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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프리오는 외계에서 왔을 것 같은 신비스런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와 옆집 아저씨같은 후덕한 모습을 하고 있을 때로 확연히 구분되는 배우이다.
물론 그의 연기는 어떤 모습이었을 때나 좋지만, 그래도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의 영화를 보면 더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번에 소년의 모습을 가진 디카프리오를 볼 수 있는 영화 '비치'를 보았다.

리차드(디카프리오 역)는 여행을 좋아하는 청년이다.
그런 리차드가 태국 여행을 하면서 어느 허름한 호텔에 머물게 된다.
옆방에 묵고 있는 마약에 중독된 어느 청년이 리차드에게 말을 건다.
그가 하는 이야기는 앞뒤가 안맞는 횡설수설한 내용들이다.
그 와중에 그는 지상 낙원과 같은 환상의 섬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약에 취해 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농담으로 넘겼던 리차드는 다음날 옆방 청년이 자살한 현장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청년이 놓고 간 것 같은 자기 방 문앞에 있는 알 수 없는 지도 한장...

리차드는 또다른 여행자인 프랑스 연인과 함께 알 수 없는 그 섬을 찾아 떠나기로 한다.

그들이 찾아간 섬은 정말로 파라다이스 같았다.
대마초가 지천으로 나 있고, 해변은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이고, 흰모래가 비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차드처럼 파라다이스를 찾는 청년들이 소문을 듣고 들어와 정착해 살고 있었다.
자급자족하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 그들과 합류한 리차드 일행은 파라다이스의 매혹에 빠져들어갔다.


영화는 진정한 파라다이스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준다.
특히나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는 태국은 과거에 순수와 자연스러움이 실재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여기저기 시끄럽고 흥청망청하고 복잡해졌다.
그래서 그들이 새로 찾은 섬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세상과 동떨어져서 한정된 사람들이 모여서 끝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
멋진 환경이 사람에게 완벽한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사람은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하물며 죽기도 한다.
파라다이스이니 그 어떤 것도 행복하게만 다가올까?
불행 없이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영화가 만들어진지 꽤 시간이 지나서 파라다이스라는 설정이 다소 단순해 보이기는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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