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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빵집 하나를 운영해 보는 것이 내 꿈 중에 하나였다.
특히 천연발효종을 배양해서 거친 빵을 만드는 제빵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만 보고도 내가 배울 게 많을 듯해서 빌린 책이다.
읽으면서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시간과 함께 모습을 바꾸고,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간다. ‘발효’와 ‘부패’를 통해서다.
발효와 부패는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 균의 작용을 통해 자연 속으로 편입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스트처럼 인공적으로 배양된 균은 원래 부패해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물질마저도 억지로 일정 기간 썩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균은 균인데 자연의 섭리를 일탈한 ‘부패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인위적인 균인 것이다.

돈은 ‘부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안에서 이윤을 낳고 금융을 매개로 하여 신용창조와 이자의 힘으로 점점 불어난다. 형태가 있는 물질은 언젠가 스러져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계의 거스르기 어려운 법칙임에도 불구하고, 돈은 애초에 그 법칙에서 벗어나 한없이 몸집을 불리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다.

-부패하지 않는 돈은 부패하지 않는 경제를 낳았고, 자본주의의 모순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만들어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부패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빵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경제 활동이 부패하지 않는 돈과 경제의 모순을 해결해 줄거란 생각으로 작은 시골에 빵집을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가 천연 발효종을 만드는 과정도 신기했다. 도심이 아니라 시골 고택에서 생기는 곰팡이 균이 천연 발효종을 만들 수 있었고, 유기 재배 정도가 아니라 비료도 거름도 주지 않은 자연재배 곡물을 사용했으며, 플라스틱 용기가 아니라 전통 대나무 바구니를 사용하는 등 오랜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천연 발효종을 만들었다.

전통을 잇고 계승하려는 시골빵집의 주인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며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한다.
빵만들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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