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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재래시장에 가면 할머니들이 내다파는 것 중에 우뭇가사기가 있다.

해초에서 추출해 만든 묵처럼 생긴 것인데, 항상 시장에서 보았지만 어떻게 해 먹는지를 몰라 구매를 하지 않았다.

최근 시장 갈 때마다 이것이 눈에 보이길래 이번에는 할머니한테 물어보았다.

시원하게 냉국을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고 하시면서 요리하는 법도 알려주셨다.

우뭇가사리 냉국에는 부추를 넣어야 한다면서 부추도 한줌 그냥 주셨다.

먹어봐야 맛을 아는 법, 우선 사다 해먹어 보기로 했다.

한모에 2,000원이다.

두부 한모처럼 생긴 우무(우미)를 파시면서 할머니는 친절하게도 썰어주시겠다고 하셨다.

물컹물컹해서 잘 써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썰어주신다니 냉큼 고맙다고 했다.

우뭇가사리 위에 놓여 있던 채망이 이런데 쓰는 것일 줄이야.

할머니는 채망 위에 우뭇가사리 한모를 얹더니 위생장갑을 끼고 쓰윽 누루셨다.

그랬더니 마치 국수가락 나오듯이 우뭇가사리가 채친 것처럼 딱 3초 만에 되었다.

신기해라~

할머니가 알려주신 대로 집에 와서 우뭇가사리 냉채를 만들었다.

 

재료 : 우뭇가사리 한모, 부추 아주 조금, 매실액, 소금, 깨소금


 


일. 우선 찬물에 우뭇가사리를 한번 깨끗이 씻어서 채에 받쳐둔다.


이. 부추는 송송 썰어준다. 사진에 있는 부추도 너무 많은 거였다.


삼. 우뭇가사리에 송송썬 부추넣고, 얼음을 넣어준다.

우뭇가사리 냉국에는 물을 따로 붓지 않고 이렇게 얼음만 넣어준다.


사. 할머니가 특별히 당부했던 레시피는 절대로 설탕을 넣지 말고 매실액을 넣으라고 하셨다.

혹시 새콤한 게 좋으면 식초를 조금 넣어도 좋지만, 그냥 매실의 새콤함과 단맛으로도 맛좋은 냉국을 만들 수 있다고 하셨다.

간은 우뭇가사리가 투명한 색이 특징이므로 소금으로 꼭 하라고도 하셨다.



여기에 깨소금만 뿌려주면 되는데, 우리집에 깨소금이 없어서 그냥 먹었다.

물을 넣지 않았는데도 우뭇가사리가 투명해서 마치 물을 부은 것 같다.

시원하게 마시듯이 먹으면 좋다.

 

우뭇가사리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고 칼로리가 적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고 한다.

정말로 한모를 사다가 이렇게 만들어 먹었는데, 남편이랑 둘이 든든하게 배가 불러왔다.

겨우 2,000원에 시원한 여름 점심 한끼를 해결한 것이다.

다음에 시장에 가면 또 우뭇가사리를 사다가 냉국을 시원하게 만들어 먹어야겠다.

먹다가 남은 것도 그냥 냉장고에 잘 넣어두면 더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

국수처럼 불거나 물러지지 않고 여전히 탱글탱글한 식감을 즐기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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