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주시에 살다 보면 서귀포시는 멀어서 잘 가지 않게 된다.ㅋ
이번에 휴가로 우리집에 놀러온 동생네 식구와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다.
굳이 서귀포까지 가지 않아도 제주시에서 잘 놀았을 우리지만, 고흐의 그림을 빛으로 재현한 '빛의 벙커'라는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는 아무리 먼 곳이라도 갈 수 있는 우리다.
전에 유럽 여행을 가서도 고흐가 말년에 그림을 그리며 지냈던 '오베르 쉬르 오아즈'라는 이름도 어려운 지방에 기차타고 물어물어 갔던 우리다.
그러니 서귀포 쯤이야..ㅋ

빛의 벙커라는 전시회는 사연도 재미있다.
프랑스의 어느 폐광에 프로젝트를 이용해 유명한 미술가들의 그림을 빛으로 쏘아서 공연을 했는데, 그것이 대박이 났다고 한다.
그 시스템을 그대로 수입해 한국에서 재현을 하려고 했으나 그 만한 공간이 없어 제주도까지 와서 옛날 벙커를 이용해 공연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접근성도 떨어지고 그 취지도 낯선 이 전시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다고 하는데, 아무튼 제주에서도 대박은 났다고 한다.
전시를 보고 온 우리도 이게 대박인 것은 보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입구부터 마치 무슨 전쟁시 숨어들 것 같은 벙커를 연상케 한다.
입장료도 성인이 15,000원이나 하니 저렴하지는 않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벙커 안을 꽉 채운 빛과 음악으로 그냥 압도되어 고흐의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전시장 바닥에까지 빛이 내리오면서 정말로 그림 위를 거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러 벽면으로 벙커 안은 구획되어 있는데, 그곳을 거닐고 있으면 그림 속 뒤편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도 난다.
아주 신비스런 느낌이다.

 

고흐의 초기 작품인 '감자를 먹는 사람들'에서부터

 

노란색이 화려하기 짝이 없는 해바라기 그림까지

 

그리고 별이 빛나는 밤 호숫가에 산책을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주는 그림과

 

머리 위로 정말 까마귀가 날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밀밭 그림 등.
전시를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고, 멋진 음악 때문에 마법에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찐고흐 작품을 유럽 미술관에서 직접 눈으로 수도 없이 봤었어서, '영상으로 만든 게 뭐 찐만 하겠어?'하고 갔다가 완전 넋을 놓고 구경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_CuKOGO2jE

이런 식으로 그림과 음악이 어울어진 전시였다.

제주 빛의 벙커는 프랑스 폐광에서 한 전시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니 제주도에 놀러오면 꼭 한번 들려 볼만한 전시라고 생각한다.
전시장 계약 당시 이 전시의 성공을 기대하지 않았던 이 벙커 주인이 헐값에 10년을 계약해줬다니, 아마도 언제가 될 제주도 여행이라도 이 전시는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ㅋ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