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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플룻 레슨을 갔는데, 내 앞에 배우는 분이 한참을 선생님께 혼나고 있었다.
플룻은 1옥타브와 2옥타브의 운지가 거의 같다.
그래서 ‘파’를 운지하고 입술 모양을 조금 넓게(근데 아주 조금이어야 한다)하면 1옥타브 ‘파’소리가 나고, 입술 모양을 조금 좁게(이것도 아주 조금이어야 한다)하면 2옥타브 ‘파’소리가 난다.
한 옥타브를 오고가는 소리를 연달아 내는 것이 꽤 어려운데, 그걸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 나도 곧 저런 걸 할텐데, 은근 걱정이 되었다.

 

나의 레슨 차례가 되어 수업을 시작했다.
이제 소리는 꽤 잘 내는 편이라서 옥타브마다 한번씩 소리내는 걸 테스트 받고 다음 진도를 나가기로 했다.

이번 주에도 난관은 어김없이 왔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지만 손가락 중 약지(네번째 손가락)가 자연스럽게 움직이질 않는다.
특히 플룻의 운지에서 약지와 새끼 손가락을 번갈아가면서 눌러야 할 때는 약지가 플룻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2옥타브에서 ‘도레미’를 자연스럽게 운지하지 못한다.

플룻을 연주할 때 플룻이 들썩들썩 움직이면 안되는데, 이걸 운지 하려면 몸도 플룻도 손가락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어정쩡해진다.

완벽한 자세를 딱 잡은 상태에서 손가락만 살짝살짝 움직이셔야 해요.

라는 선생님의 주문이 무색하다.

 

특히 나는 새끼 손가락이 유난히 짧다.
피아노나 기타를 배우려고 할 때도 이 짧은 새끼 손가락 때문에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다시 이 새끼 손가락이 걸림돌이 되는 듯해서 좀 속상했다.
그래도 피아노에서 한옥타브를 엄지와 새끼로 동시에 치지 못하거나, 기타에서 새끼 손가락으로 운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이거나, 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운지는 되니까…

 

하지만 뭔가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 자세가 많이 흐트러진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도 그런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플룻을 20년 배운 사람도 약지를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연습하면 되겠지??? 안 된단 뜻인가???

되는지 안되는지 열심히 연습해 봐야겠다.

 

자~ 일주일 동안 연습한 ‘오 수재너’를 불 차례이다.
확실히 노래로 플룻을 불면 좀더 연습할 때도 신이 나서 더 많이 연습을 하게 된다.
그러니 두번만에 통과!!!
선생님이 2옥타브 소리도 아주 좋았고, 이음줄도 잘 불었다고 하신다.

 

처음 두어달은 입술을 좁혀서 내는 소리를 못 내서 그렇게 ‘다시! 다시!’를 반복하며 수십 가지 방법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주며 비슷한 소리를 내게 하려고 선생님이 참 애쓰셨는데, 그 과정이 지나고 나니 좀 순조롭게 수업이 진행되는 듯해서 참 재미있다.

아마도 열심히 연습해 간 걸 선생님도 아실 게다.
원래 가르치는 사람은 딱 보면 아는 법이니까.

 

기분 좋아진 선생님 ‘오 수재너’ 합주를 해보자고 하셨다.
내가 위의 악보를 연주하고 선생님이 아래 악보를 연주하는 것이다.

난 원래 옆에서 누가 노래 부르면 내가 부르던 노래에서 벗어나 은근 슬쩍 옆사람 노래 음을 따라간다.

그래서 선생님이 옆에서 낮은 음으로 ‘오 수재너’를 부니까 완전 헷갈렸다.ㅋ
이런 합주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고 하면서 우선 넘어갔다. 엉망이었을텐데..ㅋㅋ

 

다음 주 나의 과제는 새끼 손가락과 약지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운지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두 손가락이 번갈아 교차될 때, 흔히 말하는 삑사리도 나지 말아야 하고, 플룻이 마구 흔들려서도 안되고, 딱! 소리가 나야지 따닥!하고 어정쩡한 소리가 나면 안된다.

아무튼 주문은 받았으니 열심히 연습해 보자. 연습하면 길이 보이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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