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이 영화는 우선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왠지 B급 영화일 거 같은 그런 제목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포스터는 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배우를 B급으로 다룬 듯한 느낌의 포스터이다.
이 영화가 개봉한 지는 정말 오래 되었고, 리뷰에서도 몇번 봤지만...
나는 정말로 이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1도 없었다.

그러다 얼마전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드라마를 몰아보기 하고, 오정세라는 배우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오정세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챙겨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찰라, 지난 번에 본 '스윙키즈'에서 오정세가 나왔고, 그의 연기에 또 한번 감동을 받아서 다른 영화를 찾아봤다.
그런데 바로 '남자 사용 설명서'라는 절대로 볼 것 같지 않았던 영화에 오정세가 나왔다는게 생각이 났다.
곧바로 올레티비 월정액관에서 찾아 플레이~!!!

 

최보나(이시영 분) 감독은 벌써 몇년째 보고 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언제나 일에 치여서 살면서 여자로서 꾸미고 다닐 겨를도 없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자신을 동료로만 볼 뿐 전혀 여자로 취급해주지 않는다.

 

이승재(오정세 분)는 몇편의 드라마를 히트시키고 스타가 된 배우이다.
이렇게 연예인의 밴에서 내리는데, 나도 모르게 심쿵할 정도로 멋지다.
원래 오정세 캐릭터가 저렴하고 무식하고 찌질이인데, 이 영화에서는 찌질과 멋짐의 중간 쯤 되는 캐릭터로 나온다.

 

바닷가에서 촬영이 있었던 날, 촬영이 끝나고 모든 스템들이 철수하면서 해변에서 잠든 보나감독을 깜빡 잊고 두고 간다.

 

그리고 뭔가 신비하게 해변에서는 각종 사용설명서 비디오 테이프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보나 감독은 평소 사람들에게 특히 남자 사람들에게 관심을 못 받던 걸 극복해 보려고, 홀린 듯 '남자 사용 설명서'라는 비디오 테이프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비디오 테이프에는 정말로 단계적으로 남자를 잘 사용하는 방법이 담겨져 있다.
박영규가 나와서 설명을 하고 외국인 둘이 나와서 재현을 하면서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다.

긴가민가 하면서 밤새 비디오 테이프를 본 보나감독은

 

3초 동안 사람을 쳐다보고, 주시한 후, 6개의 이를 보이며 웃는 동작부터 따라해 본다.
어? 그런데 절대로 택시를 양보해 주지 않던 남자가 이날 아침에는 택시를 양보해 준다.

 

감독이 야단을 칠 때도 테이프에서 알려준 대로 미안한 표정을 지어 무사히 넘기기도 하고,

 

배우의 메니지먼트사 대표에게 칭찬하기로 환심을 사기도 하고,

 

재촬영을 해야 하는 어려운 부탁을 들어준 것에 대해 감사의 표시도 한다.

뭔가 테이프에서 시키는 대로 하니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

 

광고를 촬영하는 날, 감독과 제작자가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보나 감독이 광고 촬영을 맡아서 하게 된다.
이때 멋지게 광고를 잘 찍는 바람에 승재에게 환심을 사기도 한다.

 

둘은 촬영이 끝나고 뒷풀이로 술자리를 같이 한다.

 

술에 취해 하염없이 귀여워진 보나감독

 

그런 보나감독이 하염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승재...

 

이날 밤 보나감독은 승재라는 남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여자가 남자를 손에 넣은 후에도 '남자 사용 설명서'에 따라 차근차근 남자를 잘 다루어야 한다.
늘 같이 지내던 여자가 어느 날 훅!하고 남자 마음 속에 들어갔다면, 다음 날 두 남녀는 엄청나게 어색하고 그 어색함 때문에 서로를 서툴게 사용하게 된다.
영화는 손에 넣은 남자를 어떻게 잘 사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의 뒤를 이어간다.


이 영화는 오정세를 찾아서 보게 된 영화였다.
물론 B급 영화일 거라는 선입견이 상당히 많은 영화였다.
그러나 마치 동화같기도 하고 마술같기도 한 표현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여서 색다른 맛이 나는 영화였다.
뭐 나야 이제는 연예니 밀당이니 하는 것에서는 아주 멀어진 나이가 되어서 그런 스토리에서 재미를 찾지는 못했지만, 털털한 매력의 이시영의 연기도 멋짐을 장착한 찌질한 오정세의 연기도 볼만했다.

요즘 찌질한 연기로 인기가 높아진 오정세의 연기는 어쩌면 이 영화에서 시작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멋진 배우로 나와야 하는 오정세의 연기에서 언뜻언뜻 찌질함이 베어나오고 있다.
목소리도 몸짓도 그리고 생각까지도 완벽하게 표현한 찌질 연기는 오정세를 따라갈 사람이 없는 듯하다.ㅋ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