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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학창시절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순정만화처럼 펼쳐지는 영화라고 들었다.
요즘처럼 날이 흐린 겨울날 뭔가 상큼한 영화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로 보게된 '너를 만난 여름'
그런데, 전체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는 영화지만... 난 어려서도 순정만화를 좋하하지 않던 여학생이여서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런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에 감동하기에는 이제 나도 나이가 너무 많이 들었나 보다..ㅜ

 

겅겅과 위화이는 진화고등학교 합격자 발표날 처음 만났다.
중국어를 잘 몰라서 그 뜻은 모르겠는데, '겅겅위화이'라고 붙여놓고 읽으면 아마도 사자성어처럼 흔히 쓰는 그런 말인가 보다.
그런 인연으로 서로를 알게된 주인공들은 같은 반이 되고 위화이의 요구로 짝궁이 된다.

 

순정만화의 공식처럼 여자주인공은 예쁘지 않고, 크게 눈에 띠지 않는 평범한 아이이다.
조용히 사진기로 주변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고, 속마음을 털어놓는 고만고만한 여자친구들과 항상 함께 다닌다.

 

그리고 또다른 순정만화의 공식처럼 남자주인공은 멋지고, 반항적이며, 똑똑하고,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남자 아이는 평범한 여자 아이를 좋아한다.

 

위화이는 수업시간에는 책상에 엎드려 매일 졸고 있지만, 시험만 치면 전교 1등이다.

 

농구는 얼마나 잘하는지, 위화이가 농구를 하면 전교생들이 모여서 구경하면서 박수치고 환호를 한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도 잘 불러서 학교 합창 대회 때 솔로로 무대의 조명을 받으며 멋지게 노래를 한다.

 

만찢남같은 위화이는 그래도 짝궁인 겅겅만 좋아한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고, 다치면 밴드 붙여주고, 공부도 도와준다.

 

그리고 영화 제목처럼 햇살 내리쬐는 여름 둘은 우연히 손을 잡기도 한다.
이렇듯 겅겅과 위화이의 첫사랑은 여름 햇살처럼 눈부셨다.

 

대입시험을 보기 전날, 둘은 서로에게 시험 잘 보라고 인사하고 헤어진다.
그때 위화이는 겅겅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대로 그냥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된다.
왠일인지 공부 잘하던 위화이는 대학입시에서 시험을 망치고, 그후 미국으로 간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어언 7년간 겅겅과 소식이 닿지 않는다.

 

7년 만에 동창회 자리에서 다시 만난 겅겅과 위화이는 어색하게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그들의 첫사랑과 알수 없었던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다른 중국 영화를 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초반에 조금 보다가 별 재미가 없어서 몇번 리뷰를 읽었던 기억이 있는 이 영화를 본 것이다.
그래서 많이 재미를 느끼진 못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봤다.
역시 나랑 순정만화같은 이야기는 안 맞는 것 같다.
이야기도 순수하고, 화면도 샤랄라하지만... 나는 이제 이런 것에 공감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내가 고등학생 때 영화에 나오는 위화이처럼 멋진 남학생을 우상처럼 바라보며 환호하던 정서를 경험해 보지 않아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다.
나는 여자 중학교를 거쳐 여자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체육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땀을 흘리며 멋지게 운동을 하는 남학생을 본 적이 없다.
귀에다 헤드폰을 끼고 우수에 젖은 눈으로 반항적인 행동을 하던 남학생을 본 적도 없다.
씨크한 듯 말을 건네거나 넌즈시 호의를 베푸는 남학생도 물론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이렇게 순정만화같은 순수한 영화를 보고 손발이 오글거리고 유치해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보고 느낀다는 절대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한 영화이다.

혹시 어릴 적 순정만화에 미쳐봤거나, 만찢남 같은 남자아이를 좋아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 적극 추천한다.
아마도 심장이 콩닥콩닥하고 뛸 것이다.
그런 심장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너무 재미있을 듯하다.
난 그저 그런 심장을 가진 사람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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