자는 옷장 속에서 영국 런던으로 배송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여행은 파란만장하다.

영국 국경을 넘다가 난민으로 오해받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보내진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여러 난민과 함께 체류되어 있다가

 

화물칸에 숨어 들어 유명 여배우의 옷 드렁크에 숨어서 이탈리아에도 가고

여배우의 도움으로 큰 부자가 되었지만, 다시 쫓겨

 

열기구를 타고 파리로 가려고 하다가 중간에 가스가 떨어져 해적선에 불시착해 리비아로 가고

 

리비아에서 가진 돈으로 선행을 베풀어 행복을 찾고

 

파리에 가서 못다한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인도 뭄바이로 돌아와 학교 선생님이 된다.

이케아 매장의 옷장에서 잠이 들어 시작된 여행은 뭄바이의 작은 마을이 온 세계라고 알고 살았던 아자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의도하지 않게 유럽 곳곳을 다니며 돈도 벌고, 행복도 얻고, 끝내는 엄마에게 아빠도 찾아주었다.
그리고 첫눈에 반할만한 사랑도 만나게 된다.

 

이 영화의 감독은 인도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주인공과 첫 배경이 인도이다.
어쨌든 유럽 곳곳을 다니는 여행이 영화의 대부분이지만, 왠지 영화 스타일이 발리우드 영화 같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중간 중간 뜬금 없이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배우들이 마치 뮤지컬을 보여주듯이 합창을 하고 군무를 춘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에서 보물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자기가 살던 곳에서 찾았던 것과,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라는 책에서 주인공이 진짜이야기를 한 건지 꾸며낸 이야기를 한 건지 알 수 없게 끝내는 것 등이 함께 녹아져 있는 내용의 영화였다.

제목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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