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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로 단순한 남미 여행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이 영화를 봤다.ㅋ

의대를 다니는 퓨세(그가 바로 체 게바라다)는 생화학자인 친구 그라나도와 남미를 횡단하는 여행을 계획한다.
그들이 가진 건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자질구레한 짐들과 언제나 기름이 약간씩 세는 낡은 오토바이 한대 뿐이다.
이 오토바이로 남미 곳곳을 여행하며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남미 대륙을 직접 체험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떠났다.
여정은 8000킬로미터였다.

낡은 오토바이는 자주 고장이 나서, 어느 날은 밭두렁에 어느 날은 길가 덤불숲 속에 어느 날은 눈길에 넘어지기 일쑤였다.
그래도 두 친구는 번갈아 가며 운전하며 털털털털 열심히 달렸다.

안데스 산맥을 넘을 때 눈속에서 거의 오토바이를 질질 끌며 칠레까지 도착했고, 그 후로도 잦은 고장으로 더이상 오토바이로 여행을 할 수 없게 되자, 둘은 걸어서 여정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스스로도 거의 무일푼인 여행자였지만, 그들이 남미 곳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언제나 무표정한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끼며 다녔던 것이다.
평생을 일만 하다가 이제는 침대에 누워서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하는 노파를 위해 의대생인 퓨세는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한센병을 치료 관리하는 병원에서의 며칠간의 의료봉사로 퓨세는 뭔가 자신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이 영화가 어느 호기로운 두 청년이 달랑 오토바이 하나 타고 거대한 땅 남미를 여행하는 영화라고만 단순히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조용하고 평범한 의대생 퓨세가 어떻게 후대에 혁명가로 이름을 남긴 '체 게바라'로 거듭났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의외의 포인트에서 감명을 받은 영화였다.
함께 여행을 했던 그라나도도 나중에 체 게바라가 쿠바에서 혁명을 일으킬 때, 그의 초청으로 쿠바로 들어가 함께 의료 사업에 매진했다고 한다.
언제 기회가 되면 '체 게바라'를 다룬 책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진정성이 영화에 잘 그려지고 있었다.

코로나가 있기 전, 티비에서 류준열과 김재훈이 '트레블러'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쿠바 여행을 간 것을 다뤘던 것도 생각이 난다.
체 게바라가 있었던 쿠바에 '트레블러'에서 갔던 쿠바에 나도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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