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축제에서 꽃구경 잘하고 신나게 시골길을 달리다 남편 자전거에 빵구가 났다. 자전거 여행을 다니다 보면 꼭 겪을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린 튼튼한 우리 자전거만 믿고 빵구가 나는 것에 대한 대비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1킬로미터 내에 자전거 가게가 있어서 자전거를 끌고 가보기로 했다. 빵구가 너무 확! 나버려서 남편 자전거를 내 자전거 안장에 접어서 올리고 나는 앞에서 내 자전거 핸들을 잡고 걷고, 남편은 뒤에서 안장 위에 있는 본인 자전거를 잡고 걷고... 어정쩡한 자세로 걷다보니 1킬로도 꽤 멀게 느껴졌다. 빵구가 난 곳은 경상도 '남지'라는 곳인데 자전거 가게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자전거의 발상지란다. 믿거나 말거나.ㅋ 바람이 빠지려니 순식간이다. 완전히 바람이 빠져서 한발짝도 자전거..
자전거를 이사짐에 싣고 제주도로 왔지만, 일상생활에서 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생각처럼 잘 되질 않았다. 우선 이사오고 처음 맞는 제주도 겨울은 황당하지만 추웠다. 난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으니 겨울이 그리 춥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겨울이 되니 제주도도 추웠다. 그래서 첫 겨울에는 자전거를 탈 엄두도 못냈다. 봄이 되는 3월 첫날 자전거를 끌고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꺼낸 자전거 바퀴에 바람도 빵빵하게 넣고 도선관으로 갔는데, 도서관 마당 자전거 거치대에 우리 자전거를 나란히 주차해 두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으려니 왠지 분심만 들었다. 저기에 우리 자전거가 있는데... 창가에 앉아서 책을 보는건지 자전거를 지키고 있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꾸만 눈이 간다. 그래서 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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