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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수어 / 이미화

gghite 2022. 2. 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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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와 관련한 최근에 나온 책인 듯하다.

행동하는 사람만이 낙관주의가 될 수 있다.

-나는 마음이 지칠 때, 뭔가 할일을 찾는다. 아마도 낙관적인 생각을 만들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듯하다. 이 문장을 알고 있진 않았지만.
어쨌든 작가는 낙관주의자가 되기 위해 수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어를 배우다 보면 수어가 손동작뿐 아니라 표정까지 사용해야 하는 언어라는 사실을, 근육이 얼얼할 정도로 깨닫게 된다. 외국어로 말하는 게 사고 체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뇌로 생각해야 한다면, 수어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근육을 사용하는 일이다.

-나는 말할 때 표정을 많이 짓는 편이다. 요즘 나이가 들면서 표정이 좀 사라지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수어를 배우면서 새로운 근육을 단련시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데, 수어의 주된 수단인 손가락이 문제다. 일하면서 얻은 관절통 때문에 손가락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잘 움직이는데 통증이 좀 따른다. 이 문제가 잘 해결되어야 할텐데. 그래서 얼마전에 정형외과에 가서 통증 주사도 한대 맞고 왔다. 사진도 찍어봤는데 염증은 없고 통증만 있으므로 쉬면 낫는단다. 이런…

3차원의 공간을 활용하는 수어는 하나의 동작으로 여러 문장 성분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공간을 언어의 구성 성분으로 사용하면서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수어는 내 몸을 중심으로 상하좌우가 일정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수어를 하느냐에 따라서 능동, 수동 그리고 사동, 피동이 다른 활용 없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대부분의 조사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주 긴 문장도 짧게 수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농문화
농인은 걸으며 자주 뒤를 돌아본다는 것, 농인과 대화할 때는 상대방의 얼굴과 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 청각장애가 있어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운전 시 시야가 건청인에 비해1.5배 넓다는 것, 농인은 한국어로 문장을 짓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데 그건 수어의 문법과 한국어의 문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강의나 행사 등 다수의 농인을 집중시킬 때는 불을 끄면 된다는 것.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정말 새로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수지는 이전의 고요를 되찾고 싶어 한다. 인공 와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는 수지가 상상하던 소리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소리라기보단 타격에 가까운 소음. 이게 소리라면 듣지 않는 편이 낫다고, 불완전한 소리의 세계보단 완전한 고요 속에서 살고 싶다고 수지는 생각한다.

-인공 와우가 어느 정도의 성능이 있는지는 확실히 모른다. 하지만 지난번 본 영화에서도 이 수술을 받은 주인공이 다시 고요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농인들의 고요의 세계는 어쩌면 평온한 세계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순언니가 농담처럼 한 말이 있다.
“너의 수어는 나만 알아들을 수 있어. 다른 농인들은 거의 못 알아들을 거야.”
아마도 내 수어가 그만큼 엉망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는 단어는 몇개 안 되고, 수어 문법도 모르고, 손가락 모양도 정확하지 않고, 비수지 언어 또한 잘하고 있지 않았을테니까.
나는 새로운 언어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완전 초보다.
그래도 수어가 너무 매력적이고 재미있어서 이번 방학에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다음에 언니를 만나면 “너의 수어는 다른 농인도 잘 들을 수 있을 거 같아.”라고 놀라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어는 배울 수록 매력적이다.
새로운 언어를 습득한다는 건 또다른 영혼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나에게 또다른 영혼이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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