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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산티아고에서 알게 된 친구가 휴가 차 제주도에 왔을 때 같이 가려던 피자집이 있다.

아침 11시에 문을 연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11시에 피자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11시가 되어도 문을 열지 않아서 다른집에 가서 밥을 먹었었다.


그집을 남편이랑 다시 가 보기로 했다.

그날 이후였는지 자꾸만 피자도 먹고 싶고, 왠지 다시 가서 먹는 걸 성공해 보고 싶은 오기도 생긴 것 같다.


저렇게 문 옆에 분명 11시에 오픈한다고 적혀있다.

나중에 물어보니 11시 30분으로 문 여는 시간이 바뀌었다고 한다.ㅜㅜ


사실 요걸 봤을 때만해도 그렇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식과 서양식을 융합했다는 또파게티, 콩나물 육수에 매운 소스를 넣어서 시원하고 얼큰한 라면...

왠지 피자에 자신이 없어서 사이드 메뉴에 주력한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경면 저지리에서 시작해서 네번째 분점이라는 말에도 큰 믿음이 생기지는 않았다.

아무튼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 갔더니 문은 열었다.



그리고 시청 주변에 있는 음식점들의 특징이 낮시간에는 손님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시청 주변이 유흥을 즐기기 위한 먹자 골목이라서 그런 듯하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분위기가 아늑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너무 술집 분위기가 나거나 너무 피자 배달집 분위기가 날까봐 내심 걱정을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그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전부터 꼭 먹어보고 싶었지만, 실제로 한번도 본적도 없는 '시카고 피자'를 먹기로 했다.

주문을 해 놓고 언제 또 이렇게 피자집에 와서 피자를 먹겠어 하면서 기념사진도 찍었다.ㅋ


나는 피자를 먹게 되어 한껏 부풀었는데, 남편은 피자 따위가 뭐가 맛있겠어.. 하는 표정이다.ㅋ


사이드 메뉴 없이 피자 맛으로만 이집을 평가해 보기로 했다.

시카고 피자는 두툼한 두께가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고 들었다.

이집은 그 정도로 두툼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보통의 피자보다는 두배 정도의 두께를 하고 있었다.


치즈가 왕창 얹어져 있어서 쭉쭉 늘어나고 느끼한 것도 시카고 피자의 특징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이집은 다른 피자에 비해 좀 많은 양의 치즈가 토핑되어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안에는 스파게티가 들어있었다.

스파게티와 피자를 동시에 먹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쭈욱 늘어지는 치즈가 특징이라니 이정도 영상은 찍어줘야지?ㅋ


우여곡절을 이기고 와서 먹은 시카고 피자의 맛은 아주 좋았다.

원래 시카고 피자의 맛은 모르지만 그래도 피자로서의 맛으로 아주 좋은 피자였다.

피자 도우도 반죽이 부드러워서 아주 맛이 좋았고, 둘레에 고구마가 들어 있어서 달콤한 맛이 났다.


이런 시카고 피자가 20,000원이다.

우리 둘이 먹고 적당히 배가 부를 정도의 양이었다.

아마도 피자를 자주 먹지 않는 우리라 양이 더 많았으면 느끼해서 다 먹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둘이 먹기에 딱 적당했다.


요즘 배달 피자도 웬만해서는 3만원을 넘는데, 이렇게 분위기있는 레스토랑에서 따뜻하고 맛있게 2만원으로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언제고 피자가 먹고 싶으면 이 집으로 달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럿이 오면 이집의 5가지 피자를 모두 맛볼 수 있는 1미터 피자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언제 식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오면 여기 와서 그 1미터 피자를 먹어봐야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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