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목이 도발적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란 나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아닌 사회가 강요하는 트랜드나 경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을 현재에 단단히 묶어 두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쉬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주말에 거의 책만 보며 지낸다. 평일에 급식실에서 일할 때 사람들이 ‘이번 주말엔 뭐해?’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책봐.’라고 대답하면 다들 의아해한다. 주말 내내 책만 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얼굴이다. 다른 거 또 뭐하느냐고 물은 것이다라는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그냥 계속 책봐’ 하면서 그게 내게는 휴식이고 즐거움이란 변명 아닌 병명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주도로 이주해온 우리가 주말마다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제주를 즐기지 않는 것을 의아해 한다.(제주도 친구도 육지 친구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햇빛 들어오는 창가에 편안한 의자를 두고 나른하게 하루종일 책을 보는 것이 매우 행복한데도 말이다. 내게는 책보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데도 말이다.

-책을 보다가 일본 영화 안경을 소개해 그것도 봤다.
여자 주인공이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색만 즐기는 시간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푸욱 자고 있다.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다.”

”흔히 자기 나이만큼의 평수에 살아야 한다고 하잖니. 난 그동안 뭘 했나 싶어서 힘이 빠지더라구.”
나이만큼의 평수라면 80세에는 80평, 100세에는 100평이 필요한 것일까. 그렇다면 오래 살수록 지구에서 필요한 면적이 넓어진다는 말이고, 나이 들수록 민폐라는 말이 아닌가. 대한민국은 정말 재밌는 기준을 가진 나라이다.

-노후에 대한 불안을 조장하는 말은 참 많다. 노인의 고독사니 국민연금의 고갈이니 노후에 필요한 자금이 얼마니 하는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빠진다.
이런 말들에 현혹되지 말고 지금을 행복하게 사는 여유를 갖고 싶다.

’분발하지 않기 운동’
집안이 늘 깔끔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기, 읽어야 할 책이 쌓여도 느긋하기,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기, 아무리 완벽해지고 싶어도 한낱 약점 많은 인간에 불과함을 잊지 않기, 타인의 호의를 얻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기…

-내가 명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 나도 항상 분발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인데, 그것이 내 마음을 조급하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분발하기 않기 운동에 나도 참여해야 할 듯하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만나면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정말로 이런 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무능처럼 보일 뿐이다.
이 책을 읽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능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 전 삼성카드인가의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