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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이주해 식당을 5년간 한 사람이 쓴 책이다.
제주에 오게된 이야기부터 식당을 하면서 겪는 이야기, 틈틈이 여행을 하는 이야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도 책에서 말한 것처럼 ‘왜 제주에 오셨어요?’라는 질문은 이제 식상해졌고, 그 대답도 뻔해졌다.
그만큼 제주에 이주한 사람이 많고, 그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민 중에 제주에 와서 카페나 식당 혹은 팬션업을 하는 사람이 꽤 많고 또 그런 사람들이 많이 알려졌다.
그래서 제주로 이사가면 다 카페나 식당 혹은 팬션을 하는 줄 안다.
우리가 제주에 이사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냥 제주에 살러 왔을 뿐이다. 그냥 제주에 살아보고 싶었다.
서울에서 평택으로 이사를 하거나 수원에서 의정부로 이사를 하거나 하는 것처럼 제주로 이사를 했을 뿐이다.
제주로 이사했을 때보다 오히려 상주로 귀농했을 때가 생활의 변화가 더 컸다.
단지 제주는 물리적 거리가 멀고 접근성이 특이해서 느끼는 거리감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그건 큰 걸림돌도 아니다.

음식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지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그런 음식을 더 잘 만들고 싶어서 식당을 차렸다는 부부는 종달리에서 가게를 5년간 하던 중 책을 낸 것이다.
책을 읽다가 가게를 검색해 보니 지금은 폐업을 한 상태이다.
그래서 인스타로 더 찾아보니, 우리집 근처에 새로운 가게를 오픈해 장사를 하고 있었다.
반가웠지만, 현재 우리는 술도 끊어서 안마시고, 미슐랭 음식은 접해보지 않았으니… 딱히 가보고 싶은 가게는 아니었다.

그리 오래지 않은 때부터 제주의 땅값과 집값은 어마어마하게 오르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제주 토박이중 땅부자 아닌 사람이 없다.
급식실에 있는 동료 중에도 몇십억, 백억에 가까운 땅을 가진 사람이 꽤 된다.
가난이 몸에 밴 역사를 지닌 제주사람에게 이런 현상이 약인지 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책의 작가처럼 제주에 와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 겪는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닌 듯하다.
부르는 게 값인 임대료, 대형 카페나 식당의 등장, 상술에 몰려다니는 관광객…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제주의 모습이 걱정스럽다.

책 제목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좋고 싫음이 분명한 작가의 이야기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런 그들이 제주도에서 10년, 20년 하고 싶은 장사를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다가 지치면 각나라의 특색있는 음식 기행도 하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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