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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개봉할 당시에 나는 영화관에 가서 봤다.
그때도 완전 화제작이었다.
이순재, 김수미 등 우리나라의 노장 연기자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이루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것 때문에도 많이 회자되었던 영화이다.
그리고 그 당시 영화가 흥행했을 때도 강풀의 만화가 원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학교 다닐 때는 만화를 꽤 많이 봤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만화는 빠지지 않고 보는 편이었다.
그러나 점점 만화방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웹툰으로 만화를 보는 시대가 되면서 그닥 만화를 보지 않은 듯하다.
최근 만화카페가 여기저기 생겨서 관심은 있지만, 아직 가보진 않았다.

그러다 어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려는데,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만화가 문고판으로 나온 것을 봤다.

 

요렇게 3권으로 되어 있는데, 보자마자 3권 다 빌려왔다.
그리고 오늘 이 만화책을 봤는데....
사실 이걸 영화관에서 볼 때도 눈시울이 뜨끈해지긴 했지만 이렇게 눈물이 나진 않았었다.
그런데, 영화보다 좀더 자세히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서 그런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만화책을 보는 내내 엄청나게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태어나서 만화책을 보면서 이렇게 울어보긴 정말 처음이다.

이 영화를 이미 본 사람이라도 꼭 강풀 원작의 만화책을 봐 보길 적극 권한다. 감동의 스케일이 다르다..

만화를 순식간에 다 보고 영화를 다시 찾아서 봤다.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뿐 할머니이다.

 

김만석 할아버지는 고물 오토바이로 새벽에 옥수동 고갯길을 오르내리며 우유를 배달하는 일을 한다.
귀가 어두워서 남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하고, 워낙 걸걸한 성격이라서 욕도 잘하고 언제나 화난 사람처럼 소리도 잘 지른다.
새벽에 우유를 배달하다가 자주 마주치는 송이뿐 할머니를 좋아하게 된다.

 

송이뿐 할머니는 리어커를 끌고 동네를 다니며 폐지를 줍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어려서 부모가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고, 학교를 다닌 적이 없어서 글도 모른다.
그래서 동사무소에서 독거노인에게 주는 지원금을 받지도 못하고 그냥 근근히 혼자 살아가고 있다.

 

이웃집에는 장군봉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아내와 살고 있다.

 

젊을 때는 개인택시 운전을 해서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 운전을 더 못하게 되니 동네 주차장에서 경비 일을 하고 있다.
아내가 치매에 걸려서 출근할 때는 집의 대문을 잠그고 나와야 한다.

 

치매에 걸린 아내는 언제나 벽에 그림을 그리며 하루를 보낸다.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장군봉 할아버지가 퇴근 후 씻기고 먹이고를 다 해주어야 한다.

영화는 이 네 노인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다루고 있다.
노인의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대해 감동적이고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잦은 마주침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 김만석 할아버지와 송이뿐 할머니...

 

할머니가 노인 복지금을 받을 수 있게 함께 동사무소에 가서 일을 처리해 주는 김만석 할아버지...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약간 코믹하게 다루어 지고 있다.

 

만화에서는 송이뿐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이 동사무소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복지지원을 받게 된 부분에서 얼마나 감동이 되는지 정말 눈물이 너무 나서 책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터프한 척 송이뿐 할머니에게 연애편지를 전하고

 

먼저 간 아내에게 예의가 아니라며 '당신'이라고 못하고 '그대'라고 하며 마음을 전하고

 

노인들끼리 친구가 되어 서로 돕고 의지하며 지내는 이야기.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마지막에 조금 아쉽고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결말까지도, 만화책으로 보면 십분 이해가 되는 전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많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강풀의 만화는 정말 명작이다.
이 만화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영화화까지 된 데에는 원작이 갖는 힘이 어마어마해서였을 것이다.
영화만 보았을 때도 삶과 죽음에 대해 매우 잘 다룬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만화를 보니 좀더 심도깊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쉽게 그 감동을 지울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마도 영화에 캐스팅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어서 만화가 더 감동적으로 읽혔을 수도 있다.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싱크로율도 아주 좋다.

 

내가 학교다닐 때 봤던 만화들은 대부분 흑백이었는데, 이번에 본 만화가 완전 컬러판이어서 더 좋았다.
영화를 본 사람도 아니면 아직 영화를 못 본 사람도 강풀의 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꼭 봤으면 좋겠다.
이번 주 도서관 신간 코너를 샅샅이 뒤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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