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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쁜 영화 정주행을 시작해보자.ㅋ
그래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은 시점이니, 송강호가 나오는 '우아한 세계'를 보기로 했다.
이 영화는 조직 폭력배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살벌한 세력 싸움보다는 조직 폭력배에 몸 담고 있는 한 가정의 가장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멋진 슈츠에 더 멋진 썬글라스를 끼고 평소엔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들깨파의 중간 보스인 강인구(송강호 역)는 젊어서 조폭의 세계에 들어섰다.
조폭이었지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이나 낳아 한 가정을 이루었다.
하지만 큰 조직에 몸 담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중간 보스지만 언제나 쪼들리는 삶을 살아야 했다.
그래서 항상 그의 아내는 가난에 허덕이는 삶에 지긋지긋해 했고, 남편이 자꾸 싸우다가 다치고 다녀 언제나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했다.
인구의 식구들이 돈이 너무 없어서 여관방을 전전하고 다닐 때 그에게 방이 두개나 있는 집을 구해주면서 '그래도 살아야 하지 않겠니?'하며 도와주었던 노회장의 밑에서 십수년 간 건달 생활을 하고 있던 인구는 쉽게 조폭의 생활을 청산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친구였지만, 조직이 다른 현수(오달수 역)와는 잇권 문제로 서로 아웅다웅하지만 서로가 친구처럼 의지하는 관계이다.
그러다가 아파트 계발 건 때문에 현수의 자갈치파와 불미스런 일도 생겨 인구는 더 신변에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인구는 이제 나이도 들어 싸움도 잘 못하고, 언제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건달 생활을 정리하고 싶어한다.
아내도 언제나 불안해 하고, 이제 다 큰 딸이 건달 생활을 하는 아빠의 생활에 불만을 많이 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딸은 일기장에 아빠가 다른 조폭들처럼 칼에나 찔려 죽었으면 좋겠다고 써 놓기도 했다.

 

그러던 중, 조직 보스의 친 동생인 노상무(윤제문 역)가 인구에게 아파트 사업을 자기에게 넘기길 요구한다.
힘들게 얻은 아파트 사업이었지만, 자꾸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던 인구는 노상무에게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청과물 사업만 계속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며 조직에서 손을 떼려고 한다.
인구는 평범한 가장으로 돌아가 가족과 단란하게 살기를 원했다.
과연...


기생충에서도 송강호는 자영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고, 이런 저런 일자리를 전전긍긍하는 가장이며,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가난한 아버지의 역을 잘 소화했었다.
이 영화에서도 송강호는 들개파의 중간 보스이지만 돈도 잘 못 벌고, 싸움도 잘 못하고, 집에서는 속옷 바람으로 지낼 정도로 소탈한 사람이고, 가족들에게는 언제나 죄인처럼 쩔쩔매는 어떻게 보면 '현실 건달'이고 '생활형 건달'인 강인구 역을 배우 잘 소화했다.
자기의 목숨을 위협하는 건달들은 잔챙이 건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맞붙어 싸우는 강인구는 더 나약해 보인다.
주먹질 하나도 한방이 있는 주먹질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무대포 주먹질이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건달의 깡다구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고, 인정이나 상황에 마음이 마구 흔들리는 심약한 건달이다.

평범하지만 약간의 꼰대끼가 있는 중년 남자의 연기로는 손색이 없는 송강호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제목 '우아한 세계'는 생활형 건달이 꿈꾸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멋들어진 세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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