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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따라비 오름에 억새를 보러 갔다가 실패하고 우리는 다시 억새를 보러 ‘큰사슴이 오름’을 찾았다.
대록산 즉 큰사슴 산과 소록산 작은 사슴 산이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한자어 보다는 순우리말 이름이 멋지다.
큰사슴이 오름은 이렇게 생겼다.
지나가는 구름이 잠시 머물 수 있는 멋진 오름이다.

같이 간 언니들이 억새밭에서 인생샷을 찍고 싶다고 해서 내가 찍어 주었다.
역광이라서 억새가 잘 나오지 않아 보정을 좀 하긴 했지만, 그래서 더 멋있는 사진이 되었다.
언니들도 감동했다.ㅋ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풍차도 많이 있었다. 만약 언덕 위에 저 풍력발전기가 옛날 풍차 모양이었다면 더 목가적이었겠지?
조금 현대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멋지다.

오름 둘레에는 걷기 좋은 둘레길이 있어서 억새를 억수로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는 그래도 산행을 나왔으니 큰사슴이 오름에 오르기로 했다.
조금 경사가 가파르긴 했지만 그리 높은 산이 아니라서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억새밭이 저렇게 가운데 십자 모양으로 길이 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억새밭 사이사이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억새 참 예쁘다.

큰사슴이 오름으로 해서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걸으니 작은사슴이 오름도 오르게 되어 있었다. 다 둘러보고 내려오니 이제 역광이 아니다.
그냥 찍어도 이렇게 억새가 풍성하게 잘 보인다.

워낙 생활처럼 오름을 탐방하는 언니들은 사진 찍는 것에는 별 취미가 없다.
그러니 내 사진은 죄다 셀카다.ㅜ
나중에 남편이랑 같이 와서 나도 인생샷 하나 건져야 겠다.
언니들 미워.ㅜㅜ
걷는 거에 열심인 언니들 벌써 안 보인다.
조금 있으면 큰소리로 내 이름을 부를 것이다.
‘얼른 오라게.’하면서.

이정표에는 큰사슴이오름이라는 예쁜 이름을 놔두고 대록산이라고 적혀 있다.
가을이 가기 전 푸른 하늘과 흰 억새를 보러 또 산행을 잡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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