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주도로 이사오면서 우린 여행자처럼 살고 싶었다.
특히나 국내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도에 살고 있으니, 조금만 나가도 관광지고 휴양지고 맛집이다.
게다가 공항도 가까운 곳에 있어서 여유만 된다면 비행기 타고 어디든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처음 이사 오고 일년은 옆집 아저씨가 젊은 사람들이 제주도에 이사왔으면 열심히 살면서 정착하려고 해야지 맨날 놀러만 다닌다고 핀잔을 줄 정도로 부지기수로 집을 비우고 놀러다녔었다.

그렇게 2년이 되고 3년 차가 되면서 자유로운 삶이 몸에 배어가고 있었다.

이번 코로나19는 이런 우리의 삶에 태클을 걸어왔다.
공항이 지척에 있어도 육지 한번 나가기가 꺼려지고,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닐래도 사람이 많으면 주춤하게 된 것이다.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놀면 뭐하나 공부나 하지... 하고 시작한 중국어로 시험도 보고 합격도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방역 알바를 나가고 있는 급식소 영양사님이 전화를 하셨다.
급식소 조리 실무사가 갑자기 그만둬서 채용 공고를 올렸는데, 나보고 지원을 해보라는 것이다.
사실 간간히 알바를 다니면서 급식소 사람들과 친해진 터라, 맘 편히 다닐 수 있는 직장이란 생각은 있다.
게다가 이래저래 발이 묶였으니 전공을 살려 일이나 하자니, 내가 원래 하던 일은 논술과외라 요즘처럼 비대면 학습 방식을 추구하는 상황에 녹록치 않을 것이 뻔하다.
그리고 이제 노는 게 몸에 배어서 머리써서 일하는 것도 꺼려지고...
그래서 알바만 다니지 말고 어디 취직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정말 반가운 제안이었다.

지원서와 자기 소개서, 관련 자격증 복사본을 들고 학교 행정실에 서류 접수를 하고 왔다.
요즘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겨우 한명 뽑는데 어쩌면 많은 사람이 접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 내가 이 학교에서 알바를 한 것도 거의 2년이 되고 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그전부터 정식 직원으로 들어오라고 적극 권하고 있었고, 자격증도 몇개 있고,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인 제주도 사람들이지만 3년 제주생활을 했다는 경력(?)도 있고..ㅋ
배포 좋게 지원하고 왔다.

지원서를 쓰면서 이내 아쉬웠던 것은, 어제 합격한 중국어 합격 사실을 써먹을 수 없는 것이었다.ㅋ
어쨌든 잘되어서 코로나로 묶인 발, 열심히 일이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